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안에 위치한 북경, 청도, 상해 등에서의 추위는 한국과 달리 대기중에 습도가 많아 추위가 살점을 파고 들어 뼈속까지 시린 감을 느끼게 한다.

반면 중국 이들 지역에서의 여름은 역시 끈적끈적한 더운 습기가 살갗에 달라 붙어 많은 중국 남성들은 모두 웃토을 벗어 제끼고 심지어 버스 기사 아저씨까지도 이런 더위를 참지 못해 웃통을 벗어 던지고 운전대를 잡곤 한다.

▲ 중국인들 담배갑에 영어 경고문

2008년 북경 올림픽 준비에 여념이 없는 중국 정부로서는 이런 웃통 벗은 중국인들의 모습이 외국 손님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지에 대하여 고심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몇 주전 어느 토요일 종합상사의 협력 사원과 함께 그다음 날 휴일인 일요일에 모전자 업체에 가서 그들의 공구를 빌려 샘플을 만들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 졌었다.

일요일 오전 시계가 9시 반이 넘어 가고 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다. 휴일인 점을 감안하여 이제나 저제나 연락이 올까 기다리다가 더이상 마냥 기다릴 수만을 없어 오전 10시가 넘어서 휴대폰으로 인삿말을 주고받자말자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했더니, 그는 '지금 그 지역은 오늘 전기가 들어 오지 않으니 가봐야 일을 할 수 없습니다.'라는 싱거운 대답이 내 귓전을 때린다.

이런 정보를 미리 내게 알려 주었더라면 나나름 대로 모처럼의 휴일을 유익하게 사용했을텐데 은근히 부아가 치솟아 오르지만 이들 중국인들의 문화가 늘상 이럴진데 우리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넘어 가는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

그들은 항시 계획을 사전에 알려 주는 법도 없고 하청업체를 방문하다가도 가끔씩 방문지를 변경하기에 모든 재료와 자료는 항시 알아서 먼저 모두 챙겨가지고 다니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 황토물에서 휴일 낚시를 즐김

우리네는 하청업체나 원청업체를 방문하게 되면 '갑'과 '을'이 분명히 존재하여 '을'이 '갑'을 식사 대접 또는 술을 사기 마련인데 중국에도 '갑'과 '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반드시 방문한 그 업체에서 대접을 한다.
방문한 업체가 원청업체인지라 함께 간 중국인 내방객이 식단을 이것 저것 고르기에 아마 우리쪽에서 음식값을 내겠거니 했는데 여러 차례 보아 왔지만 손님을 맞이한 쪽에서 항시 식대를 지불했었다.

업체를 방문하더라도 방문업체에 몇 시쯤 방문코자 한다고 귀뜸을 해주는 것이 아니고 무작정 길을 나서고 회사에 도착하여 찾는 사람이 없으면 그제사 귀사에 도착해 있음을 당사자에게 알리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마냥 기다려 주는 '만만디 문화'가 그들의 본연의 모습이며 우리네와 다른 문화이기도 하다.

그들을 방문하면 거의 상대방 의사를 묻지 않고 더운 치차차를 내오고 조금 마시면 다시 뜨거운 물로 채우며 접대용 담배는 담배 한갑에 우리나라 돈 무려 7천 원이나 하는'중화(中華) 담배를 내놓는다.
'중화' 담배갑에는 큰 글씨로 'Smokers die younger'라는 인쇄가 들어가 있지만 그들은 영어를 전혀 모르니 흡연자에 경고의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휴일에는 황토 냇가에서 낚시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을 할 수 있는데 낚시 먹이로는 꼬들꼬들한 밥알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하천의 오염은 없을 듯 싶다.

▲ 쓰레기통을 레일로 들어 올려 쏟움

휴일에 쓰레기차가 시내를 순회를 하는데 쓰레기통을 레일을 타고 끌어 올려 윗쪽에서 바짝 들어 올려 붇기에 거리에 흘려진 쓰레기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농촌 마을 마다 큰 물 웅덩이가 더러더러 있고 그 곳에 군데군데 빨래터가 있지만 한편에서는 빨래를 하는 아낙이 있는가 하면 그 옆으로는 그 물에 채소를 씻는 풍경도 보여 우리네 눈에는 상당히 이채롭게 보이지만 그들은 채소를 모두 기름에 튀기거나 끓여 먹으니 몸에 이상은 없을 듯 싶다.

하지만 우리네 한국 사람은 배추김치나 총각김치를 사다 먹기에 이 김치들은 별로 발효된 안된 상태로 고추가루와 소금이 묻혀 있는 상태인지라 소금기가 총각무우 속으로 우러나지도 않았고 어째던 우리 한국인들은 날채소를 먹을 수밖에 없기에 한 두어달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나는 구충제를 네번이나 먹어야만 했다.

그나저나 우리 한국인 직원과 결혼한 22살의 중국 아가씨도 우리나라 김치를 아주 맛있게 먹곤 했는데 그래서 이 아가씨에게도 구충제를 먹을 것을 권유했었는데 미루고 있던 임신이 되는 바람에 구충제를 먹을 시기를 놓쳐 마음 한켠으로 찝찝하다.
 
가끔 해외에 나가 도마도를 구워 먹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중국인들은 도마도로 국을 끓여 먹는 것이 상당히 이채롭게 보인다.

방문한 전자회사의 여직공들의 면면을 보니 나이 16세에서 부터 50세를 갓 넘은 아주머니도 눈에 띄는데 우연한 기회에 경리[또는 회계 취급인을 중국에선 '따꽁(打工)'이라 부르고, 우리 말의 징리(經理)'는 우리의 '부장급'을 뜻하고 '쫑징리(總經理)'는 '본부장급'을 의미 함]의 월급 명세서를 보니 여공들은 800~1000RMB(우리 나라 돈 10~13만 원 가량)였고 30여 명을 거느린 사장의 월급 명세서는 2,000RMB(우리 나라 돈 26만 원 가량)이었다.

이렇듯 그들의 문화와 경제시스템이 우리 나라와 상당 부분에서 달리하고 있지만 그들은 분명 우리의 이웃이며 경제 협력자이기에 우리가 그들 중국의 문화를 한층 더 깊이 이해를 하고 우호선린을 바탕으로 마음을 열어 그들에 다가 간다면 분명 양국 모두에 좋은 결실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