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회식자리로 저녁이면 삽겹살에 소주 한병을 모두 비워버리는 40대 남성 박씨. 그러나 최근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한 결과, 과식 및 운동부족 등 나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치가 낮게 나왔다. 그렇다면 나쁜 생활습관에도 박씨의 혈관은 콜레스테롤로부터 안전한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NO'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혈중 콜레스테롤 특징이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별로 높지 않은 반면에 중성지방 수치가 높고,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으며, RLP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향이 있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도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도 아닌 RLP 콜레스테롤은 무엇일까?

RLP콜레스테롤 10이상,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3.8배 증가!

RLP 콜레스테롤이란 대사되고 남은 콜레스테롤로 중성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심장․혈관 전문병원,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RLP 콜레스테롤 측정값이 10.0 mg/dl 이상인 경우 관상동맥질환 위험도가 3.8배,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6.9배, 비만위험도가 13.2배 증가한다.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 18명과 정상인 39명, 대사증후군을 보인 환자 25명, 대사증후군이 없는 환자 32명의 RLP 콜레스테롤 수치를 비교, 분석하여 도출한 결과로,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팀은 제2회 국제 당뇨병 전단계 및 대사증후군 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n Prediabetes and Metabolic Syndrome)에서 4월 25일, 위와 같은 RLP 콜레스테롤과 심혈관질환 발생 관련성을 발표한다.

※ 국제 당뇨병 전단계 및 대사증후군 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n Prediabetes and Metbolic Syndrome) : 매년 세계 1,000여명의 내과 전문의가 참석, 최근 급속히 증가하는 당뇨병 전단계 및 대사증후군에 대해 발표, 논의

콜레스테롤이라고 다 같은 콜레스테롤이 아니다!

콜레스테롤 하면 현재까지 좋은 콜레스테롤인 나쁜 콜레스테롤만 주로 알려졌다. 좋은 콜레스테롤은 잉여분의 콜레스테롤을 재활용하거나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 나쁜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좋은 콜레스테롤이 적거나,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관상질환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도, 좋은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도 아닌 RLP 콜레스테롤 수치가 관상동맥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및 혈중지방의 위험수치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은 “RLP 콜레스테롤이란 우리가 섭취한 지방이 킬로마이크론, 초저밀도지단백질(VLDL)로 분해가 되고 남은 중성지방이 많이 함유된 콜레스테롤을 말한다”며 “최근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지만 중성지방이 더 많고 좋은 콜레스테롤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그 이유로는 첫째 과다한 탄수화물섭취와 둘째 동물지방의 섭취증가, 셋째 우리나라사람의 독특한 유전적 배경으로 인한 단백질 유전자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성지방이 증가하여 RLP콜레스테롤이 증가로 이어진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은 콜레스테롤 수치나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아도 RLP 콜레스테롤이 수치가 높은 사람이 많아 관상동맥질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RLP 콜레스테롤 검사로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예견 가능

최근 RLP 콜레스테롤 수치와 관상동맥질환의 상관관계가 밝혀지면서 관상동맥질환을 미리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으며, 이 수치는 피검사로 측정이 가능하다. 검사 후 RLP 콜레스테롤 수치가 위험수치 이상(10.0 mg/dl)일 경우 약물요법을 시행하여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 체중조절을 통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중성지방을 24% 낮추고 RLP 콜레스테롤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제철을 맞은 섬유소가 풍부한 야채, 과일을 하루 5번 이상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 도움이 되며,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가 풍부한 정제되지 않은 곡물도 큰 도움이 된다.

육류 대신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올리브기름, 카놀라 기름, 등 푸른 생선 등을 많이 먹는 게 좋다. 필수 단백질은 닭고기나 오리고기처럼 흰색 고기로 섭취하고,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더라도 튀기는 과정에서 변성이 일어나 트랜스 지방이 많이 생기므로 튀긴 음식류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