시인 고경숙/부천타임즈 창간 10주년에 부쳐

환희로 여는 아침

우주 너머에서 온 시간의 안부를 묻는다
달의 뒤편에 머물렀던 어제는 수척한 명조체의 겨울,
서둘러 신발을 갈아 신고
무중력 공간에 첫발을 내밀 듯 고딕체로 태양을 향한다

새벽은 푸르고 어둡고 고요해서
꿈을 핑계 삼아 모두 아직 잠을 잔다
나는 미처 당도하지 못한 미지의 환희에
방점을 찍고 아침을 맞으러 간다

천 개의 고원을 지나
한 모금 물을 찾는 야크의 붉은 두 눈으로
펄떡이는 지구의 심장을 깨우기 위해
날카로운 펜과 얼음 같은 이성과 허술한 사랑조차
지금은 고행 중이다

그대는 아직, 이름을 말해주지 않았다
나열로 서술하는 내 의식의 흐름대로
이제 나는 명명한다 아늑한 어제가  성실한 오늘이
환한 내일을 향해  태양 속으로 질주하는 아침,
그대도..... 여기 오라! 내 손을 잡으라!

고경숙(高慶淑) 시인은 부천문화원 편집위원, 부천예총 기획위원,수주문학상, 부천신인문학상 운영위원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 부회장,부천여성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2001년 계간 <시현실>로 등단한 그는 네띠앙 인터넷 문학상 대상,수주문학상 우수상, 두레문학상,2011경기예술인상, 2012희망대상(문화예술 부문)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는 '모텔 캘리포니아'(2004), '달의 뒤편'(2008)'혈穴을 짚다'(201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