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유재근 시민기자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책의 저서로 한국의 많은 젊은 이들에게 높은 꿈을 안겨 주었던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씨가 IMF라는 최대 시련의 벽에 부딪쳐 약 6년간 세계의 떠돌이 생활 끝에 결국 지난 14일 안방인 국내에 들어 와 쇠고랑을 차는 신세가 되었다.

물론 김 전회장의 공(功)과 과(過)에 대한 평가는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는 대우그룹을 경영하면서 4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 장부를 조작으로 10조 원대의 부정대출및 대우 런던법인을 통해 회사 돈 200억달러를 해외로 빼돌렸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사실 김 전회장은 67년 대우 설립 대우실업을 창립하여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에 와이셔츠 등 섬유 수출로 많은 재미를 톡톡히 보았으나 특히 대구 교대의 아버지 제자인 박 정희 전대통령의 많은 후광으로 은행의 자금지원으로 많은 부실 기업들을 거져 줏다 시피하여 마켓팅 강화로 매출을 늘리며 정상화 시키는 전략을 구사했었다.

그래서 당시 왠만한 은행에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김 전회장으로 부터 '형님!' 소리 한번 안들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일화는 필자가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대우 통신에 근무를 하였었기에 귀에 굳은 살이 얹히도록 들은 바 있다.

사실은 대우통신도 1977년도에 대한전선으로 부터의 부실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당시에는 주로 가전인 대우전자만 있었으나 전자통신 분야의 발판을 마련코자 구조조정 중인 회사를 사들인 것이다.

대우그룹은 사업 초기의 대우실업만 창립을 하였을 뿐 나머지 회사들은 모두 은행 돈을 차입하여 부실 기업들을 인수한 것으로 마치 고물상에서 중고품을 사들여 잘 닦고 재손질을 한 회사들이라 한다.

필자가 70년대및 80년대에 대우 통신에 다녔을 때에도 대우그룹 전 직원을 상대로 당사 일을 중단하고 우선 창고 재고품인 대우 가전품을 팔아 오라고 종용하

는 바람에 회사 일은 접어 두고 할당 양을 파느라고 아는 친지들 집을 찾아 다니느라 신발이 닳을 정도였었다.

심지어는 납품업체에 납품 대금도 대우 가전제품으로 주거나 판매 할당량을 주는 바람에 대우가전 제품들이 세운상가에 차때기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곤 했었다.

필자가 80년대 중반에 현대그룹으로 옮긴 후에도 대우그룹에서 이런 불공정 행위는 계속 되었고 보너스도 현금이 아닌 당사 주식으로 주는가 하면 현대그룹에 자동차 회사가 있어 현대그룹 직원들에게는 얼마간의 인센티브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옛 대우통신 동료들이 자신에게 할당된 대우 자동차를 팔아 달라고 내게 애걸복걸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대우 자동차를 팔아먹기 위하여 대우 그룹사에 방문하는 차량은 대우 자동차만 허용하는 졸속 정책을 펴는 바람에 내가 다니던 당시 현대전자에서도 한 동안 대우자동차 소유 방문객들에 대하여는 회사 출입을 불허하는 해프님을 벌리기도 했었다.

이렇게 불법적 불공정 행위를 동원하면서까지 억척스럽게(?) 창업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이나 신제품 개발보다는 부실기업을 인수하여 껍대기만 바꾸거나 색칠하는 경영으로 일관하며 은행 돈을 자신의 주머니 돈 꺼내 쓰듯 사용했던 대우그룹은 자연 부채비율이 높아져 과중한 금융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바람에 그 모든 부채가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 등짐에 올려진 적이 있었다.

대우그룹에서 밥을 먹었었으며 중견사원 시절에는 그를 한때 영웅시까지 해가며 아주 가까이 옆에서 보아왔던 이제는 칠순의 전 대우그룹 김 우중회장의 구속을 바라 보는 필자의 마음은 필로는 이루 형언키 어려운 그에 대한 가련한 감회와 동정이 일시에 아우러져 미묘한 파장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