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10여년의 전통을 이어온 검도부와 육상부 등을 돌연 해체키로 결정, 체육부 학부모와 지역 체육인들이 크게 반발하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부천 심원고등학교(학교장·김남기) 문제가 당초 방침을 급선회, 현행대로 운동부를 유지키로 함에 따라 사태가 일단락 됐다.

▲ 1999년과 2000년 창단된 부천심원고 검도부와 육상부는 오는 10월 제87회 전국체전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한다.

그러나 다행히 사태가 일단락되고 있는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학교운영위원회의를 통해 결정한 교장의 운동부 해체방침은 “현실을 직시 못한 신중하지 못한 판단으로 학생들의 사기저하와 학교의 명예를 크게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원고와 부천시 체육회, 학부모 등에 따르면 심원고는 지난 25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학교의 브랜드로 명성을 이어왔던 검도부와 육상부 등 체육부를 해체하고 내년 신입생부터 특기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심원고, 운동부 전격 해체 결정 문제 ‘촉발’

이로 인해 검도부는 오는 9월과 10월 개최되는 용인대총장기 검도대회와 최근 경기도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여 제87회 전국체전 출전권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체전 출전이 불투명하게 되는 등 대내외적인 신뢰도 측면에 치유키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됐다.

또한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출전한다 하더라도 이미 땅에 떨어진 사기 저하로 인한 성적 부진으로 예상돼 학생들의 진로 결정 여부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관련 학부모 강력 반발, 공론화로 도움 요청

당초 이런 결정이 내려지자 운동부 학생들의 부모들은 학교측의 체육부 해체 방침에 대해 “학부모들의 공론화 과정 없이 학교장의 일방적인 체육부의 해체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개하면서,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학교의 명예를 크게 부각시키며 장래가 촉망되는 아이들의 앞날에 찬물을 끼얹는 비교육적인 처사”라고 주장하며 크게 반발했다.

또한 이와 함께 관계학부모들은 언론을 이용해 사실을 알리고, 경기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문제를 공론화시키면서 의식 있는 재 판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체육관계자, “체육발전을 저해하는 무리한 판단”

부천시체육회 관계자도 “심원고 검도부는 최근 경기도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여 전국체전 출전권을 갖고 있고 육상부는 국가대표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는 등 우수한 선수를 배출하는 학교로 체육부 해체는 지역 체육인재 육성에 큰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며 “어차피 체육은 투자가 우선되어야 하는 분야로 일정액의 예산편중은 체육특기를 육성하는 학교에서는 당연히 있는 문제로 심원고만의 문제는 아니다. 체육부 해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체육인 육성을 통한 체육계의 미래를 위해 전 체육인들이 나서 저지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학교측, “예산편중․운동소음 학습지장 초래 해체 결정”

이에 대해 학교측 관계자는 “매년 5~6천여만원씩 투입되는 과도한 체육부 운영비로 인해 교탁이나 칠판은 물론 노후화된 시설에 대해 교체․보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운동부에 대한 예산편중 문제와 “체육부 학생들의 연습공간 부족과 검도부의 체육관 사용에 따른 운동소음으로 일반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체육부 해체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관계학부모들은 학교측에 대해 체육부 운영경비의 자체조달과 종합운동장 시설 사용 등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도부 운동시 발생하는 소음은 극히 미미하며, 야간자율학습을 기피하는 일부 학생들의 불편호소가 과장돼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 심원고 검도부와 육상부가 크고작은 전국대회  수상한 트로피가 심원고 현관에 전시되어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학교운영위원회서 잘못된 예산서로 설문조사 결정

그러나 이 같은 해체이유는 근거가 불확실한 독단적인 학교장의 결정이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학교 관계자가 밝혔다.

