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미의 관심사는 대한민국 국회에 의해 전액 삭감된 친일인명사전 예산일 것이며. 이 예산을 네티즌에 의해 범국민적으로 모금운동이 전개된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을까? 이는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한 데 따른 당연한 현상이다. 최근 인구에 회자되는 화두는 일제 잔재 청산이다. 그렇다면 우리 부천에는 일제의 잔재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
일제에 빌붙은 민족반역자와 1930년대 이후 내선일체를 강요했던 신사 터 및 그 흔적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일제의 흔적들을 샅샅이 찾아내어 그들의 반역사성과 만행을 교훈삼아 다시는 그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필요가 있다.
부천은 지리적으로 서울에 가까웠기 때문에 총독부 관리를 비롯한 많은 일본인들이 터를 잡고 살았다. 이에 부천상공회의소 맞은편에는 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였다.

얼마전까지 한자로 쓰였던 지명 중 일제에 의한 자의적인 흔적이 있는 명칭이 오정구(吾丁區)-오정동(吾丁洞)이다.
오정(梧亭)을 오정(吾丁)으로 표기하기 시작한 것은 1914년 일제가 부천군을 만들 때 상오정면(上梧亭面)과 하오정면(下梧亭面)을 통합하여 오정면(吾丁面)으로 하면서부터이다. 그 이전까지는 이 지역에 오동나무가 많았고, 주변에 정자가 있었기 때문에 梧亭으로 표기하였다. 또한 오동나무가 있는 지역은 驛院이 있던 곳이기도 한데 이곳은 김포나 부평관아를 가는 길목에 해당하기도 한다.

이 梧亭의 명칭을 인조 때 오위도총부 도총관을 지냔 오정구 고강동 출신 卞三近(1579-1648)과 오정구 삼정동 출신 朴豪가 자기가 태어난 면이름을 따서 아호를 梧亭이라 하였다. 변삼근의 경우 현재 고강동 선영에 <梧亭公遺事碑銘>이 전하고 있다.

일제의 계산된 민족말살정책 시행으로 볼 때 梧亭의 한자표기가 단순히 吾丁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 중국의 한나라 때 사마천이 쓴 <史記>「시법해」에 지명이나 시호의 경우에 사용되는 ‘丁’에 대해 ‘의리를 능히 이루지 못한 경우에 丁을 붙인다’ 한 것으로 보아 일제가 자의적으로  조작한 명칭임이 틀림없다.
이에 오정을 한자로 표기하려면 반드시 정통을 지닌 옛 명칭을 되찾아 梧亭구․梧亭동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러한 자료와 부천역사연구소의 건의가 받아들여져 부천시에서는 광복 50주년을 맞은 지난 1995년 부천시의회를 통과하여 8월 23일자로 梧亭區․梧亭洞으로 명칭 변경을 공고하여 늦은 감은 있으나 자존심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부천에는 일제강점기 일인들이 토지조사사업을 등에 업고 강제로 착취하여 소유한 농장들이 몇 있었다.

요즘 부평 미군부대 땅 소유권 반환에서 보듯 시민단체가 열심히 투쟁하여 되찾은 땅에 대해 매국노 송병준의 후손들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아이러니한 현실 앞에 과연 역사는 무엇이며, 우리들은 역사 앞에 무엇을 했나 하는 자괴감을 감출 수가 없다. 매국노 송병준은 우리 부천에도 꽤 많은 토지를 강제로 빼앗아서 소유하고 있다가 일본인에게 넘겼다. 그 땅은 농장의 형태로 남아 있었다. 그 농장들이 半田農場, 水津農場, 神部農場 등이다.

그렇기 때문에 1898년 경인선이 놓일 때 허허벌판인 심곡본동에 소사역이 생기게 된 것이다. 즉 부천벌과 김포평야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신속하게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하여 부천역이 신설된 것이다. 

