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혜정 기자(민중의소리)
 
“백년 가겠다던 집권당이 왜 사분오열되고 간판 내리려 하나. 열린우리당 당적을 가진 분은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4년간 국민의 심판을 받았으니 그 길로 신념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여당발 정계개편'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표시했다. 상대당이 '사분오열'이 되면 내심 쾌재를 부를 만도 하지만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최근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열린우리당 간판 내리지 말고 제발 이대로 가자'는 분위기다.
  
이는 한나라당으로선 거의 '날벼락'수준인 '국고보조금 삭감'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중앙선거관리위가 각 정당에 지급한 국고보조금은 총 509억2000만원이다. 현행 양당 원내교섭단체 체제로 유지될 경우 한나라당은 총 225억300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정계개편 과정에서 2개의 교섭단체로 분당될 경우 한나라당의 국고보조금은 217억8000만원으로 줄어들고, 3개의 교섭단체로 쪼개지면 한나라당은 154억, 최대 4개의 교섭단체로 분당되면 139억8000만원으로 반토막만 받게 된다.
  
열린우리당이 얼마나 쪼개지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이 받게 될 국고보조금은 많게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전체 국고보조금의 절반이 교섭단체들에 균등 배분되는데 기인한다. 선관위는 전체 보조금의 50%를 20석 이상의 원내교섭단체에 동률 배분한 뒤 나머지를 의석 수, 총선 득표율 등을 기준으로 각 당에 지급한다.
  
한나라당의 의석수에 변화가 없는데도 국고보조금 액수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전체 보조금의 50%를 20석 이상의 원내교섭단체에 균등 배분한 뒤 나머지를 의석수, 총선 득표율 등을 기준으로 지급토록 한 규정 때문이다.
  
쉽게 말해 한나라당의 경우 의석수나 총선득표율 등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보조금에는 차이가 없지만, 여당이 분당될 경우 원내교섭단체 숫자가 늘어나면서 원내교섭단체 수에 따른 보조금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분당된 교섭단체를 포함한 여권의 전체 보조금은 한나라당이 줄어드는 만큼 상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열린우리당이 최대 4개로 분당될 경우 범여권은 한나라당의 보조금 삭감폭인 85억5000만원을 더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선 열린우리당의 '사분오열'식 정계개편을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면서 말릴 수도, 그렇다고 '희희낙락'하며 두 손 놓고 바라볼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본 기사는 인터넷기자협회 회원사간   협약에 의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