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김철종 기자

해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부자들의 상장 또는 비상장 주식 등을 평가해 재산순위를 발표하는 대기업지분변동조사업체인 에퀴터블(www.equitables.co.kr)이 2일 '2004 한국의 부호일가'를 내놓았다.

에퀴터블에 따르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3조9179억원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에 올랐다. 2위는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이 2조1139억원의 재산을 기록해, 지난해와 같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8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으며 1조2152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수출실적이 호조를 나타냈고,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클라이슬러와 경영권 분쟁 때문에 주식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주식 평가액도 3배 이상 올랐다.

LG그룹의 구자경 명예회장이 1조319억원의 재산으로 4위에, 9843억원의 재산을 가진 신세계 이명희 회장은 5위에 각각 올랐다. 또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KCC의 정상영 명예회장은 5789억원의 재산으로 6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부호 일가' 리스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한국타이어의 조양래 회장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추정 재산액이 1431억원으로 36위에 머물렀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타이어의 주식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추정 재산이 4978억원으로 단숨에 7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2000원대에 불과했던 한국타이어의 주식가격은 지난해 말에는 1만원까지 상승, 조 회장의 주식 평가액도 크게 올랐다.

조선의 방상훈, 방우영 회장, SBS의 최대주주 윤세영 회장도 포함

이밖에 국순당의 배상면 회장은 지난해 44위에서 17위로,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전 고문은 38위에서 18위,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39위에서 20위로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그룹 분식회계와 불법정치자금,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올해 '부호 일가' 리스트에 아예 탈락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 등 미디어 업계의 부호들도 눈에 띄었다. <조선일보>의 방상훈 회장은 1802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28위에 기록됐다. 또 1113억원의 추정 재산을 기록한 방우영 회장은 지난해 55위에서 52위로 소폭 상승했다.

또 서울방송(SBS)의 최대주주인 (주)태영 윤세영 회장은 1363억원으로 43위를 기록했다. 인터넷 포털업체인 다음의 이재웅 사장은 1815억원을 기록, 지난해 42위에서 26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또 올해 새롭게 '한국의 부호'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모두 11명이다.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은 1940억원의 재산을 기록, 24위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고, MP3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레인콤의 양덕준 사장도 1467억원의 추정 재산으로 한국 부호 이름에 올랐다.

이밖에 한진해운의 조수호 회장(1429억원, 35위), 서울반도체 이정훈 사장(1413억원, 39위), 의류 업체인 한섬의 정재봉 회장(1403억원, 40위), 풀무원의 남승우 사장(1392억원, 41위) 등도 새롭게 한국 부호로 진입했다.

▲ 한국의 부호 일가. ⓒ 에퀴터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