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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쁜 젊은 날! 청춘에 대하여
[고경숙 칼럼] 청춘 부천!, 젊은 너와 나의 이름
2013년 08월 14일 (수) 21:31:16 고경숙 bezital@naver.com

고경숙 (시인/부천예총복사골예술제 기획위원)

청춘에 대하여

염천에 기진할 법도 한데, 젊음의 거리는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른다.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되면서 백화점 뒷길은 해가 지면 쏟아져나오는 청춘들로 홍대앞이 무색할 지경이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라고 했던가? 상가 앞 호객행위하는 입간판만 출렁이는 것이 아니다.  서편 하늘 노을빛보다 더 선명한 몸짓으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웃고, 떠들고, 움직이는 거리의 파노라마는 한 무리의 꽃으로 흔들린다. 

약속 장소인 시계탑, 오랜만에 누군가를 기다려보는 설레임에 나도 꽃이 된다. 

정유석(인천대 신문방송학과), 이샛별(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 황은우(인천대 신문방송학과),오현명(한양대 행정학과), 김기웅(홍익대 컴퓨터공학과) 다섯 명의 청춘들이 속속 모여들고, 끝으로 흰 반팔 셔츠에 시원한 스트라이프 무늬 자켓을 걸친 김만수 부천시장이 환한 얼굴로 등장했다.

   
▲ 김만수 부천시장이 고경숙 시인,학생들과 현대백화점 일대 상가를 거닐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부천타임즈

 자연스럽게 날씨 얘기부터 시작해 참석자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자마자 우리의 대학생들은 마치 퇴근해 돌아온 아빠에게 애교어린 투정이라도 부리듯 멈춰선 시계탑 얘기부터 꺼낸다.

만남의 광장 시계탑은 제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고장난 시계와 상징물, 몸체에 붙은 광고전단지, 그리고 그 앞을 막고 선 입간판들에 막혀 우리들의 약속은 곧잘 어긋났었다.
 
시계탑은 단순한 표식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어서, 타지에서 온 내방객이나 관광객들에겐 포토존 역할까지 하는 부천의 상징이다.  딸바보 아빠들이 결코 딸들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김 시장도 시계탑의 관리 보수를 경쾌하게 약속하고 난 후에야, 우린 천천히 거리를 걸으며 이야기를 이었다.
 
어둠이 내릴수록 많은 상가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거리로 내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마치 이국의 풍경을 보는 것처럼 낭만적이라고 느끼며 고개를 돌리면, 누군가 뿌리고 간 전단지들이 침입자들처럼 바닥을 잠식하고 있다.

학생들은 평소 느꼈던 젊음의 거리에 대해 지적하며 '걷고 싶은 거리'조성에 대한 참신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김 시장은 시민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부천의 명물거리로 만들기 위해 조금씩 변화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로 시민들과 상가가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불법 광고 홍보물을 징검다리처럼 밟으며 사람 물결이 강물처럼 밀려든다.나는 말러의 교향곡 '대지의 노래' 중 '청춘에 대하여'를 떠올리며 하늘을 본다. 완벽하게 태양이 물러난 무대에 하나 둘 화려한 네온사인이 깨어나고 있다.

   
▲ 김만수 부천시장이 학생들과 이마로 한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천타임즈

우리 기쁜 젊은 날!

영화의 거리 이마로의 한 커피숍 'Shadow Tree'로 자리를 옮기고, 커피숍대표 이수경씨가 젊은 시민을 대표해서 좌중에 합류했다.
 
'열정'과 '꿈'은 청춘의 상징이다. 부천에서 나고 자라 누구보다 이 도시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은 어릴 적 부모 손을 잡고 다닌 박물관과 아인스월드, 영상문화단지, 만화박물관, 복사골예술제,청소년예술제 등 내 고장 문화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러다 대학에 진학하면 대학 주변이나 서울로 자연스럽게 생활반경이 바뀌고 그것은 때로 내 고장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청춘문화 부재에 관한 의견들이 오가고, 시장은 개별적인 질문과 제안들에 관해 세부적인 면까지 성의껏 답변해 주었다. 특히 문화정책에 있어 강제적이거나 인위적일 때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들은 다각적 검토와 함께 신중하게 접근하고, 반면 市가 서둘러 나서야 할 정책들은 빠른 시일 안에 시행을 지시하고 있다고 했다.

시정에 대한 개선방안과 정책제안 등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까지 대학생들과 진지한 대화들이 오가느라, 저녁식사는 그 자리에서 준비한 간단한 샌드위치로 때웠다. 부천에 있는 대학들의 연합축제나 리그전 같은 것이 지역문화에 활기찬 젊은 피를 수혈하며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긍정적 반응도 오갔다. 청년취업과 꿈을 지원하는 市의 정책과 의지도 보여주고 때론 고충도 털어놓았다.

