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샛별(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특수교육과 3년)

지난 8월 13일은 또래의 몇 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부천 시장님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던 '청춘토크' 날이었다.

복사골예술제 기획위원 고경숙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청춘토크' 김만수 부천시장을 비롯해 부천시 거주 중인 대학생 5명과 이마로 상가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이수경씨가 참석했으며 부천타임즈(발행인 양주승)가 주관했다.

5명의 대학생은 필자를 비롯하여 정유석(남/인천대신문방송학과), 황은우(여/인천대신문방송학과), 오현명(남/한양대학교행정학과), 김기웅(홍익대컴퓨터공학과) 이다.

나는 운이 좋게 그 기회를 얻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 딱딱한 정장 대신에 흰색의 카라 티셔츠를 입고 나온 시장님의 첫인상은 "오늘 왠지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였다.

카페에서 시작된 대화는 호프집으로 이동한 뒤에도 풍부하게 이어졌고, 대학생 문화, 유흥업소 해결, 부천 FC 축구단, 문화도시 부천 등 참 많은 주제에 대해 논했다. 그리고 시장님의 젊은 시절과 가정에서의 모습도 살짝 엿들을 수 있었다.
 
김만수 시장님의 취임 이후로 부천의 여러 행정 및 정책 운영 기관이 보다 친근해지고 쉬워졌음을 알 수 있었다. 딱딱하고 관료적인 모습에서 보다 시민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부천시의 모습에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 이샛별(왼쪽 줄 앞)/김만수 시장과 청춘토크를 즐기며 호프건배 ⓒ부천타임즈

  이번 대화에서 시장님의 눈이 가장 반짝였던 부분은 부천시의 문화산업에 대해 말할 때였는데, 특히 '만화'에 대해서는 그 자부심이 굉장해보였다, 하지만 기획자 그리고 진행자의 입장이 아니라 참가자 즉 시민의 입장인 내가 보기에는 '이게 그렇게 자부심을 가질 수준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부천 만화 축제의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며 그 내용 역시  독보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정작 내 주변만 해도 부천 만화 축제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고, 심지어 부천에 살고 있는 나 역시도 만화축제에 가는 것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완성에 이르지 못한 단계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시장님이 말씀하신 '축제-인력-기업'의 순환은 만드는 사람의 입장만 고려한 순환이라 생각된다. 보다 참가자, 참여자의 입장과 눈높이를 고려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도시에서 하고 있는 축제를 알게 하고 즐기게 하기 위해서 '축제'안에 보다 세분화된 순환 고리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님과의 대화에 함께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 대학생이여서 그런지 대학 문화에 대한 대화도 열정적으로 이어졌었다. 현재 부천 안에는 부천전문대학, 가톨릭대학, 서울신학대학, 유한대학 등 여러 대학들이 있다.

하지만 부천 어디에서도 '대학가'는 찾아보기 힘들고 대학생들은 자꾸만 외부로 나가서 그들의 문화를 만든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시장님은 '광장의 부재'와 '상권의 문제'를 큰 이유로 짚으면서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 해결책 중 하나로 현재 부천 북부 역에 세워진 상상마당을 들 수 있다. 이는 그동안 부천에 없던 광장의 역할을 해주면서 문화 집결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차서 말씀하셨다.

하지만 정작 그 근방에 살고 있는 나는 '지금처럼 운영하면 힘들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일주일에 4-5번 가량을 다양한 시간대에 '상상마당'을 지나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은 고작 2-3번 밖에 없다.

심지어 그 2-3번조차도 그 공간에 있는 그들만의 행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평소에 그곳이 어떻게 사용되는 지 시장님은 알고 계실까? 뻥 뚫린 광장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은 비행 청소년들의 집결지, 혹은 회사원들의 담배 피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끔은 주변 상가 사람이 고추 말리는 장소로도 사용하고 있다. 분명 많은 예산을 들여서 만들어진 공간일 텐데, 원래 의도와는 달리 새로운 죽은 공간으로 사용되는 '상상마당'이 참 아깝다.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날 나는 시장님에게   대학생 제휴카드라는 구체적인 아이템을 제시하며 "대학생들을 상대로 주변상권에 대한 혜택이 있다면 학생들이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지역 내에서 혜택을 받고 즐길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건의했다.

수많은 대화 속에서 내가 아쉽다고 느낀 부분들을 적어보았다. 시장님은 부천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정책들을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분이다. 실제로 그 다양한 정책들에도 많은 애정을 갖고 있고 그것이 오늘 대화를 나눈 우리의 눈에도 확실하게 보인다.

하지만 미래의 발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부천에서 생활하고 있는 여러 소시민들의 실제적인 생활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오늘 대화를 나누지 못한 시민들 역시도 부천시의 노력을 '참 좋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 앞줄 좌로부터 고경숙 시인-이샛별(이화여대)-김만수 시장 ⓒ부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