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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렉스 극복기] 상체만 긴 '숏다리' 탁구로 극복
2005년 03월 31일 (목) 00:00:00 유재근 시민기자 jae810@ezville.net

부천타임즈: 유재근 시민기자

요즘 한국 성인 남자 표준 키가 약 173cm가량이란다. 이를 기준으로 자신의 키가 큰 지, 작은 지를 논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숏다리와 롱다리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표준 다리 크기를 딱히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대충 키의 절반 정도면 될 듯하다.

나는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키가 거의 자라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키가 아니라 앉은 키다. 내 키는 164cm, 앉은 키는 93cm이다. 앉은 키를 기준으로 하면 내 키는 약 180cm는 되어야 그럴 듯해 보일텐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즉 나는 엄청난 '숏다리'인 것이다.

학창 시절 한 학년씩 올라갈 때마다 키 순서대로 앞 자리부터 좌석 배치를 받는데, 그 당시 나는 비교적 키가 작은 편인지라 앞 좌석에 앉게 되었다. 그런데 내 뒤에 앉은 급우들이 내 앉은 키 때문에 선생님이 쓰신 칠판의 글이 전혀 안보인다고 내 머리통을 때리는 바람에 내 머리는 늘 밤탱이가 되곤 했다.

   
▲ 유재근(앞줄 가운데) 시민기자 ⓒ부천타임즈

학창 시절에 100m 달기기를 하면 항상 꼴찌에서 두 번째를 도맡아 했는데 그나마 내가 꼴찌를 면하는 것은 내 실력이 아니라 우리 달리기 팀 중에 한 명 정도는 '열내며 그렇게 열심히 달려서 뭐하게?' 라며 마치 한 세상을 달관한 듯이 사는 급우가 하나씩은 꼭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초, 중, 고 12 년간을 학교에 다니면서도 유독 체육 시간을 싫어 했던 이유가 집에 돈이 없어 체육복을 못 사입고 학교에 가 옆 반 급우의 것을 빌려 입거나 또는 못 빌려 입었을 경우에 선생님으로 부터 몇 차례 꾸중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은 내가 대학에 들어 가서 학생 과외 수업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 태권도 도장에 입문한 뒤였다.

태권도의 기마 자세로 나는 한껏 다리를 벌려 앉았음에도 관장님은 뻣뻣히 서있다며 내 넓적 다리에 올라 타는가 하면, 더욱 결정적인 것은 관장님의 구령인 "앞차기, 어엿!"에 따라 내가 앞차기 동작을 하면 다른 놈들은 모두 발이 머리 위로 한 10cm 이상씩은 올라 가는데 나는 겨우 발이 내 이마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제서야 나는 내 다리가 대단히 짧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다리가 짧아 제대로 잘할 수 있는 운동이 거의 없음을 깨닫게 되었으며 내 신체에 비애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이런 신체적 불균형을 아주 잘 극복한 경우도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25번째 맞선을 결혼으로 성공시킨 비책(?)이라 할 것이다.

맞선을 볼 때에 내가 신부감보다 먼저 도착해서 자리에 앉아 있으며, 신부감과 대화를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일어서기 전까지 반드시 신부감의 호감을 얻어낸다는 작전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의 아내는 당시에 앉아 있는 내 모습만으로 내가 키가 큰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한다. 대화를 나누면서 내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갖게 되어 그 자리에서 일어설 때는 165cm인 아내가 자신보다 작은 나의 키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니 말이다.

사실 나는 숏다리의 결점을 보완코자 운동이 아닌 앉아서 하는 놀이 즉, 바둑, 장기, 마작, 트럼프, 화투 등등을 두루 섭렵하였다. 이 분야의 책까지 사서 숙독하는 정성을 기울인 나머지 이 부문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수급의 수준에 이를 수가 있었다. 특히 바둑 책은 내가 결혼하기 전에 사본 것만 해도 무려 200여 권이나 된다.

하지만 나는 신체적 핸디캡을 지녔을망정 꼭 내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 나만의 운동을 찾고 싶었다.

다시 말해서 숏다리를 극복키 위해 보폭이 그리 크지 않으면서도 좁은 공간 안에서만 움직이고, 작은 키를 커버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하는 운동 종목을 찾다가 그것이 바로 탁구임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78년 5월에 결혼을 했는데, 그 해 11월부터 탁구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무려 26년을 하루에 평균 두어 시간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해오고 있는 중이다.

결혼 초기에는 많은 시간을 탁구장에서 운동을 하며 지내다 보니 하루는 장인 어른께서 탁구장에 혹시 예쁜 아가씨라도 있어서 그러나 하고 "자네, 살림은 신경을 안쓰고 탁구장에서만 겉돌면 어쩌나?"라고 걱정을 하시는 바람에 장인 어른의 걱정을 덜어 드리고자 아내를 일 년 가까이 탁구장에 데려 가서 함께 탁구를 배운 적도 있었다.

한참 내가 탁구에 몰입했을 때는 결혼식장, 장례식장에 갈 때에도 언제라도 탁구를 칠 수 있도록 서부의 총잡이들마냥 내 전용 무기(?)인 탁구 라켓을 몰래 싸들고 다니기도 했다.

탁구라는 운동에 흠뻑 매료되어 살아 가고 있는 지금은 롱다리 키 큰 친구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다.

"큰 키 롱다리에 탁구도 제대로 못하나? 그건 정말 낭비지!"

덧붙이는 글
위 기사는 부천타임즈 시민기자 유재근씨가 오마이뉴스 오마이광장 <콤플렉스 극복기 > 응모글에 기고하여 기사화 된 글입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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