'부천FC'의 사랑과 운영에 관한 아낌없는 의견들도 나왔다. 김 시장은 타 구단에 비해 훨씬 부족한 예산으로 꾸려가는 부천FC가 언젠가는 최고가 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현실로 이루어질 것이고 그것을 소재로 한 영화제작을 꿈꾼다고 했다. 좌중은 모두 환호했다. 물론 농담처럼 가볍게 던지는 꿈이지만, 우리 90만 시민 전체를 활짝 웃게 할 가능성 있는 꿈이라서 기뻤다.
 
사실 수도권 지역에 5개 신도시가 조성될 때 부천의 청약율은 하위권으로, 거의 실수요자 중심이었다. 그것은 돌려말하면 재산적 가치의 증가와 상관없이 부천에 터를 잡고 오래 살아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제2의 토박이로 20년,30년째 부천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잠재적 부천사랑은 문화와 예술과 스포츠 전반에 걸쳐 수준높은 관객에서 한 발짝 나아갔다. 부천은 지금 많은 시민들에게 SNS로 주말마다 시정메모가 전달되고 현재 90만 시민 중 16만명이 받아보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 아니 변하고 있다. 그저 선거때마다 무수히 쏟아놓는 공약남발에 한 표를 던지던 시대는 갔다. 시정에 관한 한, 다양한 형태로 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지켜본다. 시장실을 완전 개방해놓고 민원실인양 수시로 들락거리는가 하면, 청사 밖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트위터로 민원을 신청하면 원스톱으로 간단히 해결되는가 하면, 가끔은 시청홈페이지에 악플이 달리기도 한다.
 
이 모두 건강한 소통이다. 진정성에 바탕을 둔 아름다운 소통은 도시가 살아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평소 시장이 격의없이 시민들과 동화되고 어울리는 모습은 여유있는 성격 덕도 있겠지만 오늘 젊은이들과의 담론에 임하는 모습을 본 후 내 생각은, 시대의 흐름과 민심을 깊이 이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시민 속으로 스며드는 눈높이 행정에선 물처럼 부드러운 모습이었다가  부천의 비전에 관해 답할 땐, 결연한 의지와 확고한 자신감이 급류의 속도감과 힘을 느끼게 했다.

   
▲ 고경숙 시인이 대학생들과 함께 호프집에서 청춘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청춘!부천!, 젊은 너와 나의 이름

자리를 옮겨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건배를 하며 우리는 좀더 친밀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건넬 수 있었다. 시장은 청춘들에게 각자의 '꿈'을 물었고 학생들은 '젊은 시장님의 청춘이야기'가 궁금했다.

최루가스와 함께 젊음을 지나며 정치에 몸을 담글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대학시절, 누구에게나 한번 뿐인 청춘은 격정적이기도 하지만 아프기도 하다. 그래서 청춘이라고 했다. 공통의 화제에 도달하자 자연스럽게 가벼운 얘기들이 돌았다.

영화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영화 이야기를 꺼내자, 피판영화아카데미를 비롯한 단편영화 두 편의 출연 부탁에 엉겁결에 영화배우가 된 경력이 있다고 해 좌중은 웃음꽃이 되었다. 주말의 대부분을 또 다른 행사의 참석으로 인해 더 바쁘게 보낸다는 얘기와 그래도 짬이 나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두 아들에게 생선요리를 해주며 행복을 느낀다는 부분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여느 아빠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시대가 변해도 청춘을 지나가는 과정은 매 한가지다. 아름답지만 아프기도 하다. 우리의 청춘들도 건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열심히 앓고 있는 중이다. 상투적인 질문이긴 했지만, 시장으로서 또는 또래의 자식을 둔 아빠로서 젊은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궁금했다.

김만수 시장은 인생에 있어 두 번의 기회가 있다고 했다. 건강한 사회는 패자부활전을 통해 젊음이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첫 번의 기회는 너무 작은 것에 머물지 말고 진취적인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부천이 만화와 영화에 있어서 메카산업으로서의 입지가 굳혀지는 현재 부천에서 꿈을 실현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격려하며 한 시간 반의 청춘토크를 마쳤다.

시 승격 40주년인 부천은 젊은 도시다. 젊은 대학생들과 부천시의 대표시민인 시장과의 대담자리가 흔히 있는 자연스러운 자리는 아닐 것이다. 우리가 건배를 기울이던 영화의 거리 호프집 , 영화의 거리에 있는 상가답게 내부 인테리어를 007시리즈 테마로 꾸몄던 그 자리에서 젊은 청춘들이 진지하게 임했던 대화들은 '시 승격 40주년'의 젊은 부천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표적 삼았다해도 무방하다. 그런 측면을 염두에 둔다면 세대를 초월한 오늘 이 자리는 상당히 의미있고 발전적이었다.
 
열대야로 수은주는 떨어질 줄을 모르고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매미들의 합창이 하늘 가득하다. 오늘은 칠월칠석이다. 현대판 견우와 직녀들이 영화처럼 추억을 만드는 거리를 걸으며 청춘을 생각한다. 부천을 생각한다. 그것은 젊은 너와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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