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정현순 시민기자 

“엄마, 나오늘(18일) 병원에 갔다 왔는데 한 가지만 빼고 다 괜찮데. 아기가 2,6Kg이래. 머리도 아래로 내려왔고 등을 돌리고 있어 다 정상이래. 지금부터는 아무 때나 나와도 괜찮 데니깐 엄마도 걱정하지 마.“ “그래, 다행이다. 이왕이면 6월 결산 잘 끝내고 낳았으면 좋겠다. 병원에는 언제 또 가니?” “나도 그런 생각 하고 있어. 병원엔 일주일에 한번씩 오래”  “그럼 남은 기간 몸조심 잘하고 잘 지내” 하고 너와의 전화를 끊은 뒤 엄마는 이런 저런 생각이 났단다.

엄마가 이젠 두 아이의 엄마가 될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단다. 사랑하는 딸아! 벌써 네가 둘째아기 출산을 한 달 정도 남겨놓고 있지. 난 요즘 너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결혼하기 전 너의 모습은 티끌만치도 찾아볼 수가 없어 내심 놀라곤 한단다. 어느새 네 배는 남산만 하게 불러왔잖니. 그런 네가 한 어깨엔 가방을 메고 한손에 우진(손자)손을 잡고 숨이 차서 씩씩거리면서 엄마 집에 들어서는 너의 모습을 보면 ‘저 아이가 정말 내가 낳은 딸 맞나?’할 정도로 씩씩해 보여.

엄마 집에 들어서는 너의 모습은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건강한 모습이지. 그건 아마 이 엄마가 걱정을 할까 봐 그러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단다. 결혼하기 전 너는 바싹 마르고 몸이 약해 한달에 한번씩은 월례행사처럼 감기 몸살을 앓곤 했잖아. 결혼하고 우진이를 낳더니 그런 일이 언제 있었나? 할 정도로 건강해진 네 모습. 그걸 보면 엄마가 되면 강해진다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사위가 출장 갔다고 늦은 저녁에 퇴근하고 엄마 집에 와서 하루 밤 잤지. 그리곤 그 다음날 이른 아침 출근하는 길에 우진(손자)이는 놀이방에 내려놓고 간다고 엄마 집을 나선 너. 엄마가 우진이 천천히 데려다 준다고 했는데도 놀이방에서 중요한 공부가 있다면서 말이야.

운전대에 앉은 네 모습이 어찌나 아슬아슬 하던지. 볼록 나온 네 배와 운전대가 달 것만 같아서. 내가 그런 걱정을 하자 너는 “이것 봐 엄마.

아직도 공간이 이렇게 많이 남아잖아 걱정하지 마” 하면서 나온 배를 조금이라도 들여보내면서 나를 안심시키는 너였어. 그날 아침 우진이를 태우고 네가 몰고 가는 자동차 꼬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난 그 자리에 서 있었단다. 하기 사 언제나, 늘 그래 왔지.

하지만 그날 아침엔 유난히 엄마 가슴 한편이 싸하더라. 그러면서도 대견하고 멋있었어. 넌 둘째아기를 임신하고 더 여유로워 진거 너 아니? 그날 엄마는 집으로 들어와서 멍하니 하늘을 보다 너를 낳을 때 생각을 해봤단다. 너를 낳았을 때  너도2,8Kg으로 작은아기였단다.

입덧도 그다지 심하지 않았고 아기가 작아서인지 출산할 때도  첫 아기인데도 고생도 많이 하지 않았지. 그 쬐금한 것을 낳아 내 옆에 누워있던 너를 보고 내가 정말 이아기를 낳았나? 할 정도로 신기했단다. 그리고 너를 쳐다보면서 엄마 혼자 속으로 ‘엄마? 엄마? 내가 정말 엄마가 되긴 된 건가?’도대체가 내가 엄마가 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지 뭐니.

그렇게 엄마도 너를 낳고는 실감이 나지 않더니 네 동생을 낳은 뒤에야 내가 정말이지 엄마가 되었다는 것이 믿어지더라. 그때서야 엄마도 엄마로서 여유가 생겼던 것 같다. 네가 우진이 낳고 2년 동안은 둘째는 죽어도 낳지 않겠다더니 무슨 마음의 변화가 생겨 둘째아기를 가졌는지? 너도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 생각하면 네가 아기를 두 명 낳은 것이 제일 잘했다는 생각이 들 거야.

그건 엄마가 장담할 수 있단다. 왜냐하면 세상에 아기들만큼 빛나는 보석은 본적도 만져 본적도 없거든. 그건 경험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이란다. 이 엄마도 이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이 너와 네 동생을 낳은 일이라고 언젠가 너희들한테 말한 일이 있지. 그런데 첫아기를 낳고 둘째아기를 안난다고 하는 것은 너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엄마들은 대부분 그런 소리를 한단다.

그만큼 아기 낳는 것이 힘들다는 일이란 거지. 하지만 두아기를 낳아놓으면 세상에서 완전한 내편이 한명 더 늘어 난 거고 제일 부자가 된 느낌도 든단다. 우진이 낳을 때 심한 통증을 하면서도 넌 ‘엄마 엄마도 나 낳을 때 이렇게 힘들고 아팠어?’ 하면서 울던 기억나니? 그땐 엄마도 어찌난 눈물이 나던지.

넌 첫아기 낳을 때 벌써 철이 다든 것 같아서 이 엄마보다는 훨씬 낫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그렇게 낳은 우진이가 엄마가 배가 불러 힘들다고 하면서 웬만한 일은 제가 다한다지. 그리고 이젠 못하는 말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랐어. 우진이 하는 짓을 보면서 네가 행복한 웃음을 짓는 것을 보면 이 엄마도 행복해진단다.

딸아! 네가 둘째를 가지고 하는 말이 “엄마 자식이 하나 일 때하고 둘일 때하고 마음이 달라” “어떻게 다른데?” “뭐라 할까? 조금은 더 어른스러워졌다고나 할까? 우진이만 낳고 말았으면 난 아주 이기적인 마음이 없어지지 않았을 거야 ㅎㅎㅎ”  그건 정말 맞는 말이란다.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 그럴 때마다 지금처럼 그 마음, 그 정신이면 못 이겨 나갈 일이 없을 것이란 믿음을 이 엄마는 갖고 있단다. 네 출산 예정일이 7월 중순경이니깐 한달이 채 안 남았지. 그동안 정말이지 잘 견뎌 냈다. 배불때기 딸아! 둘째아기가 체중이 적게나가는 것은 그동안 네가 많이 힘들어서 그럴 거야.

직장생활에 가정생활, 육아, 시댁일 등 사소한 일이 또 얼마나 많았니. 임신을 하고 난 뒤에도 많이 걸어 다녀야  출산할 때 도움이 된다면서 몸을 많이 움직였던 너. 너의 그런 건강한 정신이 꼭 그렇게 되리라 엄마도 믿고 있단다. 여러 가지 힘든 조건에도 큰 병 안 나고 잘 견뎌내서 정말이지 고맙구나.

여태까지 잘 견뎌냈으니깐 조금 남은 시간도 잘 견뎌 내리라 믿는다. 그리고 예쁘고 건강한 아기 순산하기를 이 엄마가 매일매일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있단다. 20일정도만 있으면 넌 두아의 엄마가 되고, 이, 엄마는 진짜 할머니가 되겠지.

사랑하는 딸아,오늘도 이렇게 하루해가 잘 넘어가고 있구나. 이런 날이 엄마는 참으로 감사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