1930년대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8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일제에게 우리나라 농민 및 농촌은 그들이 침략군은 물론 침략전쟁을 위한 식량 원조 및 노동력의 원천이자 그밖의 온갖 약탈을 위한 사냥터였다. 전쟁이 막다른 골목으로 치달으면서 일제는 농민들에게 마지막 피 한 방울, 마지막 쌀 한 톨까지 빼앗으며 발악하였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농민이 받은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농업도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또한 쌀의 증산을 도모함과 동시에 쌀의 수집을 위해 1937년 ‘미곡 응급 조치법’을 만들었다. 이는 모자라는 쌀을 확보하기 위해 총독부가 강권을 발동하여 수시로 쌀을 사들일 수 있게 한 것이었다. 이 법에 기초하여 1937년부터 악명 높은 쌀의 강제 공출이 시작되었다. 관청에서는 추수 전에 농촌 마을 단위 및 농가 단위로 공출할 곡식의 양을 정하고, 추수 후 이를 식민지 권력의 강권을 발동하여 빼앗아 갔다.

여기에서 생산자인 농민의 자가 소비는 극도로 제한하고 농민이 받는 가격은 공판가격 보다 훨씬 낮았다.
또한 쌀의 증산을 도모함과 동시에 쌀의 수집을 위해 1937년 ‘미곡 응급 조치법’을 만들었다. 이는 모자라는 쌀을 확보하기 위해 총독부가 강권을 발동하여 수시로 쌀을 사들일 수 있게 한 것이었다. 이 법에 기초하여 1937년부터 악명 높은 쌀의 강제 공출이 시작되었다. 관청에서는 추수 전에 농촌 마을 단위 및 농가 단위로 공출할 곡식의 양을 정하고, 추수 후 이를 식민지 권력의 강권을 발동하여 빼앗아 갔다.

여기에서 생산자인 농민의 자가 소비는 극도로 제한하고 농민이 받는 가격은 공판가격 보다 훨씬 낮았다.  쌀의 강제 공출은 일제의 침략 전쟁의 확대와 함께 심화되어 갔다. 특히 태평양전쟁 도발 이후 쌀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는 반면 농업 노동력의 감소로 식량생산이 줄어들자 더욱 심해지게 되었다. 쌀의 공출을 강화하기 위해서 日帝는 1939년도에 道食糧配給統制組合, 府郡食糧配給統制組合을 두었는데 이들 조직은 각 도에서 확보해야 할 쌀의 수량. 도 사이의 쌀의 이동 등에 관해 총독부로부터 지령받고 이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여기에서 쌀의 매입은 道食糧配給統制組合이 맡고, 수출할 쌀은 조선미곡시장회사가 담당하였으며, 朝鮮米穀貸金調整令에 기초하여 강제 보관령, 도외 반출 금지령 등의 법령을 발포하였다.

한편 우리 지역 농민들은 곡식을 공출할 때 이것을 당시 군청이 소재하고 있는 仁川 답동까지 운반해 가야 하였다. 여기에 더해 공정가격이 낮았고, 등급도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낮게 책정해 농민들의 불만은 매우 컸다. 나아가 일제는 판매대금에서 10%를 강제 저금시키고, 다시 비료대 ․ 조합비 ․ 대부금의 이자 ․ 세금을 떼고 국채의 구입까지 강요하였다.

우린 부천지역에서 이러한 악역을 도맡아 자행한 것이 半田農場과 水津農場 및 神部農場 등이다. 이들 농장은 일본인 半田善四郞과 水津彌三松, 神部正雄 등에 의해 운영되었다.

(1)半田農場
반전선사랑(半田善四郞)과 수진미삼송(水津彌三松)은 총독부를 등에 업고 우리 지역의 농토를 헐값에 무차별로 강제 매입하였다. 서울에 살고 있던 반전선사랑은 1922년 부천지역에 707.690평을 소유하였다가 1928년에는 662.037평으로 약간 줄어드나 1929년 중동 일대의 땅을 매국노 송병준으로부터 사들여 중리(현 중동 신도시가 들어선 지역) 2 ․ 3번지만 해도 116.638평을 소유하였고, 그의 아들 半田隆一도 1922년 508.902평을 소유하였다가 1928년 6만여 평이 늘어난 562.332평을 소유하였다.

▲ 1990년대까지 중동에 남아 있던 반전농장. 현재는 대림아파트가 들어 서 있다.

