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회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 연석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줄서기 행태가 지역까지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지적됐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충북 청원 오성균 위원장은 "줄세우기와 줄서기가 위원장뿐만 아니라 시도위원회 에도 강요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나중에 경선후유증이 없을까 걱정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논산 박우석 위원장도 "경선준비위에서 경선방법을 좀 더 흥행성 있게 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캠프에서 종용받는 위원장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좋은 마음이 있어도 모든 후보들이 같이 끌고나가는 방법을 채택해야 하고, 당 지도부는 그런 것에 영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같은 줄서기 논쟁과 맞물려 대선후보 선출 방식과 시기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이 제기돼 논의과정에서 계파간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2:3:3:2(당원, 대의원, 일반국민, 여론조사)의 비율로 반영토록 되어있는 경선방식에 대해 오성균 위원장은 "보다 많은 당원과 국민을 받아들여 숫자 제한없이 비율만 유지하자"며 경선방식의 변화를 주장했다.
  
이에대해 인천 계양 이상권 위원장은 "외부에 문호를 넓힌다면 여권의 오픈 프라이머리와 뭐가 다르냐"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여론조사를 경선에 반영한다면 여론조사에 참여한 사람이 또 투표에도 참여할 수 있다"며 "여론조사 자체를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노원갑 현경병 위원장은 "현재 방식대로라면 책임당원과 일반당원의 차별성이 없다"며 "책임당원 모두가 투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 당원은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과 가입만 한 일반당원으로 구분되나 일반당원도 '당원 몫'으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그의 주장은 책임당원 전원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뒤 일반당원에게 일정 비율을 추가로 할애하자는 것.
  
또 충남 논산 박우섭 위원장은 "강 대표는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 안되면 원래 안대로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흥행성이 있어야 한다"며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참석하는 연석회의 등의 기구를 통해 난상토론을 벌이고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위원장들은 여당의 정계개편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광주북갑 이가연 위원장은 "현재 (노 대통령이) 개헌을 들고 나오고 국회에서 부결이 되면 하야정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5월에 하야정국이 되고 7월께 대선이 있을 수 있다는 것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렇게 되면 후보들이 각자 출마할 가능성이 있고 경선을 놓고 장기레이스를 펼칠 경우 아군끼리 자살골을 넣을 수 있으니 당헌당규에 따른 경선시기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안산 정문교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의 해체와 정계개편이 시작됐다. 이 국면에서 한나라당이 그저 논평만 내고 웃고만 있다면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지켜볼 것만 아니라 국민중심당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과 전략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이들을 직접 받아들이진 않더라도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정당이 생기거나 유지될 수 있도록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소속 위원장들과는 달리 한나라당 의원들은 발언을 자제해 당초 경선과 관련된 난상토론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됐다.
  
이러한 상황을 대변이나 하듯 강재섭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의원들도 할말이 많았을텐데 참아주셔서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에 일부 기자들은 "기사꺼리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고, 한 당직자 역시 "오늘 토론회는 너무 영양가가 없었다"며 "의원들도 원외위원장들이 있어서 자제했고, 위원장들은 정치적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민중의 소리-정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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