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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할수 없는 뜨거운 정 "축제는 아름다워라"
고경숙 시인의 오까야마 모모따로축제 우라자퍼레이드 참관기
2013년 08월 06일 (화) 21:52:42 고경숙 bezital@naver.com

   
▲ 우라자 축제 거리 퍼레이드가 끝난후 축제 참가자와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축제의 밤을 즐기는 난장

고경숙 (시인·부천시민어울림한마당 추진위원)

"살아간다는 것은 사실 녹록한 것이 아니어서 어떤 가치를 위해 어떻게 뭉치고 어떻게 놀다 어떻게 흩어져야 하는 지의 방법도 가끔은 가르쳐줬어야 했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시민어울림한마당 축제 '난장'의 임무가 막중해졌다. 그리고 긍정의 쪽으로 기울어 생각해본다. 시민과 열정과 그리고 어울림!"  

"이번 오까야마 우라자 퍼레이드에 참가한 이유가 이웃나라 자매도시의 축제를 축하하기 위한 사절단 정도의 역할에 머물렀다면 우린 처음부터 비행기를 타지도 않았을 것이다. 미묘한 한일 감정으로 민간 교류조차 민감해지는 시기, 염천에 하루에도 몇 명씩 들것에 실려나가며 저들이 축제에 참가하는 이유, 참가단체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닌 참가팀별로 우리 돈 70만원씩 내며 참가하는 이유는 그 보다 훨씬 많은 무형(無形)의 것을 얻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지구촌은 지금 별반 우리와 다름없이 경제상황이 나쁘다. 일본도 그렇다."

   
▲ 고경숙 시인(부천시민 어울림한마당 기획위원)
지난 8월 2일(Fri.) ~ 8월 5일(Mon.)까지 3박 4일 동안, 부천시 문화교류단으로 자매도시인 일본 오까야마 모모따로축제 우라자 퍼레이드에 참가한 시민공연단 25명은, 오는 10월 부천시 승격 40주년을 맞아 펼쳐지게 될 '제8회 시민어울림한마당 축제'를 위한 벤치마킹 성격을 띠고 구성되었다.

추진위원 일부와 부천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예술단체 및 동아리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실무자들이 보고, 듣고, 참여하며 배우고 오는 자매도시의 축제는 분명 답습이 아닌 우리 식으로 체화(體化)될 것이다. 설렘과 긴장까지 모두 탑승완료한 우린 그래서  2만 피트 상공에서 더욱 가벼웠다.

아사이 강변의 花火! (제40회 불꽃 축제)

강변으로 진입하는 길마다 인파로 가득 찼다. 70만 오까야마 시민들 중 약 20만명이 불꽃축제에 참가한다니 그럴 만도 하다. 산요여자고등학교에 버스를 주차하고 십 여분 걸어가는 동안, 너무 정돈되어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거리에 전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축제에 가는 지 유카타를 입은 젊은 여자 승객이 석양에  영화 한 장면 같았다. 일본 여행에서 본 전차들 중 오까야마의 전차가 가장 낭만적이더라는 관광객들 후일담을 읽은 기억도 감정이입에 한 몫 했겠지만, 빨강색, 하늘색, 하얀색 등 색상과 디자인도 신경 쓴 흔적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아사이 강은 강폭이 넓지 않아 건너편 강둑을 가득 메운 인파가 눈 안에 빼곡이 들어앉는다.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자리를 하고 축제를 기다리는 시민들,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노점상에서  꼬치와 오징어, 옥수수를 굽는 냄새로 모모따로축제의 전야제, 불꽃축제는 시작되었다.

   
▲ 부천시의회 김관수 시의원, 경명순 의원이 아사이 강변 불꽃놀이를 즐기기 위해 축제현장을 찾은 일본 전통의상 유카타를 입은 현지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복지회관 5층 전망대에서 다카야 시게오 오까야마 시장과 부천시 박한권 행정지원국장, 김관수 의원,경명순 의원, 김정환 부천예총 회장 등 부천시 문화교류단이 함께 불꽃놀이를 관람했다.

   
▲ 아사이 강변 불꽃놀이 축제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하늘에서 환상적인 쇼를 펼치고 있다.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하늘의 채색은 올려다보는 시민들의 시선을 한 곳으로 모으고 집중시킨다. 곳곳에서 불꽃 한 송이 피어오를 때마다 터져나오는 환호성, 불꽃은 시차를 두고 리듬을 타며 연이어 터지다가 꼬리를 흔들며 밤하늘로 곤두박질친다.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하늘에서 환상적인 쇼를 펼치고 있다.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하늘의 채색은 올려다보는 시민들의 시선을 한 곳으로 모으고 집중시킨다. 곳곳에서 불꽃 한 송이 피어오를 때마다 터져나오는 환호성, 불꽃은 시차를 두고 리듬을 타며 연이어 터지다가 꼬리를 흔들며 밤하늘로 곤두박질친다. 

