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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부안 주민투표 인정못해"
부안 외 핵폐기장 유치공모 6일 시작
시민단체 "제2의 부안 만들것인가"
2004년 02월 05일 (목) 00:00:00 시민의신문 ngotimes@ngotimes.net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산업자원부는 이 달 6일부터 전북 부안군 이외 지역에서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에 대한 주민 유치청원을 받겠다고 공고했다.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지난 4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원전수거물 관리시설부지 신규 공고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산자부 공고에 따르면 유치청원 마감은 5월 31일까지이며 예비신청(9월 15일), 주민투표 및 본신청(11월 30일)을 거쳐 12월 31일 최종적으로 핵폐기장 후보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산자부는 "위도를 후보부지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수용해 주민투표를 필수절차로 규정, 주민자치 원칙을 보장했다"며 민주적 절차 마련을 강조했다. 산자부의 주민투표는 지난 1월 29일 공포된 '주민투표법'에 따라 실시된다. 주민투표법 시행 이전에 투표가 시행될 경우, 지자체장이 주민투표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정해 실시토록 하고 있다.

공고안에 따르면 올해 말 최종 선정될 핵폐기장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영구 처분하며, 사용 후 핵연료를 중간 저장할 계획이다. 또 핵폐기장 운영을 위한 운영시설, 홍보관, 주민복지시설 등의 부대시설도 함께 건설될 예정이다.

산자부는 이번 공고에서 사용후 핵연료 처리시설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영구 처분장을 후보부지 대상시설에서 제외했다. 산자부는 "지난해 6월 발표된 공고안에선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처리 방법이 빠져 있어 환경단체들이 위도에 이를 영구 저장하려 한다고 오해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지선정은 읍, 면, 동 유권자 1/3 이상의 찬성을 통한 유치청원→지방자치단체장의 예비신청→주민투표(투표권자 1/3 투표에서 유효투표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본신청→후보부지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산자부는 "해당 주민대표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포함된 부지선정위원회에서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며, 국민 일반의 관심과 이해를 위해 '원전수거물 안전성 검증단'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자부는 또 유치지역에 대해선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 ▲한수원 본사 이전 ▲3천억원 상당의 지역 지원금 배당 등의 혜택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산자부 "부안주민투표, 인정할 수 없다"
시민단체 "전국 곳곳을 제2의 부안으로 만들 것인가"

산자부는 이날 발표에서 시민사회단체를 선거관리위원회로 내주 14일 진행예정인 부안 핵폐기장 유치 관련 주민 자체 투표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자부는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핵폐기장 유치)반대 주민들을 중심으로 임의적인 찬반 투표를 강행하고 있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투표 결과의 법적 효력이나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주민투표를 빙자한 폭행·위협·투표강요 등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적법절차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는 주민투표 시기와 절차, 방법 등에 대해 찬반 양측이 합의하고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거쳐 주민투표를 실시할 때만 그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산자부의 이 같은 발표에 시민단체와 부안 대책위는 "노무현 정부가 부안 핵폐기장 갈등을 전국으로 확대시켜 사회 분란을 일으키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어처구니없다는 입장이다. 산자부의 발표 직후 반핵국민행동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폐기장 문제를 일으킨 정부가 결자해지는 못할망정 방해마저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현민 부안대책위 정책실장은 "지난해 12월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이 절차상의 잘못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을 때 부안은 이미 핵폐기장 부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했다"며 "부안을 또다시 고통으로 몰아넣는 무책임한 모습과 무능력한 모습을 또다시 보이지 말라"고 말했다.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주민투표는 정부에 합법성을 인정받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핵폐기장 유치가 과연 옳은 일인가를 주민들에게 묻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적 합의 없이는 핵폐기장 유치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부안에서 경험했음에도 전국을 상대로 유치공모를 받는 것은 전국 곳곳을 제2의 부안으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도 "참여정부가 부안 주민들의 참여와 합의를 인정하지 않아 불거진 핵폐기장 논란을 주민 스스로의 참여와 합의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라며 "정부는 스스로 무능을 드러낼 것이 아니라 부안 주민투표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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