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양주승 대표기자]  삶을 살건 글을 쓰건 간절해야 한다. 마치 최후의 일각인 양 처절하지만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 살아가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처럼 간절하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은 없다.

▲ 이원규 문학평론집 <시심을 찾아서>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에 사는 이원규 시인은 아내 황백조 시인과 함께 글을 쓴 일을 즐기며 산다. 작년 봄에 칼럼집을 내고 여름에는 부부 합동 시집 <사랑꽃을 피우리>를 냈다. 올해도 시집 <물고기들의 행진>에 이어 문학평론집 <시심을 찾아서>를 연달아 출간했다.

 많은 책을 내는 비결을 묻자,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다."는 대답이다. 이원규 시인은 TV도 안 보고, 누구나 다하는 페북도 잘 안 한다고 한다. 식사 후에 산책 코스로 원미, 심곡, 송내도서관을 번갈아 다녀오는 게 유일한 취미라고 했다. 그런 취미 덕분에 작년에는 '부천시독서마라톤' 풀코스에서 3위를 했다. 

올해는 독서마라톤 단축코스로 신청해서 마음을 비우고 책을 읽었는데, 기록상으로도 풀코스 1위보다 더 많이 뛰었다. 매일 한두 권씩 읽고 좋은 문장이나 참고할 만한 부분은 독서노트에 반드시 기록해 놓았다가 글을 쓸 때 활용한다.

 이처럼 간절하게 살아온 40년 문학 인생의 결과물이 이 평론집이다. 발문에 "오늘 이 책의 편집을 끝내고 나니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분이 자꾸 눈에 밟힌다. 그분이 내게 주신 지극한 사랑과 은혜에 대한 부채를 티끌만큼이나마 이 책으로 보답 되었으면 좋겠다."라면서 "내 영원한 시의 고향, 고 문향 김대규 선생님께 삼가 이 책을 헌정합니다"라고 첫 쪽에 밝혔다.

▲ 경암 이원규 작가

이 책 제1, 2, 3부에는 중앙보다는 지역 문단을 이끄는 데 애썼던 천안의 김명배 시인과 우리글 우리말을 재치 있게 잘 다루는 이정록 시인에 대한 평을 맨 앞에 올리고, 평소 가깝게 지내던 김선우, 김용원, 박민순 시인 등의 작품해설을 최근 발표작부터 역순으로 수록했다. 

제4부는 이원규 시인이 오래도록 천착했던 '노작 홍사용 연구와 재조명 추진 활동'에 얽힌 이야기이다. <인명 및 용어 찾기>까지 책 끝에 실었으며, 김대규 시인의 고향 안양에 있는 <도서출판 시인>에서 나왔다. 표지 글씨와 그림은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외손녀 김연우 솜씨다.

 아무리 뜻이 좋아도 40년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모임이란 보기 쉽지 않다. 이원규 시인은 5대인 1985년 부회장과 24대(2004년)에는 회장을 역임했다. 그 중심에 6년 전에 세상을 뜬 ‘김대규 시인’이 있다. 지금도 동인들의 가슴에 그는 영원히 살아있는 스승이다.

 글길문학동인회(회장 장지섭)는 지난 12월 15일 저녁 6시부터 안양시 만안구청 맞은편에 있는 식당에서 <글길문학> 50집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번 동인지 50집에는 특집으로 역대 동인 이동복, 이원규, 이형철 시인과 고 김대규 시인의 미발표작 <동인> 외 19편의 시도 수록되어 있다. 
 

▲ 출판기념회 기념 회원 단체사진

이날 행사 중에 부대행사로 이원규 시인의 평론집 <생활 속에서 샘솟는 시심을 찾아서>를 스승인 고 김대규 시인에게 헌정하며 추모했다. 끝으로 2018년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김대규 시인을 기쁘게 했던 신준희 시인과 시낭송가로 활동하면서 최근 첫 시집을 출간해서 출판기념패를 받은 백옥희 시인이 자작시를 낭송하며 분위기를 한껏 북돋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