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만화 진흥의 중심기관인 부천만화정보센터와 한국 최고 만화가들의 작품들이 26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만화축제인 제33회 앙굴렘국제만화축제(The 33th Angoulême International Comics Festival, 이하 앙굴렘만화축제)에서 선보이며, 새해 벽두부터 프랑스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 제33회 앙굴렘국제만화축제 공식포스터

만화관련기관(EDITEURS)의 쥐물라즈 공원(Jardin des Jumelages, 흑백만화와 파생상품 코너)에 설치된 ‘부천만화정보센터 홍보관’에서는 부천만화정보센터와 한국만화박물관 소개 패널 전시는 물론 프랑스 내 한국 만화출판물의 교류창구 역할을 담당하기위한 기번역본과 자체 제작한 샘플북 ‘만화(Manhwa) 2006’을 비치하고 부천홍보영상물도 상영된다.    

‘만화 2006’에 소개되는 작품과 작가는 ‘위대한 캣츠비(강도하)’, ‘레드문(황미나)’, ‘간판스타(이희재)’, ‘아색기가(양영순)’, ‘가라사대(이두호)’, ‘못난이(김동화)’, ‘남벌(이현세)’, ‘순정만화(강풀)’ 등 64편이며, 작품의 주요 장면을 각각 8~10쪽으로 구성해 총4권으로 제작하였다.

작품의 중요부분을 불어로 번역해 유럽 지역 프로모션의 실질적인 자료로 활용될 ‘만화 2006’은 500세트를 제작, 홍보관 내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우리만화를 볼 수 있도록 비치하는 것은 물론, 현지 출판사 상담 시 관계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 망가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한국만화’의 지명도를 높이고자  현지출판사를 개별 초청해 상담을 진행함으로써 실질적 비즈니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지번역 출판물 판매 및 프로모션 상담 공간도 홍보관 내에 마련된다.

부천만화정보센터 이두호 이사장은 “여러 번 앙굴렘만화축제에 참가해 왔지만 지난해 세계만화가대회나 국제만화가대회 사무국 유치 등으로 세계 속 만화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떠오른 센터의 역할을 생각할 때 올해 행사는 또 다른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만화의 친밀감을 높이고 향후 저작권 거래상담 및 한국만화의 유럽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한국 만화작가 사인회’는 이현세, 이희재, 황미나, 고야성, 김수용, 장진영, 장경섭 등 초대작가 7명이 참가한다.

더불어 부천만화정보센터는 27일 프랑스, 벨기에, 독일, 스위스 등의 출판사 관계자를 초청, 한국 작가들과의 직접 대화를 나누는 ‘한국 만화의 밤’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부천만화정보센터는 27일 프랑스 국립만화이미지센터(Centre National de Bande Desinée et de l'Image, CNBDI)와 △박물관, 도서관 소장자료 교환전시 등 교류 활성화 △앙굴렘국제만화축제와 부천국제만화축제의 교류를 위한 협력사업 추진 △방문단 파견 등 인적교류 활성화 △양 기관의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사업추진 등 양국 만화문화 및 만화산업 발전에 공동 노력하기 위한 교류협정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센터 김승동 상임이사는 “이번 축제 참가를 통해 훌륭한 한국만화의 유럽진출 기회를 만들고 장래의 파트너들과 만나는 생산적인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행사 기간 중 CNBDI측과의 교류협정 체결은 그간의 파트너쉽 강화는 물론 센터가 세계만화의 중심으로 나아가는데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기관은 지난해 8월 CNBDI 앙드레-막 국장의 부천 방문기간에 각 센터를 대표해 앙드레-막 국장과 김승동 부천만화정보센터 상임이사가 교류협정 체결에 대한 의향서에 서명하고 2006년 앙굴렘만화축제 기간 중 교류협정서를 공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앙굴렘만화축제(www.bdangouleme.com)는 프랑스 남서부의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 앙굴렘에서 열리는 프랑스 5대 국제문화행사 중 하나로 지난 1974년 시작, 올해로 33회를 맞는다.

이번 앙굴렘만화축제는 만화관련기관(EDITEURS), 전시회(EXPOSITIONS), 행사(ANIMATIONS) 등 크게 3개 분야로 진행되며 세계 40여개 국 작가 및 만화관계자 6천여명과 관광객 20여만 명이 참가하는 세계최대 만화축제이다. 

특히 33회 앙굴렘만화축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새로 마련된 <흑백만화전용관-manga area>이다. 이는 만화를 하나의 예술 장르로 여기고 있는 유럽만화계에서 한국만화(Manhwa)와 일본 망가로 대표되는 아시아 만화가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05년 블루아 페스티벌 기간 즈음 프랑스만화비평가협회의 ‘2005 비평대상’의 후보작 5편에 김동화의 ‘빨간 자전거’가 선정되었던 것과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빨간 자전거’는 프랑스만화비평가협회가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 후보작에 한국만화로는 처음으로 올랐으며, 심사평에서 “한국만화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꾼 책”이며 “대부분 아시아 만화가 보여준 생각이나 그래픽과 완전히 다르며 그림이나 나래이션 모두 순수하고 감동과 향수로 가득하다”는 극찬을 받았었다.

더불어 이번 축제에는 한국의 변기현, 변병준, 최규석 작가를 주최측에서 초청해 ‘작가와의 대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한국만화의 현주소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하는 등 높아진 한국만화의 위상을 확인하는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의 국립만화이미지센터(Centre National de Bande Desinée et de l'Image, CNBDI)는 1990년 설립되었으며 1974년부터 앙굴렘만화축제를 제정, 후원해오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 만화지원기관이다. 센터 내에 만화도서관, 만화서점, 영화관, 만화박물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만화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