 팝콘처럼, 산수유꽃처럼 벚꽃처럼 터지는가 하면, 따발총소리 대포소리처럼 터진다. 누군가 말했다. 눈을 감고 맡으니 화약냄새가 전쟁터처럼 느껴진다고...... "전쟁의 상흔으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와 열정으로 승화시키게 하는 데 불꽃놀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라는 것이 감상하는 우리들의 한 느낌이었다.
 
밤하늘이 충분히 달궈지고야 불꽃축제가 끝났다. 강 건너 사람들도 불빛에 군무를 지어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인파들이 빠져나가는 막바지에  우리도 끼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몇 만명 앉았다 빠져나간 자리에 휴지조각 하나 찾을 수 없다는 거였다. 단속하는 경찰도 교통정리만 할 뿐이어서, 수많은 행사 후 뒷모습에 익은 내 눈이 놀라는 순간이었다. 몇 백미터 줄을 지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들, 버스에 탑승할 땐 누군가 마치 진열장에 물건을 진열하는 것처럼 맨 뒤에서부터 알아서 자리를 채우고 서는 모습들은 사실, 그 서막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 박한권 부천시행정지원국장,민주평통부천시협의회 김기명 회장이 일본 오카야마시 관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라자 퍼레이드 (제20회 Uraja Parade)

일본열도도 폭염에 지칠대로 지쳐있다.34도를 오르내리는 오까야마 시청길 퍼레이드 구간에 젊은이들이 무리지어 이동하는 모습들이 왕왕 보였다. 모모따로축제 중 우리가 참가하는 우라자(Uraja)축제는 일본 전역에서 참가하는 150여 개팀들이 저마다의 복장과 귀신 분장을 하고 '시청대로'와 '오모테 상점가'를 오가며 정해진 시간과 배정받은 구간에서 수 차례 공연을 하기 때문에 거리를 이동하는 모습조차 축제의 장관이 되고 있었다. 유카타를 변형한 의상들, 페이스페인팅으로 도깨비나 귀신처럼 우라분장을 한 테마가 있는 이 축제는 튀는 개성과 젊음을 발산하기 적당해서 일본 젊은이들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다.

   
▲ 일본 오카야마 우라자 축제

 축제 중간에 한 차례 폭우가 쏟아졌다. 공연하는 팀들이야 그대로 한다지만, 문제는 관객이었다. 보도블록에 앉아 구경하던 그 모습 그대로 비를 맞으며 한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 공연이 끝나자 서둘러 일어서 비를 피하는 모습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 지 모를 감동이었다. 중단된 공연은 비가 그친 후에 다시 재개되었다.
 
우리의 공연시간이 다가왔다. 대기하는 동안, 우리 앞 팀과 기념촬영도 하고 서로 인사도 나눴다. 우라자 축제의 전체적인 컨셉은 젊은이들의 축제이긴 하지만 서너 살 꼬마들까지 대거 참여하거나 연세 드신 분들도 많이 있어 대략 팀당 인원은 백 여명 가까이 되는 게 특징인데, 워낙 우라자 음악과 춤이 경쾌하고 단순한 동작들이라 아이들도 모두 일체감있게 즐기는 모습들이었다.

   
▲ 일본 오카야마 시청 앞 대로에서 부천 예술단체 및 동아리가 한국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70미터 구간에 십여 대의 음향차량이 팀을 리드하며 3회의 공연을 주도하는데, 우천으로 밀린 진행사정 상 2회의 공연만 한다고 했다. 3분, 1분, 30초전의 팻말을 순서대로 들어보이며 카운트다운하는 사이, 대한민국 대표로서의 공연자들 긴장감도 극에 달했다.
 
우리는 푸른색 전통의상에 불꽃같은 정열을 상징하는 부채소품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오까야마시와 자매결연 도시인 '대한민국 부천에서 온 참가공연단'이라는 멘트가 방송되고 통역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관객들이 박수로 환호해줄 때 울컥 가슴에 올라오는 그것, 우리는 대한민국 대표시민이다.
 
첫 번은 정신없이 두 번 째는 조금 낫게, 아무튼 최선을 다한 우리의 공연이 끝났다. 땀으로 범벅되었지만 그 짧은 구간을 지나가면서 우리가 준비해 온 한국의 멋과 열정을 마음껏 보여주면서 아스팔트의 열기만큼 달궈진 우리의 심장 저 편에서 느껴졌던 많은 것들, 우리는 상대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가 시민어울림 한마당에서 보여줬던 많은 것과 보여줘야 할 많은 것들에 관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해답을 찾느라 달궈진 흥분이 좀체 가시질 않았다. 우리는 계속 목이 말랐다.

   
▲ 우라자 축제 거리 퍼레이드가 끝난후 축제 참가자와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축제의 밤을 즐기는 난장

 젊음, 열정, 그리고 어울림

우리의 '부천시민어울림한마당'의 '난장'과 같은 형태인 참가자 전원이 참여하는 전체 춤축제의 무대는 퍼레이드 구간 70미터 전체이다. 자원봉사자들의 안내에 따라 정해진 장소에 이동하게 되는 참가자들 6,800여명은 모두 무장해제다. 근접거리에서 춤을 추다보면 가벼운 상처나 충돌도 염려해 몸에 소지한 모든 물품이 배제되고 보도카메라도 거기선 자유로울 수 없어 보도블록 위로 올라서거나 중앙분리대 밖으로 물러서야 한다.
 
