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열린우리당이 분열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당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천정배·염동연 의원 등 5명이 탈당한데 이어 집단탈당의 여진이 사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1월31일 장영달(4선·전북완산갑)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지만 2월14일 전당대회를 앞둔 우리당은 ‘설상가상’, '첩첩산중','사면초가' 등 암담한 분위기 이다.

전국대의원 1만3천명 중, 과반수  6천5백명 이상 참가해야 정족수

가장 먼저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 개최를 불투명하게 하는 것은 우선 전당대회 개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체 대의원 13000명의 과반수인 6500명 이상 대의원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상경해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18일 치러진 당의장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임시전국대의원대회’ 투표에는 9천229명(70.9%)이 참석했다.

▲ 2006년 2월 18일 치러진 당의장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임시전국대의원대회> 투표에는 9천229명(70.9%)이 참석했다.

하지만 2006년 <임시전국대의원대회>와 이번 <전당대회>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에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지구당별 대의원 결집력이 높았으나 지방선거를 전후에 많은 대의원들이 당을 빠져나갔으며 최근  5명의 의원이 탈당한 상태이고, 탈당한 의원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역구 대의원들은 불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원혜영 전대준비위원장이 난감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 위원장은 “역대 전대에서 ‘빅 매치’라는 경선이 불붙었을 때에도 대의원 투표 참석율이 70%남짓했기 때문에, 의결정족수 확보가 결코 쉽지 않다”고 솔직히 인정하면서 소속 의원들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얘기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전대가 무산되면 사실상 당 해체 상황이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 예정 의원 “전당대회 열려도 별 효과 없다”
다음주 20~30여명에 이르는 의원들  집단탈당 예고

이런 여러 가지 실무적 문제를 제외하고도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예고된 의원들의 집단 탈당. 현재 20~30여명에 이르는 의원들이 다음 주 중 집단 탈당할 것이 예고되어 있는 상태.
  
탈당할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은 계속 이름이 거론됐던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 등이 중심으로 하는 실용파 의원들로 최용구, 조일현, 주승용, 장경수, 노웅래 의원 등이 탈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집단 탈당은 ‘전당대회가 열려도 별 효과가 없다’는 전당대회 무용론 때문이다. 장경수 의원은 이와 관련 “지금 전대를 치르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면서 “의원들이 김한길 전 원내대표를 많이 찾아오고 있고, (탈당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20~30여명의 의원들이 집단 탈당을 하게 되면 그 충격파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힘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열린우리당이 거의 분해되는 상황까지 가기 때문이다.

김근태 당의장“탈당은 원칙과 명문을 무시하는 구태정치” 맹비난

이런 상황을 우려한 김근태 의장은 31일 오전에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적 대화와 타협을 거쳐 대통합 신당 추진을 결의한 만큼 샛길은 있을 수 없다. 탈당은 원칙과 명분을 무시하는 구태정치”라며 탈당파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근태 의장은 오늘(2월 1일) 대구 지역을 방문, 당원협의회 의장단과 간담회를 갖는 등 전당대회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지만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 오영식 전대준비위 부위원장은 이에 따라 활동을 하지 않는 당연직 대의원을 정리하는 등 대의원 숫자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대책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집단 탈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고 전당대회의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일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의 앞날은 ‘첩첩산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