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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오칼럼]부처님 오신 날과 대체교사 지원사업
"석왕사 영담스님의 보시와 선업이 훼손되지 않기위해 ..."
2016년 04월 28일 (목) 08:59:33 황인오 i-fire@hanmail.net

황인오(전 부천시민사회단체협의회 공동대표)

노후 보장책이 뚜렷치 않은 처지이기도 하고 사대육신이 멀쩡하여 근로능력은 있으니 좀더 생산적인 60대 이후의 삶을 꾸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며칠 전 부천고용센터를 방문했다. 나 같은 중장년층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법 있어서 취업패키지 성공을 위한 상담접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4층 엘리베이터 앞에 붙은 포스터 하나를 보았다.

   
▲ 필자 황인오
전국 곳곳에 있는 각급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영유아 보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연가나 병가, 교육 등으로 유고가 생길 경우에 이 센터에서 대체교사를 파견하여 어린이들의 보육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이었다. 포스터를 자세히 읽어보니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하는 사업치고는 미흡한 부분이 보이지만 아쉬운 대로 일선 보육기관에는 상당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교사 파견기간이 병가인 경우 최대 60일인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5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사업을 담당할 기관을 새로 만들 수 없어 각급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위탁한 것으로 보이지만 보육교사들이 육아휴직을 할 경우 대체교사를 지원하는 내용이 누락되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나마 이런 제도가 있으니 보육교사들이 눈치 안보고 부담 없이 본인들의 혼인이나 친족들의 경조사, 직무 교육 등을 다녀 올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확인한 바 없지만.

이 포스터를 보면서 작년 여름부터 우리 지역에서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사건이 하나 떠올랐다. 다름 아닌 원종종합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에서 발생한 사회복지사 해고(?)를 둘러싼 갈등이 한겨울이 지나도록 해소되지 않고 있어 많은 이들이 불편하게 지내고 있다.

한 번도 현장을 보거나 참여한 적도 없고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바는 없지만 관련된 이들을 대게 안다면 아는 처지로 SNS 공간에서나마 그 전말의 일부분을 지켜보는 처지이니 아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서로 갈등하는 양측 인사들 모두 나름대로 지역사회에서 사익을 추구하기보다 공익을 지향해 온 이들이다. 진즉에 사회복지 일선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이런 대체인력 지원 제도가 마련되었다면 애초부터 발생하지도 않았을 사태였음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사실 복지관 사태의 경우 일반 사기업에서 발생하는 임산부에 대한 차별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사기업에서 종종 발생하는 임산부에 대한 차별은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종업원들에 대한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다 할 것이다. 적어도 복지관이나 관계자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또는 구성원을 최대한 착취하기 위한 동기에서 이러한 사태가 촉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사태의 구체적 전말은 링크 기사 참조.)

http://www.bucheon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416

발단은 분명 관계 당국으로부터 교부되는 빠듯한 재원에 따른 열악한 복지관의 재정구조가 낳은 농담이었을 것이다. 관리책임자인 ㅎ모 관장의 인품이나 살아 온 이력으로 보아 다른 이의 인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할 의도가 없었을 것도 분명하다. 다만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사소한 농담에도 크게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상황을 관리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금할 수 없다.

'소 잃고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이를 계기로 복지관 구성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인권감수성을 높이고 열악한 복지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관련자들의 상처가 치유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모두 넓게 보면 인간봉사직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 석왕사 영담스님이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황인오

최근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성남시의 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원 등 지방자치단체의 고유권한에 따른 복지사업에 대해 중앙정부가 부당한 간섭과 압력을 가하는 데서 보듯이 개별 자치단체에 독자적으로 특색있는 사업을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2010년 무상급식이라는 보편적 복지를 슬로건으로 출현한 개혁 진보적인 자치단체들, 특히 부천시의 경우도 앞장서서 이와 같은 제도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보육교사들만이 아니라 사회복지 일선에 종사하는 많은 복지관과 사회복지사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고 복지서비스를 받는 시민들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육아휴가를 포함하여 대체인력을 지원하는 제도 실시를 적극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이 사태와 관련하여 곰곰이 생각해 보건데 해당 복지관이 소속된 석왕사와 영담 스님에 대해 지역사회가 일정한 보답을 할 때가 된 것 아닌가 싶다. 필자는 부천 지역에서 사회활동을 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까닭에 석왕사나 영담 스님과 자주 교류하거나 사업을 함께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부천에 이사를 오기 훨씬 전인 90년대 초반에 이미 부천지역의 시민사회운동 등에 석왕사와 영담 스님의 지지와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다.

시민사회운동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곳곳에 이 사찰과 스님의 보시가 적지 않았다는 것은 부천 지역사회가 부인하지 못할 일이라 생각된다. 어떤 관계인들 일방적인 시혜와 수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만큼 석왕사와 스님도 지역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긴 해도 석왕사와 스님이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돌보는 일이나 지역사회의 시민운동이나 언론운동 등 각 부문에 미친 선한 영향력을 폄훼할 수는 없다.

세월호 비극 2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천도재를 지낸 바로 그 장소, 석왕사에서 매주 금요일에 벌어지는 복지관 사태 관련 집회가 하루속히 종식되는 데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갈등과 대립이 일어나는 일들의 상당 부분은 서로 감정적 문제만 최소화하면 해결,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이 사태와 관련된 당사자들도 서로 한발씩 물러서서 상대를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거창하게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사소한 농담 한마디가 때때로 상대에겐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여 당사자가 심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위로하고 최소한의 후속조치를 취하는 성의를 보일 수 없을까?

피해자의 처지에서 그간 있어왔던 법적 공방과 집회 등으로 감정이 증폭된 측면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마치 이 사태를 고리로 삼아 모든 임산부 차별의 고리를 끊어낼 계기로 삼거나 상대를 모든 임산부 차별의 근원처럼 여기는 태도에서 한발 물러나면 좋지 않을까?

당사자들은 석왕사와 스님이 직접 벌이지 않은 일로 지난 세월 동안 쌓아 온 선업(善業)이 훼손되지 않도록 열린 마음으로 갈등 해소에 임하면 좋겠다. 부천 지역 사회, 아니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인 석왕사와 스님에게 받은 많은 지지와 지원을 얼마간이라도 보은하거나 품앗이로 함께 머리를 맞대길 기대한다.

지역사회가 함께 뜻을 모아 석탄일이 다가 오기 전에 모두 제도의 미비에 따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사태를 그만두게 할 착한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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