그 당시 우리 지역민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들의 농장에서 소작을 하였거나 품팔이로 생계를 유지하였다. 또한 일제의 하수인 역할을 한 무지몽매한 이아무개, 변아무개, 최아무개, 전아무개, 배아무개 등 농장의 마름들에 의해 대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곤욕과 혹사를 당했으며, 그 상징물인 반전선사랑의 반전농장 건물(이 농장은 日人 半田善四郞과 그의 아들 半田隆一이 인근에서 나온 쌀을 수탈하던 장소로 1950년 소사농업중학교가 사용하다가 1966년 삼호직물이 사용하였다가 현재는 대림아파트가 들어서 있다)이 약대동 3-207번지에 1990년대 중반까지도 남아 있었다.

이 농장에서는 15년을 넘게 부천 일대와 김포평야에서 거두어 들인 쌀을 모아 보관하였다가 소사역을 통해 인천으로 빼내고 다시 일본으로 실어 나른 미곡수탈을 자행하였으며, 이 반전농장은 그 당시의 상황을 웅변하는 상징물이다.

(2) 水津農場
관내에 거주하면서 농지를 수탈한 일본사람으로는 내리(현 오정구 내동)에 살던 수진미삼송이 있다. 그는 1922년 172.481평을 소유하였다가 1928년에는 9만여 평이 늘어 262.082평을 소유하는 등 많은 농지를 사들여 대지주로 행세하였다.

(3) 神部農場
경기도 평의원을 지낸 神部正雄(간베 마사오)은 부천군 소사읍 심곡리(현 부천남초등학교 부근)에 거주하면서 상동의 대부분과 중동지역 중 반전이 소유하지 않은 땅의 상당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日人地主들은 소작료를 6:4로 설정하여 받았으며, 흉년시에는 7:3으로 받는 등 횡포를 자행하였고 융자받기 위해 지가의 등급을 턱도 없이 올려놓았다.
신부가 데리고 온 일인들은 주로 부량자들로 이들의 의한 우리 지역민들의 횡포와 간섭이 심하였다.

이들은 우리 지역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벼와 보리를 타작할 때도 간섭을 하여 대대로 이어져 오던 집안에서의 타작을 금지하고 새벽에 들에 나가 타작을 지시하면서 벼와 보리의 단을 세는 한편 검불로 나오는 벼와 보리를 지역민들이 가져간다는 이유로 검불에 불을 지르기도 하였다.

4) 친일 부천군수와 神社터
일제 때 우리 지역 사람들이 더욱 더 핍박을 받게 된 것은 제6대 부천군수에 부임한 김태석 때문이기도 하다. 김태석은 1919년 9월 제3대 총독 사이토가 부임할 때 서울역에서 폭탄을 던진 강우규(姜宇奎 1855-1920) 열사를 검거한 친일 경찰로 강우규 열사 검거 공로로 부천군수에 임용된 것이다. 이런 악날한 친일분더욱이 日帝는 조선총독으로 南次郞이 부임하면서 1937년 시정방침으로 國體明徵, 鮮滿一如, 敎學振作, 農工竝進, 庶政刷新 등을 제시하였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일제에 의한 민족말살, 황민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1937년에는 신사참배를 강요하기 위해 한 면에 한 개의 神社설치를 추진하였다. 일제는 이미 1936년 신사를 세운 바 있었다. 1938년에는 內鮮一體정신을 발양한다 하여 부여신궁의 건립을 착수하고 다음 해 완공시켰다. 그리하여 1938년 경 우리나라의 신사수는 약 2,300여 개에 달하였다.

현재 부천시 지역에는 당시 소사면과 오정면 등 두 개 면이 있었기 때문에 두 곳에 신사가 설치되어 있었다.

소사구 심곡본동 시립도서관 심곡분관 자리에는 소사면 신사(素砂面 神社)가 있었고, 여월동 예전 차량등록사업소 맞은 편 44공병부대 부근에는 오정면 신사(吾丁面 神社)가 자리하고 있어 우리 지역사람들을 일왕에게 강제로 머리를 숙이던 행위를 계속 강요하였다.

일제는 매월 1일을 애국일로 지정하여 애국반별로 신사에 참배하게 하였다.
일왕에게 강제로 고개 숙이던 신사참배의 길이 하도 힘들고 험어 오정면 신사가 있는 곳의 고개이름을 거친고개(荒峴)라 명명하기도 하였다.

