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이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스스로 거울을 들여다보곤 합니다. 아마도 책임져야 할 얼굴은 내 인생의 희노애락(喜怒哀樂) 중 어느 것을 더 많이 느끼고 살아왔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얼굴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는 동안 희노애락(喜怒哀樂)의 기쁨, 성냄, 사랑, 즐거움 중 기쁨과 즐거움이 함께 할 수 있는 삶이라면 내 인생의 얼굴에 책임질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조주연 ⓒ여성의 전화

희(喜)란 ‘북이나 악기를 치며 노래 부르니 기분이 좋아진다.’는 데서 유래되어 '기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즉 그냥 기쁨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치며 노래를 불러 기뻐진다’는 것입니다. 즉 기쁘기 위하여 무엇인가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작은 진리를 깨달을 수 있건만 우리는 내게 오지 않는 기쁨을 탓하며 팔자라고 체념하기 일쑤입니다.

어느 인간관계론 책을 읽다보니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인상을 좋게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아주 간단하게 ‘미소 짓는 것’을 실천하라는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마도 말보다는 행동이 더욱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미소 짓기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미소 지으며 행복한 것처럼 행동하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다고도 합니다. 생각에 따라서는 이러한 생각이 억측같이 느껴지지만 실제로 행동과 감정은 병행한다고 하니 한번쯤은 실천에 옮겨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저는 ‘세상에 좋고 나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생각이 그렇게 만들뿐’이라는 세이스피어의 말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고 ‘내 안에 있다’고들 하듯이 생각하기에 따라서 더 많은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기쁨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쁘기 위해 무엇인가를 했어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사람들의 표정을 닮은 동물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우직함? 끈기? 등등을 떠올리면서 곰이나 호랑이 등을 뇌까려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자는 ‘악어’라고 이야기 하면서 그렇게 표현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악어는 구조학적으로 웃을 수는 없지만 울 수는 있는 동물이라고 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恨)이 많은 민족이며 웃지 않는 민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상하기도 하였지만 미소 짓지 않는 내 모습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게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미소 짓기라면 그쯤이야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인데도 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가끔 사진을 찍을 때면 ‘김치~’하며 부자연스럽게 입 꼬리를 올리며 웃음 짓는 어색함을 이제는 떨쳐버리고 평소 미소 짓는 얼굴을 위해 노력한다면 내 얼굴에 책임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껄 ~껄 ~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할일을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일을 할 껄’ 이라든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 시기를 놓친 후에 ‘이야기 할 껄’ 이라든가.
 
정말 살아가면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싶지만 후회가 없다면 발전도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정말 중요한 것은 작은 실천 정도도 실천하지 못하고 후회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하여 여성, 특히 주부들의 새로운 도전에 있어서의 많은 상담을 하게 됩니다. 무엇인가 자신의 일을 찾고 싶어 하지만 선뜻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며 소극적인 태도를 나타내는 모습을 볼 때 마다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도전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삶을 살아가는 열정으로 항상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앞으로 작은 실천만이라도 소중히 생각하고 ‘껄껄껄’ 이야기 하지 않는 내 모습 속에서 내 나이의 얼굴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글은 여성의 전화에서 발행하는 ‘젠더프리’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