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유성숙 기자

“일전에 ‘군사무기 전시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곳에는 최첨단 기술과학과 어마어마한 자본, 거대한 권력의 총집합체인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전쟁에서 누군가를 파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무기들의 배경에는 세상도 놀라움을 금치 못할 굉장한 힘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거만한 표정을 한 무기들을 보면서 우리가 이렇게 거대한 힘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는 절망 속에서 허망함과 우리의 나약함을 뼈 속까지 느꼈다. 그러나 내가 가진, 평화라는 비전을 버릴 수가 없었다. 적을 알았기에 싸워야 할 이유가 생겼고, 이 싸움에 남성보다는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일상에서의 군사문화, 평화를 고수하기 위해 우리 생활 속의 군사문화를 틈새전략으로 분열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여성평화 활동가 김엘리>

▲ ⓒ부천타임즈

부천시민연합 여성회(회장 박미현)는 8월 11일(수) 오후 7시 30분 부천시 근로자 종합복지관에서 여성평화 활동가 김엘리(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前 정책실장)를 초청하여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의 군사문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성균관대와 성공회 등에서 여성학을 강의하고  있는 김엘리 강사는“군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훈련과 규율이 일상적 삶에까지 이어져 여성을 비하하는 것으로 반복되고 실천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어 김 강사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군사문화 속에 호전적인 가치가 스며있는데 이는 개인과 사회 공동체에 군사주의가 일상화, 사회화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일상속의 군사문화를 비판했다.

이 외에도 ‘적의 이미지’, ‘적의 정복과 여성’, ‘전쟁의 성애화’등의 다양한 주제를 갖고 여성 평화 교육의 장을 열었다.

이날 강연에는 부천외국인 노동자의집 김범용 소장, 부천시민연합 백선기 공동대표,작은자리 자활후견기관 최정은 실장, 부천시민연합 김낙경, 부천시민연합 여성회 장정화,부천YWCA 김해경 간사, 오정구 노인종합 복지관 이은영  등 여러 인사들이 참석했다.

강연이 끝난 후  간단한 질의 응답시간이 있었는데  부천외국인 노동자의집 김범용 소장은 “강연을 듣는 동안 남자의 입장에서 자리가 매우 불편했다. 군대를 다녀오지도 않은 여성이 군대문화에 대해서 말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군사문화와 관련한 남성 비하적인 발언은 듣기 거북하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평화를 바라보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며 김엘리 강사의 “페미니스트적 사고가 약간은 편향된 것이 아닌가”라는 소감을 피력했다.

▲ 박미현 ⓒ부천타임즈

부천시민여성연합 박미현 회장은“생활 속의 군사문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 강연 해야만 해서 충분한 내용 전달에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말 문을 연후 “여성과 남성을 비유하는 것에 있어서 여성성이 갖는 특성과 본질을 잘못 전달한 부분들이 있어 강의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어 박 회장은 “오늘 강연에는 예년 보다 많은 남성들이 참여했고, 이를 통해 자극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기쁘다. 앞으로도 여성들이 주관하는 행사에 보다 많은 남성들의 참여가 이루어져 여성과 남성이 적대하는 자리보다는 함께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교육의 장을 옹호했다.

부천시민연합 백선기 공동대표는“ 오늘 강연은 지역 여성단체간의 연대와 향후 통일시대를 앞서 준비해 나갈 수 있는 여성들의 주도적인 참여와 실천이 기대 된다”고 했다.

부천시민연합 여성회(회장 박미현)는 지난해 제1회 부천여성교육 'gender and peace' 개최하는 등 기존 남성 중심적 통일사업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여성의 눈과 목소리로 통일을 이뤄내기 위한 올바른 관점 재정립 및 일상 평화운동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