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개똥녀 사건', '연예인 X파일 사건','7악마 사건' 등에서 사이버 언어의 폭력 수준이 거의 '테러 수준'에 가깝다며 인터넷의 익명성 부작용을 염려한 나머지 연내에 '인터넷 실명제' 도입 추진을 연구 중이다.

물론 인터넷의 특성상 가면을 쓰고 대화를 할 수 있기에 절제되지 않은 언어로서 원색적 비난및 인격 모독성 발언으로 많은 다수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에 제도적 방침을 마련하여 더러운 입을 막아 버리겠다는 정부 취지에 이해를 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이 지닌 피혜도 큰 반면 익명성 지닌 장점도 상당한 폭팔력을 지녔음을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것은 인터넷의 실명성보다도는 익명성이 좀더 리얼하고 사실에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 고민을 상담한다거나 아니면 지인의 작품을 비평 의뢰 받는다면 과연 실명으로 얼마만큼이나 진실되게 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청소년 고민 상담에서는 진심은 깊이 잠수 되어 있고 피상적 상담이 되기 쉬우며 의뢰된 작품 비평도 실명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 자신의 실체적 견해와 거리가 먼 듣기 좋은 이야기로 통과 의례적 인사 수준에 그치기가 십상이다.

인터넷상의 익명성 리플에서는 미친 개 달보고 짓듯 자신의 논리만을 최고의 선인 양 주장하거나 또는 확인되지도 않은 사건을 마치 사실인 양 단정적 표현을 사용해가며 상대방에게 억지 논리를 강요, 그렇지 않으면 남의 이야기는 아예 무시하고 무조건 욕설을 퍼부으며 상대방을 교화및 교육시키려는 고자세를 견지한다면 이는 이미 형평성을 잃은 양(쌍)방향성이 아닌 일방향성(단방향 주입식)으로 이미 강력한 독성을 띠어 버리게 된다.

이렇게 인터넷에서 생긴 독성 있는 잡풀은 뽑아 주거나 이런 잡풀이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물갈이를 해주면 되는 것이지 진실에 가까운 익명성의 장점까지 아예 뿌리를 잘라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이웃이 대마초를 하는 것으로 의심되거나 수뢰 등의 부정부패 사범, 회사 세무비리를 일삼는 악덕배라 할지라도 실명으로는 사실상 고발하기가 쉽지 않다.

부천 상동 신도시 아파트에 몇 차례 도둑이 들었었고 이미 CCTV에도 녹화가 되어 경찰서에 넘겨 주면 그 도둑을 잡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크게 도둑 맞은 것도 없다며 나중에 도둑에게 후환도 두려워 쉬쉬 해가면서 고발을 포기해버리는 것이 실명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옛부터 어른들이 도둑은 잡을 생각을 하지말고 쫓을 생각을 하라고 우리에게 일러주었던가.

인터넷에서 언어의 폭력을 두려워한 나머지 실명제 도입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빈대(언어 폭력)를 잡기 위하여 초가삼칸(익명의 리얼성)을 다 태우는 우를 범하기 보다는 인터넷의 익명성을 보장해주면서 비록 빈대를 완전 소탕치는 못하더라도 빈대가 잘 다니는 곳에 여러 기구나 끈끈히를 설치하여 빈대를 줄이려는 자세가 좀더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