학교관계자는 “지난 25일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한 학교측은 올해 학교 12개부서 예산편성표를 작성하여 운영위원들에게 보여주며, 설문지를 통해 의견을 받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학교측이 제시한 올해 예산 내역서 중 체육부에 책정된 예산은 학교 본예산인 운영비가 아닌 전임교장(김희자) 선생님이 밖으로 뛰어다니며 목적사업비 및 발전기금, 시 훈련지원금 등의 별도기금까지를 포함하여 비율로 계산한 잘못된 예산이었다”며 “이러한 잘못 계산된 예산자료를 바탕으로, 설문지에 ‘보신자료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에 어떤 방법이든 운동부 하나를 축소시킨다면 어떤 부서를 원 합니까’ 등 일방적인 결정에 동조를 유도하는 질문으로 일관, 형평성이 떨어지는 행위였다”는 주장이다.

운동소음, 자율학습 기피 일부학생 주장에 불과

또한 이 관계자는 “운동부 연습 훈련시 발생되는 소음도 학생들의 교실과는 동떨어진 장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간에는 아무런 불편사항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학생들이 기피하는 야간자율학습시간에만 불편을 호소하는 등 일부 학생들이 주장에 초점을 맞추어 민원을 확대했다”고 주장하며, “기왕에 체육특기생으로 진로를 결정한 아이들에게 운동의 기회를 박탈한다면 장래에 나쁜 길로 빠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으로 (체육부 해체는)교육자들이 내릴 판단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도반 합숙소를 육상부 합숙소로 보내고 교사들 휴게실 사용

 한 학부모는 “퇴임한 전임교장선생님의 노력으로 경기도에서 목적사업비를 지원받아 25명의 사용하는 검도부 합숙소를 4층에 건립했으나, 현 교장선생님이 취임하여 1개월이 갓 지난 4월에 검도부 합숙소를 급식건물 2층에 있는 육상부 합숙소로 이전하여 합치고 그 자리에 교사들을 위한 휴게실로 용도를 전용하는 어이없는 결정을 했다”며, “학생들을 위한 시설물을 교사들의 휴게실로 사용하게 하면서 학교운영위원회 등의 공론과정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우를 범했다”고 아쉬워 했다.

“합숙소 이전은 학생들 안전․ 화재 방지 위해 결정”

이에 대해 김남기 교장은 “4층에 검도부 합숙소가 있는 것은 학교본관을 통해서만 출입할 수밖에 없어 안전 및 화재의 위험을 고려해 넓은 육상부 합숙소를 같이 이용하게 한 것”이라며 “제대로 시설 된 교사들의 휴게실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던 차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목적비로 도에서 지원받아 건립된 것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해명했다.

운동부 예산 현행대로 유지, 관계 학부모도 함께 노력

김 교장은 또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배포된 예산자료는 잘못된 계산으로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당초 운동부 해체 결정은 부족한 학교 예산이 과도하게 운동부로만 편중되어 적절한 예산분배를 통한 학교균형발전을 위한 일념으로 고심 끝에 결정한 것으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결정한 만큼 독단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는 10일~15일 사이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현행대로 운동부를 유지할 것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장은 이어 “운동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학교 자체 운영예산을 원칙으로 하되  불요불급한 예산은 최대한 줄여 타 부서와 균형을 맞추겠지만 학부모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심원고 검도부와 육상부는?

▲ 심원고등학교 전경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검도부는 1999년 창단 이후 <제16회 추계전국중·고교 검도대회> 여고등부 (1999년 한국검도연맹) 우승을 비롯하여 2000년 4월  <제42회 춘계전국중·고검도대회> 우승,2006년 7월<제8회 경기도지사기대회> 남고단체전 우승,여고단체 및 개인 2위, 2006년 8월 <제87회 전국체전최종선발전 우승>으로 오는 10월 경기도대표로 참가하는 등 크고 작은 전국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검도 명문고 이다. ◆육상부는 2000년 창단이후 전국규모대회에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2006년 <3·1절기념 경기도내 단축마라톤대회>는 종합우승 연패의 영광을 이루어 냈으며 2006년<제31회 경기도학생체육대회> 금3,은4,동2, 2006년 <제34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1위, 오는 10월 <제87회 전국체전>에는 3명의 선수가 경기도 대표로 출전하는 육상 명문고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