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탄핵대상 1호는 국회”

지금 인터넷에서는 '국회'와 '국회의원'은 '탄핵대상 1호'다.

지난 12일부터 인터넷에서는 탄핵 소추안 가결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기생충'에서부터 '반민족적인 인물'로 표현하는가 하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동영상, 패러디 사진, 게임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특히 기존 지상파 방송의 영상 자체도 '웃음거리'로 등장하기도 했다. 영상 자체의 충격 때문이다.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몸싸움을 벌이는 대한민국 국회의 특성은 외신까지도 인정해준 특허다. 이 때문에 외신들의 보도내용도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네티즌들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국회의원들에 대한 거부감을 그대로 표현해 놓고 있다. 매달 나가는 세비를 깎자, 국회의원을 탄핵하자, 직접 민주정치로 바꾸자 등 국회에 대한 비난 여론은 다양한 텍스트와 이미지로 만들어져 네티즌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 이미지: 짱노닷컴

■ 정치인 조롱하기 들썩= 이번 탄핵안 가결로 정치권 자신이 국민들로부터 장벽을 쳐놓고 왕따를 자처했다는 내용부터 국회를 없애버리자는 내용의 패러디가 인터넷을 뒤덮고 있다.

패러디 사이트인 미디어몹(www.mediamob.co.kr)은 비판의 대상을 국회로 돌렸다. '4월15일은 한민당 탄핵의 날'이란 제목으로 올린 플래쉬에는 싸움만 하는 국회의사당을 맷돌로 갈아버린다. 의사당을 갈아버린 물은 개도 안 먹는다는 내용이다.

미디어몹 플래쉬- http://www.mediamob.co.kr/file_manager/file/RldRkd59/RldRkd59_502799_1.swf

또 미디어몹이 삼류를 선언하고 만든 방송 '헤딩라인뉴스'에서도 광화문 촛불시위를 "시민연합군 광화문 탈환"이라고 표현한다. 반면 지난 12일치 방송에서는 이날을 국회의원 장례식으로 표현했다.

커뮤니케이션 포털 레떼(www.lettee.com)는 '근조 한국정치'라는 제목으로 정치인을 쓰레기로 표현해 쓰레기를 청소하는 플래쉬에 이어 국회에 핵폭탄을 떨어트리는 내용의 플래쉬를 제작하기도 했다.

레떼 플래쉬 보기- http://www8.lettee.com/movie_letter/?icon=2003&p=view&cid=2964

짱노닷컴(www.zzangno.com)에서는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었던 '스타크래프트'의 게임 케릭터를 패러디해 국회의사당을 핵폭탄으로 터트리는 장면을 띄워놨다. 네티즌들은 한 줄 댓글을 통해 속시원하다는 반응이다.

국회의원을 '기생충'으로 표현해 놓고, 정치인을 총으로 쏘는 게임도 나왔다. 193마리의 기생충을 잡으면 '민주주의 수호'에 성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0마리를 놓치면 "민주주의 OVER"다.

이밖에도 인터넷사이트 웃긴대학(www.humoruniv.com)과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등에서도 탄핵관련 패러디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방송사 동영상도 인기 = 특히 탄핵안을 가결시킬 당시 국회의원들의 몸싸움을 담은 텔레비전 동영상도 영상 자체의 충격 때문에 인터넷사이트에 퍼지고 있다.

다음(www.daum.net)은 '탄핵 동영상'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 윗 부분에 '이슈검색어'로 올려놨다. 탄핵안 가결 3일이 지난 15일 현재 다음 사이트 안에는 총 112개 카페에서 '탄핵 동영상'이 검색되기도 했다.

또 지상파 방송에서 토론자로 나왔던 사람들의 발언 내용도 화제의 동영상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방송>에서 방송된 탄핵관련 토론회 동영상 또한 네티즌들의 입심거리로 떠올랐다. 전여옥 (주)인류사회 대표는 "노 대통령을 '시대가 낳은 미숙아'라는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이 가만 있을리 없다.

박상희 민주당 의원은 13일 방송된 <한국방송> '생방송 심야토론'에서 젊은층을 비난하는 발언 때문에 사이버 세상에서 구설수에 올랐다. 전 대표나 박 의원 모두 네티즌들의 표적이 됐다.

■ 인터넷사이트도 '탄핵규탄' 변신= 인터넷 사이트들도 '탄핵 규탄'에 동참했다.

딴지일보(www.ddanzi.com)와 라이브즈닷컴(liveis.com), 미디어몹(www.mediamob.co.kr)은 12일부터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근조'라는 리본을 달아놨다. 이들 사이트는 12일을 민주주의가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딴지일보는 민주주의를 죽이는데 동참하지 않는 2명의 국회의원 찾기에 나섰다. 총 195명의 국회의원의 사진을 올려놓고, 이가운데 네티즌의 투표를 통해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을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반민족처단자협회(http://cafe.daum.net/kokoin )란 카페에서는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을 '반민족자'로 규정하고, 네티즌들은 '의열단입단식'을 한 뒤 독립군으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