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절반 남짓은 한나라당 양대 대권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당내 경선 이전에 갈라서서 대선에 독자출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지도부의 잇단 경선 승복 요구와 두 주자측의 '공전 경선' 다짐에도 불구하고 과반의 유권자가 이들의 독자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특히 박.이 두 주자 지지층에서도 독자 출마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28일 연합뉴스.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1천명 가운데 51.6%인 516명이 '경선 전에 갈라서 각각 출마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초부터 날 선 '후보검증' 공방을 벌인 두 사람의 갈등이 점점 첨예화되면서 끝내 경선을 통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절반을 조금 웃돈 것. 두 사람 모두 다른 여야 주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경선 유불리를 먼저 따져봐서 어느 한 쪽이 독자 출마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개정 선거법에 따라 이번 대선부터 당내 경선을 일단 하게 되면 패배한 후보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경선전에 일찌감치 갈라설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반면 '경선을 치르고 결과에 승복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은 38.5%인 385명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 및 '무응답' 비율은 9.8%였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독자 출마'를 점친 유권자는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 64.4%로 높게 나온 반면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44.5%로 상대적으로 낮아 지지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망이 다소 엇갈린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젊은층인 20대와 30대에선 '독자출마' 전망이 각각 71.4%, 63.4%로 나타나 단일후보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봤으며, 중장년층인 40대와 50대에선 "경선을 치르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는 대답이 각각 50.6%, 52%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여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호남과 정치적 '중원'(中原)인 충청권 유권자 가운데 62.1%와 56.2%가 경선전 결별 가능성을 점치는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한나라당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서는 두 주자의 분열을 예상하는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긴 했으나 그래도 41.5%와 49%로 꽤 높았고, 특히 PK 지역에서는 "경선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44.2%) 보다 분열 가능성을 예상한 답변이 4.8% 포인트 높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당별로는 민주노동당(74.7%)과 열린우리당(64.4%), 민주당(60.6%) 지지층이 10명 중 6-7명 꼴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경선전 결별을 예상했다. 한나라당 지지층 가운데서는 "경선을 치르고 승복한다"(47.8%)가 "경선전 갈라선다"(44.5%)보다 약간 높게 나왔으나 격차는 크지 않았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지지층 가운데서도 각각 52.4%, 50.4%가 경선을 치르지 않고 갈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시기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6월에 해야 한다'는 응답이 55.7%로 나타나, '여당 동향을 본 뒤 9월 정도에 해야 한다'(29.8%)는 답변을 상회했다.
  
모든 계층에서 '경선 6월 실시' 응답이 높게 나타난 가운데 30대(62.2%), 화이트칼라(64.1%), 월소득 301만-400만원(63.0%) 소득자의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 지지층(64.7%)이 박 전 대표 지지층(53.8%)보다 6월 실시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