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현대홈타운 2단지에 세워진 목일신 선생의 '누가누가 잠자나' 시비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넓고 넓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하늘나라 아기별이 깜빡깜빡 잠자지/깊고 깊은 숲속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산새 들새 모여 앉아 꼬박꼬박 잠자지/포근포근 엄마 품엔 누가 누가 잠자나/우리 아기 예쁜 아기 새근새근 잠자지"-누가 누가 잠자나-

▲ 부천시 원미구 중앙공원 시비동산에 세워진 목일신 선생의 '자전거' 시비ⓒ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셔요/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저기 가는 저 사람 조심하셔요/어물어물하다가는 큰일납니다/따르릉 따르릉 이 자전거는/울 아버지 장에 갔다 돌아오실 때/꼬부랑 꼬부랑 고개를 넘어/비탈길로 스르르르 타고 온다오"-자전거-

'자전거','누가누가 잠자나'는 동요작가 故 목일신((睦一新 1914~1986) 선생이 1928년에 지은 노랫말에 1936년 김대현 선생이 곡을 붙이신 동요이다.  목일신 선생의 시비는 부천중앙공원과 소사구 범박동 현대홈타운 2단지에서 만날 수 있다.

전남 고흥 출신인 목 선생은 서울 이화. 배화여고 등에서 교직생활을 하셨으며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신앙촌(현대홈타운 2단지 인근)에서 1960년부터 1986년까지 26년간 살다가 76세의 나이로  지금의 일신초등학교 뒤편, 소사구 범박동 14번지에서 생을 마감했다. 생전에는 '범박동가'를 작사하기도 했다.

지금은 자전거가 흔하지만 1910년 처음 자전거가 도입될 당시에는 얼마나 귀하고 신기한 탈것이었을까요? 그러기에 노랫말이 아주 재미있게 지어졌고 신나게 타고프게 하는 가락이다.

"넓고 넓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우리 아기 예쁜 아기 새근새근 잠자지"

장석주 시인은 "자장가를 부르는 엄마의 다독이는 손길은 부드럽다. 아가야, 세상은 별일 없단다, 그러니 잘 자거라. 세상의 자장가들은 아기가 제 뜻을 펼쳐 살게 될 미래의 세상이 평화롭기를, 그래서 아기의 삶이 순탄하기를 염원하는 엄마의 주문(呪文)이고 진언이다"며 "그런 엄마의  소망을  담은 목일신 선생의 '누가누가 잠자나"는  곡진하다"고 평했다.

부천문화 편집위원인 고경숙 시인은 그의 블로그에서 "동요 '자전거'는 어른이 되어서도 동심으로 돌아가고플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곡으로 부천에 이런 아름다운 노랫말을 쓰신 목일신 선생이 사셨다는 것도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며 "인터넷의 영향으로 유년시절부터 언어의 올바른 사용이 깨뜨려지고 있는 요즘, 어린이들의 바른 언어사용과 아름다운 우리말 노래가사로 된 건전동요가 널리 불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전남 고흥문화회관에서는 목일신 시비를 건립하고 제막식을 가졌다. 하지만 부천시에서는  2000년 11월 25일 부천중앙공원에 시비를 세웠으며  목일신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08년  10월 18일 제1회 부천시 '따르릉'동요제가  부천문화원 주최로 일신초등학교에서 열렸으니 고인은 태어난  고향보다 인생의 3분의 1을 살았던 부천에서 더 사랑 받은 것이 아닐까? 일신초등학교 교명도 목일신 선생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목일신 선생의 뛰어난 글재주는 이미 고흥공립보통학교 5학년(1927년) 때 동요 '산시내'가 동아일보에 실리게 됨으로써 널리 세상에 알려졌으며, 그 후 '자전거'(1927년), '누가 누가 잠자나'(1931년), '참새'(1929년), '시골'(1930년), '물레방아'(1931년) 등 동요와 시, 노랫말, 민요, 가요 등 400여 편의 작품을 남겼으며, 해방 후에는 '해병대의 노래', '대한의 노래'등의 국민가요를 지었다.

그의 작품들 중 1956년 '비눗방울'이 국민(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 '자장가','아롱다롱 나비야', '산비둘기', '참새', '시냇물', '물결은 출렁출렁'이 음악교과서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