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막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고 보니 쑥스럽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어렵고 힘든 일 마다않고 늘 같이 고생해주는 직원들과 직장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가족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제7회 경기 공무원 대상 수상자인 부천시청 사회복지과 이춘구(48·행정5급) 과장이 인터뷰를 사양하며 밝힌 수상소감이다.

▲ 이춘구 과장 ⓒ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부천시 수상자는 올해로 세명째
1999년 신설된 ‘경기도 공무원 대상’은 경기도 31개 시·군 공무원 가운데 5급 이하 간부·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며, 행정·기술·소방·봉사·청렴 등 5개 분야별로 매년 1명씩 선정 시상해 왔다. 올해는 청렴 분야를 제외한 4명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부천시 수상자는 올해로 3명째이다.

‘일하는 여성’의 애로사항을 시책으로 개발
1977년 11월 지방행정 서기보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28년째인 이춘구 과장은 행정 분야에서 탁월한 업무추진 성과와 함께 지역사회에 대한 선행, 봉사실적, 동료직원 등 주변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과장은 몸소 체험한 ‘일하는 여성’의 애로사항을 시책으로 개발하는 등 늘 적극적인 사고와 능동적인 자세로 자신의 업무를 추진해 왔다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

소사구 사회복지과장 시절에는 이동의 어려움 때문에 바깥나들이가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을 위해 공무원들과 함께 하는 1일 나들이 행사를 마련, 지금까지 5천여 명의 장애인들에게 지역사회에 대한 참여의식을 고취시켰으며, 매일 일하는 엄마와 떨어져 보육시설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위해 명랑 운동회 및 아동극 공연을 추진, 엄마·아빠와 모처럼의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특히 이러한 일들은 늘 곁에 있어 주지 못한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더 많은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일’을 실행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고 이 과장은 고백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 인정 있는 따뜻한 마을 조성에 앞장
동장(洞長) 시절에도 그녀의 행정은 돋보였다. 구석구석 주민들의 생활과 민원을 챙겨야 하는 동 행정의 특성상 섬세하고 친화력 있는 여성 특유의 장점을 십분 발휘, 경제적 곤란을 겪는 가정을 비롯해 소년소녀 가장 등에게는 후원자를 연결해 주는 등 서로 돕는 이웃사랑 나누기 활동을 솔선수범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 인정 있는 따뜻한 마을을 조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지난 11월 1일 열린 경기도 흰지팡이의 날 기념 행사장에서(왼쪽부터 이춘구 과장, 경기도청 노완호 계장, 부천시 사회복지과 문순옥 씨)ⓒ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사회복지 분야의 탁월한 업무능력
이 과장의 업무능력은 사회복지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04년에는 동절기 서민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수급자·차상위계층 발굴 지원, 미인가 사회복지시설 지원 등 각종 시책을 통해 3만5천여 가구에 15억3천여만 원을 지원했으며, 이 공로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헌혈 사랑 나누기 은행’을 통해 125매의 헌혈증서를 모아 백혈병 어린이에게 전달했으며,‘사랑의 장수복(수의) 전하기’운동을 전개해 경제력이 없는 무의탁 독거노인 143명에게 수의를 마련해주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용기술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독려해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을 직접 방문,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미용 가정방문 서비스’를 상설화하였다.

1백여 개 보육시설에 매월 5백여만 원의 예산을 지원해 여성들의 사회참여 및 저소득층 여성들의 취업활동을 도왔고, 청소년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청소년 어울 마당을 분기별로 개최했으며, 어르신들의 여가생활을 위한 경로당 4곳을 확보하는 등 각계각층에 필요한 복지시책을 발굴해 운영해 왔다.

▲ 2005 부천시 공무원체육대회에서 동료 공무원들과 함께한 이춘구 과장(가운데 줄 좌측)ⓒ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우수봉사공무원 상, 국무총리 표창, 보건복지부 표창 등 수상
직원들과 꾸준한 업무연찬과 사회복지 업무개선 노력으로 ‘업무개선 노력 우수상’, ‘교육참여 최우수상’ 2회, ‘정보화 관련 슬기샘 운영 최우수상’, ‘전화 친절도 최우수상’등을 수상해 타부서에 모범이 됐으며, 본인 역시 자원봉사활동을 비롯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업무추진으로 우수 봉사 공무원(1980년), 국무총리 표창(2001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표창(2001년), 보건복지부 표창(2004년), 직업봉사상(2005년, 로타리클럽 창립 100주년 기념)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자기 자신의 연마를 위해 늘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이 과장은 업무와 관련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데 이어 현재 가톨릭대 행정대학원에서 만학의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공직자로서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하는 이 과장은 성공한 직장인으로서의 태도로 “여성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자기 스스로 일을 찾아 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조언했다.

1남1녀의 자녀를 둔 이 과장은 올해 ‘고3 엄마’로 1년을 살았다. 마침 대학 시험 원서 접수기간이어서 이에 대한 얘기로 화제를 돌리자 어느새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며 목소리가 메어왔다.

성공하는 여성이 되기위해 슈퍼우먼으로 살아온 28년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여성이 되기 위해서는 ‘슈퍼우먼’이어야 했던 지난 시간과 그 속에서 쌓아올린 28년의 세월은 그래서 더욱 값진 것일 것이다.

“이번 수상은 특히 개인적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객관적인 기준과 평가에 의한 것으로 그동안의 공직생활을 평가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퇴직하는 그날까지 시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잘해야 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그녀의 마지막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 한라복지관 리모델링 개관식에서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