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그라에 있는 아그라성입니다. 사암으로 만들어진 성입니다.

<동네북의 북인도 여행기>는 부천시 도당동과 춘의동, 역곡1동과 2동, 원미1동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정재현 부천시의원의 블로그에 연재된 것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참고로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newmo68 입니다.

▲ 여행 사진에 시크교도만 쓴다는 터번(모자)을 합성했습니다. 인도에서 시크교도는 지역사회 공헌을 잘한답니다. 군인도 군대 모자 대신, 오토바이를 타는 운전자도 헬멧 대신 쓸 수 있답니다.ⓒ정재현

인도에는 인도가 없다. INDIA가 아닌 사람이 걷는 인도(人道)가 없다. 다만 우도(牛道)만 있다. 보통 자동차 전용으로 생각하는 고속도로에도 어김없이 '소님'이 등장한다. 차가 '소님'을 만나면 속도를 낮추고 경적을 울린다.

우리는 그동안 인도의 수도를 뉴델리라고 표시했고, 그렇게 알고 있다. 서울대학교 어학당에서 배우고, 인도 10년차 가이드는 만나자 마자 뉴델리가 아닌 뉴딜리라고 말한다. 뉴델리인가 뉴딜리인가? 가이드는 계속 뉴딜리라고만 발음하고 인도에서 딜리라고 부르지 델리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딜리가 인도인 발음에 가깝단다. 딜리건 델리건 인도여행의 관문은 뉴딜리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의 올드딜리는 19세기까지 인도의 수도였다. 신도시 뉴딜리는 1912년 건설을 시작했고, 이번에 여행할 자이프루와 아그라를 잇는 삼각형의 북쪽에 해당한다. 이번 기행은 모두 3개의 도시를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돌아다닐 계획이다. 물론 대부분의 도시에 공항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 100만 원을 겨우 넘긴 가격으로는 언감생심 꿈을 꿀 수도 없다.

9일 동안 신의 나라 인도의 관문 뉴딜리, 신의 도시 바라나시, '성(性)'스러운, 84개 체위의 신화 카마수트라의 카즈라호, 성곽과 인공호수의 자이프루, 인도 문화를 설명할 때는 반듯이 등장하는 따지마할이 있는 아그라 등 주로 북인도 쪽 5개 도시를 스치듯 다녔다.

▲ 카즈라호 지역의 까마수트라입니다. 까마는 섹스, 수트라는 체위를 의미합니다. 84개의 체위를 하기 위해선 요가 수련이 필수랍니다.ⓒ정재현

남한 33배의 면적을 지닌 인도 중 북인도에서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스치듯 지난다. 여느 패키지여행이 그렇듯, 사진만 찍듯, 발자욱만 남기듯 다녔다. 대부분의 지식은 가이드나 검색을 통해 얻는다. 이동하는 기차와 버스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절반 이상이었다.

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안정적인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12시간 이상의 밤샘 기차도 우선 냉방시설이 완비돼 비교적 쾌적하다. 물론 화장실은 쫌 그렇다. 뉴딜리에서 바라나시까지 가는 기차는 밤샘 코스로 예약했다. 인도는 한국형 빨리 빨리 문화를 견디는 것이 가장 어렵다. 기차 연착을 안 하면 이상할 정도인데. 다행스럽게 이번 여행에서 한 시간 이상의 연착은 없었다. 천만다행이다.

▲ 문신이 아닌 헤나입니다. 헤나는 일주일 정도 갑니다.

'바라나'라는 시가 아닌 바라나시에서, '카즈라'라는 호수가 아닌 카즈라호라는 도시까지는 버스로 15시간. 물론 에어컨은 빵빵하다. '소님'을 피하고, 성지 순례객에게 왕복 4차선 중 고속도로 2차선을 내주는, 순례자 '최최최우선 교통 정책 덕분'에 3시간 동안 추석 연휴 한국의 교통체증과 비슷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을 경험했다.

북인도 패키지여행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 기차와 버스 등 교통수단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