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스승의 날에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제자에게서 걸려온 안부전화와 40대를 훌쩍 넘긴 제자가 찾아와 약주 한잔 대접해 줄 때....어느 날 택시에서 “선생님! 제가 어느 학교 몇 회 졸업생 김 아무개 입니다”라고 인사할 때 큰 부자라도 된 듯 흐뭇한 마음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정말 이별의 순간 입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아낌없이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안고 새로운 길을 출발하려 합니다. <심원고 박용남 선생님의 퇴임사 중에서>

▲좌로부터 신대숙 여사. 박용남 선생님. 김희자 교장.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1972년 3월20일 30세의 나이에 교단에 선 후 33년 5개월 동안 평교사로서 재임한 박용남(62) 선생님의 명예로운 정년 퇴임식이 23일 오전 10시30분 심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정년퇴임한 박용남 선생님은 부천이 시가 되기 전 소사읍 ‘넘말’마을에서 태어난 토박이로서 부천 북초등학교, 서울 영등포 중, 인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고 직장에 다니다가 30세에 명지대 공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교사의 길로 들어섰다.

▲ 박용남 선생님의 가족, 자부, 손자.ⓒ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박용남 선생님은 퇴임사에서 “화학 선생님으로서 과학적 사고에 기초한 합리적 사고의 틀을 정립시키기 전에 ‘예의가 아니면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말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가르쳤다”고 밝히고 “30세의 나이에 교단에 선 이후 33년 5개월의 세월은 그 순간순간이 너무도 길었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너무나 짧은 세월같이 느껴지는 것은 어인 마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젊음을 무기로 미래의 희망을 키우고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 21세기 선진한국을 위해 도전하고 성취 할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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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에 재학 중인 최유민 양과 박창욱 군은 사은사에서 “화학시간 기체의 상태를 설명해 주시면서 온갖 손짓 발짓 섞어가며 이해시키려고 애쓰시던 모습....늦은 저녁까지 꺼지지 않던 상담실의 불빛이 우리 수업 준비를 위한 불 밝힘임을 알았던 어느 날 저희들은 어려운 화학 시간이었지만 선생님의 열정에 감동되어 도저히 엎드려 잘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온 몸으로 재미있게 수업해 주시어 저희들 머릿속에 쏙쏙 넣어 주셨던 화학수업을 이제는 영원히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저희들 졸업 때까지라고 가시지 말라고 붙잡고 싶다”고 말하고 “선생님은 떠나시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자랑스러운 제자가 될 것을 약속”했다.

▲ 감사패 공로패를 증정하는 김희자 교장(좌). 김광회(도의원)운영위원장(우)ⓒ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박용남 선생님 가족의  만수무강과 무병장수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며 ..건배.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김희자 교장선생님은 축사에서 “33년 5개월의 교단을 아무런 과오 없이 명예롭게 떠나게 된 것은 축복”이라고 말하고 “학교 축제 때마다 서예작품 전시와 가훈 써주기 또한  매주 금요일 예절교육을 통해 효와 예를 학생들의 가슴에 심어 가정교육의 틀을 세움으로서 귀감이 되신 헌신의 길을 후배 교사도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장은 “선생님이 떠나간 빈자리가 내일부터는 당장 허전하게 느껴 질 것 같다”며 “불현 듯 학교가 생각이 나면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심원고등학교 김광회(도의원) 운영위원장은 "박 선생님께서는 가난했던 시절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 교육자의 길을 택하시어 명예로운 오늘의 퇴임까지 쌓아온 공적은 제자와 후배들에게 값진 귀감이 될 것“ 이라고 말하고  ”석별의 정을 나누는 아쉬운 자리지만 ‘덕은 외롭지 않으며 항상 이웃이 있다’는 논어의 한 구절같이 보람 있는 여생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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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빈으로 참석한 신현철 전 인천연수 구청장은 “박 선생님과는 50년 죽마고우로 우정을 쌓아왔다”고 소개하고 “고교 졸업 후 가정형편이 어려워 취직을 하여 직장을 다니면서 뒤늦게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교단에선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친구를 칭찬했다.

▲ 체육진흥회 김영남 총무의 꽃다발 증정.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이날 박용남 선생님은 경기도 교원단체 총연합회 회장의 공로패, 부천시 교원연합회 공로패, 심원고등학교장 공로패, 심원고 총동문회 감사패, 학교운영위원회 감사패, 총학부모회 기념품, 교직원 상조회 기념품,체육진흥회 기념품을 받았다.

▲심원고 학생들의 스승의 은혜 제창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퇴임식 이 끝난 후 1층 교직원 식당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박용남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이 태어 나신곳은?
“부천이 시가 되기 전 소사읍 넘말이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나 부천북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 시절 장씨네가 많이 산다는 장말을 지나 출렁거리는 보리밭 사이로 논길을 따라 실개천에서 고무신 벗어 송사리 잡고 무 밭에서 무를 뽑아 먹으며 자랐다.

-사모님의 내조가 남다르게 훌륭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현숙하고 지혜로운 아내 덕분에 다복한 가정을 가꿀 수 있었다. 특히 17견이라는 긴 세월을 중풍으로 누워계신 시아버님을 지극정성으로 봉양하였던 아내 덕분에 아들, 자부, 손자들이 보모의 뜻을 크게 거스르지 않고 효도함을 볼 때마다 아내에게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그동안 수고했다’고 치하 드린다”

-제자들을 가르치실 때는 엄하셨는지?
“‘하면 된다, 내일은 내가 하자, 성공은 내 마음, 내 습관, 내 실행에 있다’라는 소사공고와 부천대학 학교훈을 일깨워 주었고 ‘예의가 아니면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말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가르쳤다”

-심원고는 언제 부임하셨는지?
“2002년 3월1일 부임했는데 심원고를 마지막으로 교직생활을 마감한다고 생각하니 남다른 열정과 애착이 생겼다. 심원고에서 3년 6개월 동안 1시간 수업을 위해 몇 시간씩 수업자료를 준비했는데 이제 그 시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계획은?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가슴에 안고 지금까지 받았던 사랑을 하나하나 꺼내어 이웃과 나누며 인자한 아버지로, 자상한 남편으로, 손자 손녀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할아버지로 청정하게 살겠다.

박용남 선생님 약력

▒출생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3동 넘말 ▒가족사항 부인 신대숙 여사. 형구,지훈, 상훈 3남매.자부 윤영아, 안윤미. 손자2. 손녀2 ▒학  력 부천북초등. 영등포중.인천공업고등학교.명지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화학교육 전공 ▒교사경력 영신여자중학교 과학교사. 소사공업고등기술학교 물리· 화학 교사.부천대학 물리· 화학 강사 성곡중학교 과학교사.심원고등학교 교사. ▒회사경력 및 그룹활동 대한제분주식회사 연구원. 동양석판주식회사 연구원. 부천대학 서예지도 교사. ▒표창 및 상훈 경인미술대전 서예부문 입상. 부천시연합회 공로상 표창. 부천농협 공제가족 효행상 표창. 경기도 교육감 경제교육 표창. 교육부장관 생활지도 표창. 녹조근정 훈장 수상. ▒장학활동 -부천북초등학교 총동문회 장학금 120만원 및 동문회 80만원 기탁 -인천공업고등학교 동문회 기부금 30만원 기탁 -명지대학교 화공과 총동문회 기부금 210만원 기탁 -성곡중학교 교사 재직중 장학금 30만원 기탁

▲ 축하연에 참석한 심원고등학교 학부모 운영위원ⓒ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