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 앞줄 좌로부터 희곡부문 박다윤-동화부문 이은보라-수필부문 김은수-시부문 정충화-소설부문 황인수/ 뒷줄 좌로부터 심사위원 박영봉-최현규-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혜준-김가배 운영위원장-심사위원 김승동-구자룡-고경숙ⓒ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부천지역에서 활동 중인 역량 있는 신인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부천거주자 및 직장인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는 <제7회 부천신인문학상 시상식>이 15일 오후 4시 복사골문화센터 2층 문화사랑 카페에서 열렸다.

부천문화재단 부천신인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지난 9월중 접수된 응모작들을 심사하여 5개 부문의 당선작을 선정했다.

시부문에는 정충화의 '세상의 모든 옷걸이는 누군가의 배후다', 소설부문 황인수의 'delete', 수필부문 김은수의 '흔적', 희곡부문은 박다윤의 '당신이 사라졌다',동화부문 이은보라의 '햄,햄,에헴!' 등이 각각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 김혜준 (재)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김혜준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 누구나 다 한때 문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다. 저만하더라도 80년대에 신춘문예에 시나리오 부문에 응모해 본적이 있다. 하지만 당연히 안됐다. 그동안 딱딱한 평론을 해왔는데  (공모전에서 수상한 분들을 보면)그 때마다 참 부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이사는 "이번 공모전 당선작 동화 같은 경우 만화영상진흥원 작가와 협의해 만화로 옮겨서 여러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다"며  "문화재단의 사업방침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유가 일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가배 운영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부천신인문학상 수상자들은 이제 첫걸음으로 내 영혼의 길 찾기의 스타트라인에 서게 된 것"이라며 "문학은 피를 잉크삼아 써야 하는 고난의 길이지만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문학수업에 임해서 부천을 빛내고 나라를 빛내는 걸출한 문학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앞으로 부천신인문학상은  부천시민에게만 주어지던 담을 헐고 전국공모로 범위를 넓혀 진정 문학을 사랑하고 아끼는 문학도들이 대거 참여하는 문학상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가배 운영위원장-시부문 당선자 정충화ⓒ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시부문 심사위원 고경숙, 박경봉 선생은 "당선작'세상의 모든 옷걸이는 누군가의 배후다'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옷걸이라는 제재를 통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중심에 대한 배우라는 전언을 통해 시인의 사유공간을 탄력 있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주인을 대신하는 또 다른 몸’이라든가 '젖은 셔츠를 입고 빨랫줄에 매달려' 등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누군가의 '대역'이거나 누군가의 '젖은 셔CM를 대신 입고 말려야 하는'에서 분수  있듯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면서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실존적인 모습을 그려내는 등 사물과 경험을 시의 제재로 포착하고 이를 일상적인 어휘로 소화시키는 역량이 돋보이지만 구성이 너무 느슨하고 신선함이 부족한 면이 흠"이라고 평했다.

시부문 정충화씨는 당선소감을 통해 "올가을에는 실직이라는 생각지도 않았던 불운이 닥쳐와 내 삶을 헝클어 버렸다. 불안정한 미래, 출구가 보이지 않은 컴컴한 시간 속에서 뜻밖의 당선을 통보받았다"며 "어쩌면 이 상은 내 앞에 펼쳐진 또 다른 길인지도 모른다. 선택은 늘 외롭고 힘든 나의 몫이지만 잠시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고 수상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 소설부문 당선자 황인수-김가배 운영위원장ⓒ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소설부문 심사위원 최현규 선생은 "당선작 'Delate'는 동성애의 실연을 겪는 주인공의 아픔과 극복을 그린작품으로 전개가 부분적으로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잘 정돈된 문장과 끝까지 한 가지 주제를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힘 있는 작품이었다"며 "앞으로 더욱 큰 작가로 성장할 것을 믿는다"고 평했다.

