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나정숙 기자

▲ ⓒ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21세기 통일시대를 향한 민족의 화해와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목적한 부천시민 평화·통일포럼 발족 및 제1회 포럼이 15일 오후 7시 원미구청 3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석왕사 임영담 스님, 부천연합 백선기 의장, 상동성당 호인수 신부 등 시민사회단체, 종교 계 등 각계 인사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럼은 발족회의와 기념강연으로 진행됐다.

1부 포럼 발족회의에서 6명의 공동대표를 대표해 임영담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부천지역에서는 그동안 민간통일운동의 훌륭한 역사와 전통을 발전시켜 왔으며,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부천시민통일문화제’는 민·관,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시민참여형 대동행사의 모범을 창출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그동안 행사 중심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민참여형의 평화통일운동과 부천시가 21세기 통일시대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남북도시간 교류협력사업의 주체와 물적 토대형성, 제도 마련 등 평화통일운동의 지역적 인프라를 키워내 민간통일운동의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어내기 위해 포럼을 창립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린 2부 제1회 부천시민 평화·통일 포럼에서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남북관계와 북한의 변화>를 주제로 기념강연을 했다.

한편 부천시민 평화·통일 포럼은 1991년 이후 부천지역에서 통일음악회 등 지속적인 통일운동을 전개해 왔으나 더 높은 단계(남북도시간 교류협력, 일상적인 통일운동·통일논의)로 고착되지 못하는 한계를 나타내 종교·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반도 통일정세와 민간통일운동의 방향을 함께 공유하기 위한 상시적인 통일논의의 장으로 발족하게 되었다.

포럼은 월례포럼·강연회·토론회 등을 비롯해 남북교류협력, 지역통일행사의 동력과 논의 형성,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연대 등을 목표로 하며, 시민사회단체·종교계 등 각계인사가 참여해 공동대표단, 지도위원, 운영위원회로 구성 활동한다.  

기념 강연 요지

1990년대 초부터 탈냉전의 기류가 역력했지만 동북아에는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일정책을 받아들일지 의문이었다. 나라의 안보를 위해서는 Peace Keeping은 기본으로 필요하지만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는 Peace Building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북한을 포용하는 자세로 통일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햇볕정책의 철학이었다.     ▲ ⓒ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김대중 정부 초기 햇볕정책에 대해 북한은 방어적이었다. 동구권의 붕괴와 흡수방식의 독일통일을 목격한 북한은 1990년 대 초부터 대남흡수통일의 공포를 버리지 못하고 있었으며, 오랫동안 대남방어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1998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린 남북비료회담에서도 북한은 “햇볕정책이 위장된 흡수통일정책아닌가”라는 질문을 할 정도로 방어적이었다. 김대중 정부의 통일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한 노무현 정부의 통일정책은 평화번영정책이다. 두 정책의 추진전략은 1)기본적으로 기능주의적 접근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는 동안 남북간 접촉점·선·면·공간을 넓혀나가고 상호의존성을 키워나감으로써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부터 정착시키려고 한다. 2)교류·협력·왕래과정에서 북한의 개방점·선·면·공간이 넓어지고 북한이 변화하는 동안 남북간 동질성을 키워나감으로써 통일의 기반을 닦아 나가려고 한다. 3)남북이 통일문제를 주도하되 주변국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그들의 지원을 최대한 끌어낸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정책의 외연과 내용이 다소 확대된데서 찾을 수 있다. 1)김대중 정부에서는 경제·사회분야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한 반면 노무현 정부에서는 전 정부의 성과를 토대로 경제·사회분야 이외에 군사·안보분야에서도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2)김대중 정부가 남북화해·협력에 주력했다면 노무현 정부는 ‘화해를 평화로, 협력을 번영으로’ 개념을 확장하고 정책의 지역적 무대도 동북아로 확장해 남북간 평화번영과 동북아 평화번영을 연계시키려는 것이다. 3)이전보다 정책결정과정에서 국민적 참여를 강화하는 것이다. 햇볕정책 이후 1971년 이후 34년동안 500회에 걸친 남북대화가 열렸고 161건의 합의서가 작성됐다. 1989년부터 허용된 남북교역은 1,872만 달러에서 금년 9월 8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남북 민간인의 왕래는 9월말 현재 59,909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각 분야의 남북관계 진전으로 북한 사람들의 대남적대감이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으며, 이제 북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개념은 ‘주체’나 ‘자주’ 보다 ‘실리·실적·실력’이 차지하고 있다. 세계 언론도 북한의 자본주의화·시장경제화라는 맥락에서 개방·개혁동향을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들어 북핵문제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 정착의 속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고, 남북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동북아의 평화번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노무현 정부의 통일정책 구상이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다. 따라서 북핵문제는 최대한 빨리 해결되어야 하며, 국제사회는 남한의 화해협력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을 통해 북한의 체제보장 약속을 지키고 북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미국과 일본의 입장에서도 북한의 선핵폐기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북핵문제 해결과 대북관계 개선을 병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