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스턴트 식품이 우리의 밥상을 공략하고 있다.’

▲ 오차츠케. 야끼소바 등 일본의 인스턴트식품

올해부터 일본 음반과 드라마가 완전개방된 가운데 일본 인스턴트 제품도 소리소문없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최근 국내 편의점이나 대형할인마트 식품 코너에서는 일본산 인스턴트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동이나 락교 등 익숙한 상품들만이 아니다.

한 편의점 체인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오차즈케’는 우리로 치면 즉석 국밥 같은 포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껍데기에 쓰인 설명을 읽어보면 대부분 ‘설마∼?’하며 놀라게 된다. 녹차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오차즈케는 일본에서는 김치만큼이나 보편적이지만 ‘녹차와 쌀’의 만남에 익숙지 않은 한국인들에겐 이색적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전문음식점 외에는 구경하기 힘들었으나 이제는 동네 편의점에서 흔히 마주치는 상품이 됐다.

또 일본의 길거리 음식인 ‘야끼소바’를 즉석 자장면처럼 조리할 수 있도록 한 ‘컵 야끼소바’가 등장하는 등 낯선 인스턴트 상품들이 편의점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즉석 일본 음식의 주소비층은 젊은이들이다. F편의점의 한 체인점 판매직원은 “젊은 부부나 대학생층이 주로 일본 식품을 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인스턴트 음식 수입업체인 캠앤리의 경우 현재 100여가지 이상의 상품을 대형 할인마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쌀밥에 뿌려먹는 조미료나 볶음밥 양념,일본 간장,가쓰오 국물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회사가 지난 96년 불과 10여가지 품목을 수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일본음식 바람이 거세졌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과자류나 인스턴트 카레,스파게티 소스,덮밥소스 등 국내 식품회사가 아직 손대지 않은 ‘맛의 틈새’를 일본 상품들이 파고 들고 있다.

아직은 한 수입사당 월매출이 1억∼2억원 정도지만 4∼5개 기업이 일본 음식 수입에 발벗고 나서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대부분 업체들은 그동안은 조미료나 소스 위주로 상품을 들여왔지만 앞으로는 즉석 식품에 비중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킴앤리의 김대환 사장은 “일본 드라마나 음악의 국내 개방 이후 양국간의 거리감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만큼 식품시장에서도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