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투기억제와 토지공급 정책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의 투기억제 정책을 절저히 집행해 투기 소지를 막으면서 각종 중복규제는 중기적으로 해결해 토지공급이 원활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갖고 "토지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뤄 수급상의 구조적인 투기요인이 봉쇄될 때까지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허용하거나 은행의 동일인 주식 소유한도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최근 재계의 요청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증권회사들이 투자은행으로서의 기능을 개발하면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나 동일인 소유한도를 높이지 않아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시장과 투자를 조직화하는 능력이 떨어져 외국계 금융기관의 진출이 두드러져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증권회사들이 수입의 대부분을 중개수수료에 의존하고 있고 인수합병(M&A)이나 기업금융쪽에 주력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이부분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최근의 경제 전망에 대해 "최악의 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여러 지표들을 봤을 때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고, 소비자 등의 심리적 지표가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논란에 대해 "정규직을 통한 고용흡수가 어려운 경우는 불가피하게 임시직이나 인턴직을 통해서라도 서민생활을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고용상황이 어려울 때 정규직 늘리기에만 매달리기에는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에 대한 주택대출 만기연장 요청과 관련해서 이 부총리는 "은행에서는 일상적으로 만기연장을 해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우려와 불안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 부분을 명확히 해서 시장을 안정시켜야 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기관들이 지난 3년간 해온 가계대출 행위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신용불량자 대책의 원칙에 대해 "자기책임 원칙 하에 상환노력을 하는 사람에게 최대한 지원해 도덕적 해이를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신용불량으로 인해 생활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형 투자지원 대책에 대해 "현재 세제나 지원방안 등을 검토중이며 단순히 벤처 창업에 국한하지 않고 기존기업에서 분사하거나 독립하는 형태도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업도 제조업에 국한시키지 않고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포함시킬 것이며, 기업가정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만들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부총리는 또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에 따라 진행할 것이며 기업이 실질적인 투자를 할 때 이 제도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분양가 원가공개와 관련해서 "시장경제의 큰 틀을 벗어나는 것은 안하는게 좋다는 입장"이라고 말하고 "건교부의 입장도 현재로서는 분양가 원가 공개가 바람직 하지 않으며 원가 공개가 필요하다면 주택공급제도검토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봐가며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가공개를 통해 실제로 아파트 가격이 내려갔다는 효과가 검증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카드시장 개입 논란에 대해서는 "정부는 원칙적으로 시장개입을 하지 않으며, 불가피하게 개입하더라도 명확한 기준을 두고 시장친화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