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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의 실현만이 爲民이요 安民이다
도올담정, 三峰정도전 학술회의를 보
2003년 12월 17일 (수)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지난 11월29일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기념관에서 제1회 삼봉학(三峰學)학술회의가 열렸다. 1973년 한영우(韓永愚)선생의 기념비적인 저서 ‘정도전사상의 연구’(서울대학교 출판부)가 출간된지 꼭 30년만에 최초로 ‘삼봉학’(Sambong Science)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정도전사상에 관한 학술토론의 장은 나의 발길을 끌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었다.

애초에 나는 그 학회에서 나오는 자료 한권을 얻고는 나올 심산이었다. 그런데 떼려고 떼려고 했던 궁둥이가 철썩 늘어붙고 만 것이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꼬박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매우 단순했다. 너무도 너무도 재미있었다 아버지 제사에 가려던 어느 귀명창 촌부가 때마침 벌어진 판소리 한마당에 붙들려 서리맞으며 밤을 홀딱 새고 말았다는 옛이야기에 진배가 없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혼돈의 시대며 개혁의 시대다.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혁명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한오백년을 유지해왔던 조선왕조의 질서가 무너지고 자기배반의 역사인 일제식민의 암흑속에 함몰되었다가 해방을 맞으며 한오십년 서구 의회민주주의의 빛줄기를 따라 오늘까지 흘러왔다고는 하나 그것은 주체적이고 자각적인 결단의 역사는 아니었다.

역사의 모델이 나라는 실존의 내부로부터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이었다. 건국 즉 네이션 빌딩(Nation Building)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해방후의 사건이 아니라 21세기를 맞이한 오늘에야 적합한 단어일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나라를 세운다, 짓는다”하는 주체적인 자각의 언사를 발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과연 우리사회의 폴리테이아(Politeia, 政體)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 우리 통일조국의 헌법은 과연 어떠한 이념하에서 쓰여져야 할 것인가?

해방후 주체적 민주주의 첫 시작

노무현의 특검거부도, 최병렬의 단식도 이러한 거시적 고뇌의 한 고리에 불과한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나에게는 삼봉 정도전(鄭道傳, 1342~1398)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그는 혁명을 기획했고 혁명을 성취시켰다. 정치가 권력(power)과 이념(ideology)의 끊임없는 교섭을 의미한다면 그는 권력을 쟁취했고, 또 쟁취된 권력을 사용할 수 있는 광범한 이념적 틀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프로펫셔널 폴리티션(professional politician)의 타이틀을 소유할 수 있는 조선역사의 거의 유일한 거목이었다. 그는 조선왕조라는 새로운 폴리테이아를 건립한 주역이었다. 그는 조선건국의 아버지였다. 장량(張良)이 한고조를 업었듯이 그는 이태조를 업었다.

첫째, 정도전은 플라톤이 말하는 철학(philosophia)을 소유했다. 철학이란 감각적 의견(doxa)에 이끌리지 않고 진리의 본(Idea)을 직시할 수 있는 에피스테메(episteme)의 능력을 말한다.

둘째, 정도전은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덕성(virtu)을 소유했다. 여기서 덕성이란 도덕적 인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 수 있는 막강한 힘을 말한다.

셋째, 정도전은 막스 웨버가 말하는 책임윤리(Verantwortungsethik)를 소유했다. 이것은 심정윤리(Gesinnungsethik)와 대비되는 말인데, 상식적인 선악의 분별을 넘어서는 정치과정 전체에 관한 책임의식을 말하는 것이다.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을 반대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원전이나 핵폐기장이 옆에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것이 더 삶에 안전하고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다. 이런 상식적 선악의 분별을 웨버는 심정윤리라고 불렀다. 그러나 인간세의 정치적 과정(political process)이라는 것은 이러한 심정윤리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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