5) 토착 친일파
여기에 덧붙여 일부 토착민들의 친일 부역도 극에 달하였다. 1993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토착 친일파를 총망라하고 있는 1941년에 발족한 <조선임전보국단> 1,163명의 발기인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료는 기존의 친일단체 명부가 주로 간부급만 언급한데 비해 시 ․ 도지부별로 발기인 전원의 명단을 수록하고 있어 지역별로 일반 국민 위에 군림하며 일제에 협력했던 토착 친일세력의 행적을 파악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치호, 최린, 김활란, 황신덕, 박희도 등 드러난 친일파를 시 ․ 도지부별로 보면 경성지부가 390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도는 27명이며 이 중에 부천사람도 1명 끼어 있다.

이 사람은 성은 그대로 둔 체 이름을 村常一(촌상일)로 개명을 하여 관심이 없으면 알 수 없도록 하였다. 자료에는 거주지를 부천읍이라 되어 있는데 이는 소사읍의 오기이다.

이 자료에 실린 조선임전보국단 설립취지서, 강령, 선서문 등의 내용과 발기인 대회 이후 활동상을 이 단체의 성격과 친일행각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일본어로 된 설립취지서에서 ꡒ․ ․ ․ 이 때를 사는 황국신민은 누구를 막론하고 그 본분에 따라 그 誠을 다하여 국운의 진전에 기여함은 다시 논할 필요가 없다.

이 때를 맞이하여 우리 반도민은 과연 이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가령 우리들은 특별지원병 외에 일반적으로 병역에 복무하는 영예로운 기회를 누리고 있음에 積性(적성)으로써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또 장차 노동적으로 끊임없이 봉사하여 충후의 봉공에 더욱 철저함으로써 충렬한 장병의 분투에 대해 끊임없이 황국의 만일에 보답할 길이 열려 있다 ․ ․ ․ꡓ라 하였으며, 강령과 선서문을 통해 “․ ․ ․ 반도민 모두 일치결속하여 성전완수로써 황국의 흥용을 기하며 성은에 만분의 일이도 보답하고자 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하였다.

일제에게는 앞잡이. 우리 지역민들에게는 맹수 역할을 한 토착 친일파들은 이 기간 동안의 기득권을 해방이 된 이후에도 유지하면서 민족정기를 흐리게 하였다.

▲ 친일파 이승엽

6) 사회주의계열 친일파 이승엽
흔히 친일분자들은 민족주의계열 만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사회주의자들 내부에도 친일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이승엽 ․ 조밀명 ․ 정태식 ․ 임화 ․ 최용달 등이다.

특히 이승엽은 원미구 춘의동에서 태어나 인천지역에서 청년 ․ 노동운동을 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조선공산당에 입당해 활동하던 중 검거되어 복역하면서 일제의 탄압과 회유를 받고 진향하여 출감하였다. 그는 복역 중 조봉암의 권유에 따라 ‘위장전향’했다고 하지만 그는 이미 체포되기 전에 일제에 적극 협력 하였다고 한다.

해방이 되자 공산주의자들은 즉각 정치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이승엽은 장안파 공산당에서 제2비서로 선출되어 활동하였다. 이 장안파들은 대부분 기회주의적인 행동가들이었다. 그는 미군정에도 협조하는 한편 반정부 폭등 음모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이승엽의 반민족적 형태는 해방 직후 자주적 통일국가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일제에 의해 저질러진 명칭의 오류. 수탈의 상징물. 부역하던 지도층과 마름 등 친일파의 일면. 신사로 상징되던 곳 등 잔재가 아직도 도처에 남아 있으며. 여러 곳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 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일제에 항거하여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일로매진하였다.

해방 이후 친일파들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온갖 부정부패를 저질렀다. 이들은 이승만 정권에서 뿐만 아니라 박정희 군사정권에도 기득권을 유지한 체 반민주 ․ 반통일 세력의 근간을 이루었다.

이들을 청산하고 민족의 정기를 보존 ․ 계승하는 차원에서 지난날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평가를 내려 앞으로의 진로를 밝게 하는 한편 우리 민족사의 정통성을 회복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일제에 의연히 항거하였던 선조들의 3․1독립운동 정신을 본받아 일제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할 시점이며 일제 청산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을 때다. 부천에서의 일제 청산 우리 모두가 나설 때이다.

▒ 최현수 :
부천역사문화재단 소장,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부천교육청 초등3학년 사회교과서 <우리가 사는 부천시> 감수위원,  중등교과 심의위원, 중등교재 <우리 고장 부천>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