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자원봉사란 누구를 돕는 일이라기보다 오히려 내가 사회 일원으로 참여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안이 되는 일입니다. 또 활동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무엇보다 보람을 느낄 때가 많아요. 내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 활동에 참여할 겁니다.”

▲모범자원봉사자 최옥정 ⓒ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지난 5월 25일 부천시 자원봉사 한마음대회에서 모범자원봉사자  표창을 수상한 최옥정(49·괴안동) 씨의 소감이다.

1994년부터 대한적십자사 부천시지구협의회 인애봉사회에서 활동해온 최 씨는 공식적인 봉사시간은 6천여 시간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훨씬 더 많은 활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시간을 채우는 것에 연연하기 보다는 작은 일이지만 다른 사람이 누군가를 필요로 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 내가 힘이 되었을 때 가장 기쁘다고.

그러나 이런 기쁨을 느끼기 전의 그녀는 아이 키우고 집안 살림에만 몰두하던 전형적인 전업주부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 그녀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것은 1989년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문제가 생기면서 ‘주민모임’을 꾸려 대항하면서였다.

“힘이 약해서 늘 당하기만 하는 부조리한 모습을 보면서 힘들고 어렵더라도 잘못된 것은  꼭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강제진압, 경찰 대치 등 급기야는 물리적인 힘과 부딪치기도 했지만 결과는 주민 승리였어요. 이 일을 계기로 비록 작은 일일지라도 주변의 잘못된 일을 묵과해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최씨는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자원봉사활동을 비롯해 학부모운동에 나서면서 학교급식을 위한 학부모연대, 부천시 학교운영위원회 정착을 위한 시민모임, 부천교육연대 등을 주도했으며, 후원금으로 <학교운영위 정착을 위한 부천시민모임소식>, <부천교육연대> 소식지를 만들어 당시 이해찬 교육부장관의 칭송을 받은 일은 유명한 일화가 되었다.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백혈병에 걸린 아이를 돕기 위해 다방면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해 치료비를 모아 전달했는데, 친척 되는 사람이 대신 관리한다며 멋대로 써버린 일. 아이의 부모는 모두 청각장애인이었다. 가족이 아니기에 결국 법의 힘을 빌려 어렵게 해결은 했지만 아이는 숨지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아이의 부모하고는 지금도 가깝게 지내면서 해결사(?) 역을 자청하고 있다.

봉사활동에도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2년 전 대경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최씨는 요즘 5년째 계속하고 있는 장애아 위탁가정 활동, 성곡중학교 상담 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비롯해 독지가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중간 역할도 맡고 있다.

본인을 믿고 맡겨주는 후원자들이 너무 고맙다는 최씨는 “세상이 험악하다지만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좋은 일을 하는 천사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아름다운 것”이라며 “자원봉사 활동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조금씩만 나누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 돌아오는 것은 기쁨 두배”라는 말도 덧붙여서“자원봉사활동은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고, 태어나 살면서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앞으로의 희망은 노인복지시설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