소설부문 당선자 황인수씨는 "정말 욕심 부리지 않았다, 이번 응모를 통해 또 한편의 작품을 썼다는 성취감, 그것만으로 만족하고자 했다. 매년 습관처럼 응모했고 이번에도 낙선했다면 나는 또 '왜 당선되지 않았을까? 무엇이 부족했던걸까?'하고 제 글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천신인문학상 당선 이라는 비타민씨 한 알이 제게 큰 활력이 됐으며 왠지 자신감이 생긴다"며 "이제부턴 조금 더 눈을 크게 뜨고 목소리도 좀 더 높여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수필부문 당선자 김은수-김가배 운영위원장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수필부문 심사위원 김가배, 김승동 선생은 " 당선작 '흔적'은 언제보아도 어머니의 뒷모습은 눈물이다. 늙어가는 노모의 아련한 뒷모습을, 낡아 구석에 방치된 재봉틀에 비추어 연상하는 젖은 시각은 지극히 서정적이며 일관되게 주제를 끌고가는 역량 또한 대단하다"고 평했다.

수필부문 당선자 김은수 씨는 “저마다 심연에 숨겨놓은 색들을 조심스럽게 드러내는 나무들의 모습은 사뭇 오랜 기다림이 몸에 익은 여인의 모습 같기도 했다"며 “"동거리지 않아도 오리라는 믿음 하나로 기다리는 마음의 표상 같았다. 그런 늘 아련한 눈시울로 계절과 동화되어 가고 있을 즈음에 당선 소식을 들으니 잠시 몽롱한 현기증 같은 것을 느꼈다"고 털어 놓았다.   

희곡부문 당선자 박다윤 씨는 "스스로에게 '나는 글을 왜 쓸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먹고살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 그렇다면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고 전혀 돈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글을 쓰지 않을 것인가?'라고 다시 물었다. 저는 여전히 글을 쓸 것"이라며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겠다. 글은 나이고 나는 글을 속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동화부문 당선자 이은보라-김가배 운영위원장ⓒ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동화부문 심사위원 구자룡 선생은 "당선작'햄,햄,에햄!'은 요즘 아이들이라면 모두 좋아할 반찬인 행과 주지스님의 기침소리를 재미나게 접목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문학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이나 시에 밀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더러는 소설이나 시보다 경쟁률이 만만해 보여서 작품을 내미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인지 동화부분을 심사할 때마다 문학적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지만 올해는 그런 느낌을 어느 정도 떨쳐 버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동화부문 당선자 이은보라씨는 "어린 적 굽지도 않고 듬성 자른 스팸에 김치가 든 도시락이 너무 싫었다. 맞벌이로 늘 밤늦게 돌아오셨던 어머니는 도시락 반찬까지 세세히 신경 쓰지 못했다"며 "내일 가져갈 언니와 제 도시락을 준비하는 엄마를 저는 모른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저 미안할 뿐"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스믈일곱, 글속에 세월을 묻어내기엔 조금 어리고 ,자화상을 지워버리기엔 아진 내공이 너무도 부족하지만 진짜 동화를 쓸 수 있을 때까지 꾸준히 쓰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는 수필부문의 응모 작품을 2편으로 늘려 수준 향상을 유도했으나 응모작이 크게 감소하여 문학 지망생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 부문 또한 예년대비 응모작이 감소하여 상대적으로 초보자가 접하기 쉬운 시와 수필 분야의 응모자 감소에 따른 문학 지망생의 감소가 우려되었으나 소설, 희곡, 동화 등에서는 응모작의 수와 작품 수준에 있어 평년 이상의 우수함을 보여 부천 문학의 질적 향상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심사는 시부문 박영봉(시인, 한국문인협회부천지부장), 고경숙(시인), 소설부문 최현규(소설가, 평론가), 수필부문 김승동(시인, 수필가), 김가배(시인), 동화부문 구자룡(시인, 동화작가), 희곡부문 유덕희(소설가, 극작가)씨가 맡았다.

▲ 희곡부문 당선자 박다윤씨가 어머니와 함께 기념촬영ⓒ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 좌로부터 시부문 심사위원 박영봉-김혜준 문화재단 대표이사-시인 김철기-김가배 운영위원장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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