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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원 칼럼]건강한 보수(保守)를 위하여
2005년 03월 07일 (월)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김명원(환경대안운동협회 이사장)

   
▲ 자료제공 독립기념관

한승조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산케이 신문 기고 글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지만원씨가 한승조 교수를 옹호하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또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모두 일본 우익 인사들의 발언을 그대로 갖다가 되풀이 하고 있다. 한국 민족문화는 일제 식민통치 기간에 보다 성장했다. 한국학 연구의 기초를 세워 준 것은 일본인 학자와 한국인 제자들이었고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는 오히려 행운이고 축복해야 할 일이며 일본인에게 감사해야만 할 것이다.

   

종군위안부라는 존재는 어느 전쟁이나 있는 일인데 유별나게 우리나라만 몇 번 씩이나 보상금을 요구하는데 이것은 고상한 민족의 행동이 아니다 라는 것이다. 지만원씨는 더 나아가 “친일청산은 친김정일이다”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두 분 모두 우리나라의 보수 세력을 자처하시는 분들이시다. 여기서 ‘보수’라는 단어의 개념 자체는 오랜 습관·제도·방법 등을 소중히 여겨 그대로 지킨다는 의미이다. 즉 오랫동안 내려온 우리의 전통을 소중히 하고 우리 민족을 소중히 여기며 우리나라가 혁신적으로 바뀌기 보다는 그대로 지켜가며 천천히 발전을 원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당당하게 친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친일파를 청산하는 것을 반대하는 분들은 보수 세력인가. 당연히 아니다. 건강한 보수 진영에서는 오히려 친일파를 청산하고 건전한 보수 진영의 입지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당연한 말이다. 보수는 외세에 무조건 기댄다는 의미가 아니다. 안정적인 생산에 관심이 있고 국익에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외국과 타협할 수 있다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독립군의 자손이라도 성향에 따라 보수적일 수도 있고 진보적일 수 있는 것이다.


 
   
▲ 자료사진 MBN TV 화면 켑쳐

조선 후기 명성황후를 중심으로 형성된 친청적 보수정치집단을 ‘수구당’ 혹은 ‘사대당’이라고 했다. ‘수구당’은 서구 열강의 침입에 민족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외세에 의존하여 권력을 지켜내는데 급급했던 정치집단을 일컫는다. 수구세력은 그때부터 친청파, 친일파, 친미파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주로 그 시대의 강대한 나라들에 기대어 명맥을 유지해왔다. 한승조 교수나 지만원씨의 발언은 바로 이 수구세력의 성격을 대표하는 발언이다.
 
‘친일’이라는 단어 자체가 대상 국가를 사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사대적, 종속적 관계이기 때문에 ‘친XX’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친일파’라는 단어는 단순히 ‘일본에 친한 세력들’ 이라는 뜻뿐만 아니라 예전에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고 같은 민족을 착취하고 죽게 만든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며 오히려 일본을 고맙게 생각하라는 말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바람직 한 일이 아니다.  이는 단순히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했던 일은 과거일 뿐이니 덮고 지금 어찌 되었건 일본이 잘 사니까 잘 지내보자 라는 논리인 것이다.
 
일제시대 때 의병을 조직해서 대항했던 선비들은 보수주의자들이었다. 그때의 보수주의자들인 선비들에게는 일본이라는 외세를 끌어들이는 것이 양심상으로도 민족의 미래를 생각해도 나라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을 걱정하는 보수적인 정치논객이라면 일본에게 떳떳하게 정식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과거에 있었던 생채기를 치유하며 동등한 관계에서 친목을 도모하는 것을 지향할 것이다.
 
어떠한 사람의 정치적 성향을 흔히 진보 혹은 보수로 이야기 하다 보니 수구세력 역시 자신들을 보수 세력이라 자칭하며 진보와 보수 사이의 건강한 교류를 해치고 있다.

그러나 보수와 수구의 개념을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이다. 소위 보수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냉전 시대의 논리를 앞세우며 진보와 보수를 단순히 민주주의와 빨갱이로 구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진정으로 한국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건강한 토론을 벌이길 바란다.

   

김명원(enviro005@kornet.net)

서울대학교 화공과 졸업. 민주화운동관련 투옥(특별사면석방)
민주주의 민족통일 부천연합 의장.부천시민회 조직운영위원장
부천노동법률상담소장.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간사
환경관리공단 감사. (현)사단법인 환경대안운동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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