음향 차량에서 지휘하고 안내하는 대로 음악이 쏟아져나오고 우린 모두 하나가 되었다. 동작을 모르는 한국인 공연단들에게 일본 참가자들이 사이사이 끼어서 동작을 가르쳐주고 함께 소리치고 춤춘다. 빙글빙글 돌아가고 손을 잡고 안으로 모았다 흩어진다.

환호하며 무리지어 우리에게 섞이는 젊은이들이 "왔소! 왔소!..."를 외치고 있다. 백제에서 건너온 우리의 선조들을 받들어 모시던 전통을 얘기함이리라. 모모따로축제나 우라자의 기원이 한국과 무관하지 않을 걸 보면 이국의 밤 축제의 현장에 와 있다는 이 사실이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

단순히 젊음을 발산하는 목적 하나라면, 굳이 저 젊은이들이 연이어 이삼일을 땀범벅으로 거리에서 보낼 이유는 없을 것이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보다 상위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모습들, 하나로 뭉쳤다 어떻게 흩어져야 하는 가의 방법까지 매뉴얼처럼 꿰고있는 저 놀라운 힘을 보면서 나는 생각한다.
 
개별적으론 훨씬 우월한 유전자를 갖고있는 우리의 젊은이들, 과연 그들의 무한한 힘을 믿고 발휘할 기회를 준 적은 있었던가? 그들에게 역사수업을 뺏아간 것도 어른들이고 역사의식이 없다고 개탄하는 것도 우리 어른들이었다. 입시로 내몰고, 교양 운운했다. 진정한 축제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못하고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측면만 우려했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실 녹록한 것이 아니어서 어떤 가치를 위해 어떻게 뭉치고 어떻게 놀다 어떻게 흩어져야 하는 지의 방법도 가끔은 가르쳐줬어야 했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시민어울림한마당 축제 '난장'의 임무가 막중해졌다. 그리고 긍정의 쪽으로 기울어 생각해본다. 시민과 열정과 그리고 어울림!

   
▲ 오카야마 우라자 퍼레이드에 참가한 부천시민방문단이 오카야마 라디오 방송 리포터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축제(Festival)의 어원이 종교적인 것에서 비롯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적 해석에 있어 제의(祭儀)와 다른 것은 사회적 통합을 통해 그 궁극의 목표가 어느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참여하는 모두의 비일상적인 감성의 발산과 소통을 통해 그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상징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익히 수많은 크고 작은 축제의 난립에 식상했고 우리 스스로 그 효용성이나 경제적 가치를 종합 평가할 줄도 안다.

이번 오까야마 우라자 퍼레이드에 참가한 이유가 이웃나라 자매도시의 축제를 축하하기 위한 사절단 정도의 역할에 머물렀다면 우린 처음부터 비행기를 타지도 않았을 것이다. 미묘한 한일 감정으로 민간 교류조차 민감해지는 시기, 염천에 하루에도 몇 명씩 들것에 실려나가며 저들이 축제에 참가하는 이유, 참가단체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닌 참가팀별로 우리 돈 70만원씩 내며 참가하는 이유는 그 보다 훨씬 많은 무형(無形)의 것을 얻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지구촌은 지금 별반 우리와 다름없이 경제상황이 나쁘다. 일본도 그렇다.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방법은 위에서부터 시작되는 치정(治政)이 체감적 측면에서 가장 우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그것, 보이지 않게 밑에서부터 시작되는 의식의 전환과 힘은 '희망'이라는 모토를 향해 전진하고 또 전진하는 관성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역할을 예술이 담당하는 것이고 협의(狹義)로는 축제의 필요성이라고 믿는다.
 
음악과 무용과 학교와 그 밖의 단체에 몸 담고 있는 우리 스물 다섯명의 머리 속에는 희미하긴 하지만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어쩌면 그 그림은 아직 서툴고 비뚤배뚤일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까야마에서 읽은 직관적이고 즉물적인 새로움들이 output 될 시간이 그리 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젊음과 열정과 어울림에 더해 우린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뜨거운 情'까지 주체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 김정환 부천예총 회장, 오은령 무용단 단장,고경숙 기획위원, 부천문화재단 김시자 등이 축제가 끝난 후 거리 난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전 아사이 강변 풍경
   
▲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전 아사이 강변 풍경
   
▲ 불꽃놀이가 열리고 있는 오카야마시 아사이 강변에 위치한 복지문화회관에서 김관수 의원,김정환 부천예총회장, 박한권 행정지원국장이 타카야 시게오 오카야마 시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일본 오카야마 우라자 축제에 참가한 부천 예술단체 및 동아리가 퍼레이드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일본 오카야마 시청 앞 대로에서 부천 예술단체 및 동아리가 한국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 권고섭 부천시민어울림한마당 기획위원이 오카야마 우라자퍼레이드에 참가한 단체와 함께 어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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