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부천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 상담소장)

흔히 한국사회의 여성폭력관련 정책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급속하게 발전해왔다고 얘기합니다. 또 혹자는 단기간에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방지를 위한 관련법 제정이 이뤄짐으로써 우리사회에 더 이상 여성폭력추방운동의 설득력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 김수정 상담소장

여성에 대한 폭력 특히 성폭력범죄는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드러내기가 힘들며 설사 드러내고 가해자 처벌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목격자나 증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피해자들의 진술만이 유일한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해자들은 범행을 부인하는 것은 당연하고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경험에 대해 입을 다물고 정확한 통계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부천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는 2001년 개소 이래 성폭력 피해자를 상담하고 피해자 의료지원비 지원, 법률 지원 등의 성폭력피해자 지원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성폭력근절을 위해서 성폭력예방교육과 홍보사업들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2006년 한 해동안에도 본 상담소는 많은 일들을 하였습니다.여성주의상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상담회원 역량강화교육을 비롯하여 부모성교육 등의 대중교육 그리고 각급학교와 기관으로의 성교육,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하였고 지원을 요청하는 많은 성폭력피해자들을 도왔습니다. 또한 문화활동을 매개로 한 달빛시위, 세계여성폭려추방주간 행사 등의 성폭력 추방을 위한 홍보활동 또한 지속적으로 펼쳐왔습니다.

2007년에도 여성폭력없는 세상을 꿈꾸며 약진할 부천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에 지지와 애정의 목소리들을, 볼륨을 높여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006년 한해, 부천성폭력상담소는 무엇을 했을까?

◈상담회원역량강화교육 4/19~12/20동안 매달 셋째주 수요일에 여성주의상담 기틀마련을 위해 총 8회 진행하였습니다. 여성기독교상담소 부소장이신 윤귀남 선생님이 강사로 수고해주셨고 「여성주의상담의 이론과 실제」를 교재로 실제 사례연구를 병행하며 여성주의상담을 공부하였습니다. ◈성평등의식확산교육 4월~12월 동안 60회 가까이 학교, 복지관, 방과후교실. 기업 등에서 여성주의시각의 새로운 성문화담론을 만들기 위한 성평등의식 확산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6월 23일 진행된 부모 대상의 ‘경계를 넘는 부모 성교육’은 부모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성교육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어떤 시각으로 접근할 것인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여성, 숨은 얼굴 이주여성’ 프로젝트 사업 수행 부천지역 내 이주여성의 현황 및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지역과제 발굴을 위한 사업을 3월부터 11월말까지 진행하였습니다. 유관기관과의 워크샵 및 간담회, 이주여성 현황 및 실태조사, 이주여성에 대한 이해증진을 위한 유관기관 교육 및 인권지원 활동가 양성교육, 이주여성대상 워크샵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10월 31일에는 실태조사 결과 및 사업보고회를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유관기관 실무자 및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향후 지역 내에서   이주여성관련 사업과제들도 함께 이야기 되었습니다. ◈여성주의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올해에는 8/7~8/21까지 2주 동안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여성인권운동사, 성폭력의 이해, 성폭력가해자의 특성과 상담, 여성폭력 관련 법 및 정책, 여성주의상담의 이해와 실제, 유형별 성폭력 등의 주 내용으로 지역 및 관심 있는 여성들의 참여로 열띤 교육이었습니다. ◈상담회원 모꼬지 자원상담회원들의 소진을 예방하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11/17~18 동안 모꼬지를 다녀왔습니다. 강화 석모도의 해명산을 힘차게 등반하고 보문사와 전등사를 거치는 강화여행,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토론할 수 있는 영화보기, 친목 도모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소진되었던 몸과 마음을 자연 속에서 다시금 원기를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달빛아래 여성들, 밤길을 되찾다’, 달빛시위 진행 여성의 기본권을 주장하고 왜곡된 성폭력통념을 깨기 위한 달빛시위를 7월 14일(금) 저녁에 부천역 지하역사에서 치뤘습니다. 부천에서는 올해 처음 진행되었던 행사였는데 많은 부천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으로 캠페인의 주제를 잘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 내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부천여성의전화의 여성학 소모임, ‘좌회전’과 함께 준비하여 내용을 풍부히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지역의 타 여성 단체들과의 공동준비는 잘 진행되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내년에는 타 여성단체와의 연대 사업으로 진행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으라차차! 활동보고 ◈인권홍보사업 홈페이지, 보도자료, 캠페인 등을 통하여 활발한 인권홍보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3월에는 국회의원 최연희 성추행사건 관련 의원직 사퇴촉구 시위, 5월 가정의달 ‘가정폭력추방 캠페인’, 8월에는 ‘평등한 여름휴가 보내기’캠페인, 11월에는 고강동 지역의 청소년 축제마당에 참여하여 성평등의식 고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내년에도 활발한 홍보사업으로 상담소를 알리고 기존 남성중심의 질서체계를 뒤집어보는 다양한 방식의 홍보방안을 모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성폭력피해자 지원을 위한 지역유관기관 간담회 실시 6월 9일(금)에 지역 내 여성폭력 및 청소년, 아동 폭력 담당 기관과의 간담회를 실시했습니다. 각 기관의 정보를 공유하여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도록 하였으며 성폭력피해자지원과정에 대한 정보공유, 피해자 지원관련 지역연계 사례연구, 연계체계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참여한 기관으로는 경기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 부천가정법률상담소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모퉁이 쉼터,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행복한 일자리 서울이천지원센터, 지역아동센터 신흥동 우리 배움터 등입니다.   ◈상담회원조직역량강화 면접상담회원모임, 전화상담회원모임, 전화상담준비모임, 성교육강사 모임 등이 정기적으로 운영되어 상담활동과 부천여성의전화회원 정체성 강화를 위한 여성주의 및 여성주의상담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였습니다.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행사 제 25회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행사가 11월 30일(목) 부천역 지하역사에서 진행되었다.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은 민주화를 요구하며 반체제 활동을 하다 살해당한 도미니카공화국의 미라벨 세 자매를 추모하고 여성폭력에 대한 전세계적 추방운동을 하기 위해 1991년 여성폭력추방을 위해 모인 세계 각 국의 여성운동가들이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까지 ‘여성폭력추방주간’으로 정하여 여성폭력추방활동을 전개하기로 한 날이다. 이번 행사는 ‘평화남성선언’, 개정된 가정폭력방지법의 주요내용 홍보, 폭력추방 소원나무 만들기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내용을 함께 담아 진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