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지마할은 성이 아닌 묘지이다. 그것도 애달픈 사랑의 묘지이다.ⓒ정재현

<동네북 정재현 부천시의원의 북인도 여행기>는 부천시 도당동과 춘의동, 역곡1동과 2동, 원미1동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정재현 부천시의원의 블로그에 연재된 것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참고로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newmo68 입니다

신의 나라 인도가 불교의 발상지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불교 인구는 많지 않다. 14억 명으로 인구를 추정하는 큰 나라지만 힌두교가 82%, 이슬람교가 11%, 기독교가 3%, 불교와 시크교가 각각 0.5%, 자나교가 0.2%이다.

독립적으로 이슬람교를 빼고는 종교가 다양성이 잘 보장된 곳이다. 실제로 싸움이 날 법도 하지만 서로 종교적 존중이 좋아 보인다. "1년에 한 두 번 사원을 찾는다."는 "나이롱 사이비 힌두교도"인 현지 가이드 S씨는 "이슬람은 테러범 인식이 강하고, 소를 몰래 먹는다는 생각 때문에 이웃이 되고 싶지 않다. 다른 종교인에 비해 특정 지역에 모여 살기 때문에 친해질 기회도 없다."고 말했다.
 
자나교의 성지는 역시 '카즈라'라는 호수가 있는 카즈라호가 아닌 순수 도시이름인 카스라호에서 만났다. 까마수트라가 있는 곳이다. 까마는 섹스, 수트라는 체위의 의미란다. 자나교 교세는 인도 전체 인구의 0.2%, 3백만 명이 믿는 종교. 승려는 평생을 나체로 산다. 힌두교의 한 분파이다. 실오라기조차 걸치지 않은 자나교 순례자는 손에는 부채와 물통을 들고 다닌다. 목표한 곳을 향해 걷기만 한다. 차도 비행기도 자전거도 이용하지 않는다. 부채로 파리를 쫓고, 자리에 앉는다. 혹시 모를 살생도 대비하는 것이다.

인도에 '소'는 없고 '소님' 만 있다.

인도에 소는 없다. 다만 '소님'만 존재한다. 인도에서 '소님'은 과속을 막는 교통경찰이다. 가이드 S씨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남자화장실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8월 7일 인도 아그라다. 왕비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서 만든 성 타지마할이 있는 인도의 심장. 인도관광의 중심지며 인도를 관광으로 먹여 살리는 도시.

하지만 인도에서 "너 아그라 다녀와야겠다."는 농담은 정신 나갔다는 말로 통한다. 유명한 정신병원도 있다. 서울내기들에게 너 청량리(정신병원) 갔다 와야겠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모양이다

나는 사실 인도를 방문하기 전까지 아그라의 따지마할을 잘 몰랐다. 사실 인도 문화를 교과서 등에 소개할 때 등장하는 왕궁 정도로 알았다. 그 정도 지식뿐이니 그렇게 찬연한 애정이 담겼는지, 거대한 묘지였는지는 더더욱 모를 수밖에.

따지마할은 궁전의 왕관이다. 당시 인도를 지배했던 무굴제국의 5번째 왕이었단다. 왕비 뭄따지의 이름을 따서 따지마할이라고 지었다. 서민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는 왕비를 사랑한 왕은 ‘왕비를 처음 만난 자리’에 따지마할을 지었다. 무려 22년 동안 하루 2만여 명이면 44만 명이 동원됐다. 이란 기술자 등 5명이 설계해서 이슬람 본류의 풍을 잘 지켰단다.

▲ 따지마할은 성이 아닌 묘지이다. 그것도 애달픈 사랑의 묘지이다.ⓒ정재현

명확한 대칭의 따지마할

입지적으로도 강가에 하늘을 배경으로 지은 건축물이라 최소한 배경에선 하늘 외에는 별다른 간섭이 없이 확 드러난다. 어떻게 저렇게 맞출 수 있을까라고 의심할 정도로 양쪽의 대칭이 같다. 덕분에 세계의 불가사의나 유네스코 유산 등재는 기본이다

남편인 왕에게 29살로 죽으면서 두 가지 요구를 한다. 하나는 내가 죽어도 재혼하지 말 것이며, 기념할 무엇인가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따지마할은 관광객으로 인도를 완전하게 먹여 살리는 큰 보물이 됐다. 덕분에 이슬람교의 나라인 이웃나라 파키스탄에선 질시가 심하단다. 힌두교 나라 인도가 이슬람교 건물로 국가가 살고 있어서다

덕분에 경계가 삼엄하다. 사복경찰도 많다. 그래서 따지마할에 입장할 때 금지품목이 유난스럽게 많다. 차라리 허용되는 품목을 알려주는 게 짧다. 아주 작은 가방과 물병 정도이다. 나머지는 모두 반입을 거절 당한다. 물론 또 신발은 벗는다.

무굴제국의 황제 사자한은 1631년 14번째 아이를 낳다 세상을 떠난 두 번째 아내 몸따즈를 위한 묘지이다. 상심한 황제는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반백이 됐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 전해진다. 사자한은 왕위를 아들 아우랑제에게 빼앗기고 2KM정도 떨어진 아그라 성에 갇혔다가 아내 곁에서 영원히 잠든다. 참 애달픈 사랑의 묘지 따지마할이다.

▲ 아그라성은 따지마할을 보기 위한 건축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