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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국방부, 스토리사격장내 문화재은폐 의혹
문화연대 등 사격장내 고려, 조선시대 '묘' 다수 존재 가능성 제기
국방부-주한미8군 책임 떠넘기기 급급…공사중단하고 조사 착수해야
2004년 02월 03일 (화) 00:00:00 시민의신문 ngotimes@ngotimes.net

스토리사격장 공사 사업대행자인 국방부와 주한미8군이 스토리사격장내 문화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하려고 국내법 절차를 무시한 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덕수궁 터 미대사관 신축에 이어 '한국의 문화주권'을 또다시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5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파주소재 미군전용 사격장인 '스토리사격장' 공사와 관련해 주한미8군은 천연자원과 문화재 조사를 한국전문가들과의 계약을 통해 완료, 공사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변해왔다.

주한미8군은 지난 7일 "한국예산으로 시행되는 본 공사는 2001년 국방부와 협상을 시작했다"며 "한미합동 실무진이 사격장 경계, 담당설치 지점 및 모양(2002년 5월 3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시 시가에 준한 토지 매입건에 관한 회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문화재보호법에 의거, 지표조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파주 미군전용 스토리사격장 공사는 지표조사를 완료한 후 해당 지자체인 파주시청에 지표조사결과보고서를 제출하고 파주시는 문화재청에 검토의견서를 첨부해 자료를 송부해야 한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를 통해 공사 진행여부를 최종 판단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문화재청 매장문화재과 여규철씨는 "특수시설은 99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7월 1일 이후는 의무사상이었으나 99년 7월 1일에 합의된 것이었다면 의무사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즉 주한미군은 스토리사격장 공사를 시행하기전 의무적으로 지표조사를 했어야 한다는 설명.

스토리사격장 공사, 문화재보호법 위반 자명

김성한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간사는 "스토리사격장 공사를 추진하기 전 한국전문가들과 계약 하에 문화재조사를 완료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표조사는 해당 지자체와 문화재청에 지표조사기관을 선정해 지표조사신청서를 제출하면 문화재위원회에서 지표조사기관 심의를 통해 조사 허가를 내주게 된다"면서 "만약, 스토리사격장 공사에 따른 지표조사를 진행했다면 결과보고서를 제출해 문화재위원회 허가를 받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문화재위원회로부터 지표조사선정기관에 대한 심의를 받지 않고 진행한 것도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하문식 세종대 역사학과 교수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은 기관만이 지표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고 김성한 간사도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이 아닌 제3자적 입장에 있는 기관에서 지표조사를 하게 되어있다며 국방부내 관련 조직에서 지표조사를 했다면 문화재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주한미8군의 주장대로 한국전문가들과 계약 하에 문화재 조사를 했다면 국방부·주한미8군뿐만 아니라 조사를 착수한 국내 전문가들도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되며 학계에서도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8군이 스토리사격장 문화재조사를 한국전문가들과의 계약 하에 완료했다고 주장했으나 △지표조사계획서가 해당 지자체와 문화재청에 신고되어 문화재위원회에서 제출된 '지표조사기관'의 자격여부를 심사한 뒤 허가를 해주어야 하는 것이 국내법 절차인데 사전에 지표조사계획서를 제출하지도 않은 점 △스토리사격장 내 결과보고서를 해당 지자체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 제출해 공사가능 여부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않은 점 △문화재위원회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점은 국내법 절차에 위반된다.

스토리사격장 공사장 일대, 고려∼조선시대 '묘제' 연구 가치 높아
국방부·주한미8군, 지표조사 결과 공개 미적…가중되는 문화재 존재 은폐 의혹

특히, 스토리사격장 지표조사를 시행했다면 조사결과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은 스토리사격장 내에 다수의 문화재가 소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국방부의 경우 공식적으로 스토리사격장 업무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반면, 주한미8군과 외교통상부의 경우  "문화재 조사 결과, '능'이 발견되었다"는 언급을 한 대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교통상부 SOFA운영실 관계자는 "한미SOFA에는 '문화유산' , '문화재'란 표현은 없다. 한미소파협정, 합의의사록, 양해각서 등 공개사항 내에는 문화재 관련 조항이 없다"고 확인하면서도 "스토리사격장이 소파규정과 관련해 포함되는 사항이지만 스토리사격장 공사는 지난 2002년 3월 29일 한미양국이 서명하고 국회 비준을 거쳐 같은 해 10월 31 발효된 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LPP)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PP협정 부록에 보면 '훈련장에 공여된 곳에 훈련장 표시를 하는 것을 시작한다. 국방부와의 협의를 바탕으로 전용 울타리 경계 장벽공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스토리사격장 연결담 공사가 명시되어 있다"면서 "LPP협정에 사격장 공사 전체가 포함되어 있지만 사격장 내 시설 공사는 주한미군측이 국방부와 협의하고 있고 문화재관련 내용도 문화관광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전했다.

특히 그는 "주한미군측은 한미SOFA협정상 국내법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자체 지표조사를 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조사결과 사격장 연결담 계획상 울타리가 지나가도록 되어 있던 부분에서 '능'이 발견되어 지역을 피해 안쪽으로 재지정해 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주한미8군이 스토리사격장 공사에 앞서 공사 전용면적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한 것은 확실해 보이며 조사결과 문화재가 발견된 것은 확실하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하문식 세종대 역사학과 교수는 "파주지역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명하다. 유적으로 보면 조선시대에는 서울과 개성지역에 인접해있어 고려시대 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묘가 많다"면서 "묘제를 연구할 수 있는 무덤이 많다. 스토리사격장내에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성한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간사는 "문화유산위원회 자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스토리사격장 지역은 조선시대 명당자리라고 알려져 있어 조선시대 무덤군이나 유구가 존재 가능성 높다. 지표조사를 통해 실측도를 만들어야 사후에 반환 받더라도 형질변경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문화재청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국방부-주한미8군, 지표조사 공개 책임 떠넘기기 급급

황소연(파주시 문화체육과 문화재담당)씨는 "지난 20일 스토리사격장 사업대행자인 국방부 용산사업단에 지표조사 결과자료 요청 공문을 발송했는데 27일 국방부 시설국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용산사업단이 해체되었으니 시설국으로 다시 공문을 보내달라'고 했다"며 "국방부 시설국 관계자는 현재 스토리사격장 관련 담당자가 없는 상태로 공문을 보내면 담당자를 지정해 검토, 회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28일 현재 국방부 스토리사격장 담당자와의 전화인터뷰를 여러 번 시도했으나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국방부 공보과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을 "주한미8군 공보과에 확인해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주한미8군 공보과 관계자는 "파주시청이 협의한 당사자(한국측 계약업자)는 국방부 용산사업단"이라면서 "우리는 잡음이 자꾸 발생하니 지표조사결과 자료를 공개하자고 했지만 국방부에서 공개하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못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스토리사격장 공사는 사격시설을 지원하기 위한 화장실, 창고 등을 갖춘 타워 한 채만 짓는 공사"라고 덧붙였다.

주한미8군이 시행하고 국방부 용산사업단이 사업대행자로 되어 있는 스토리사격장 공사는 국방부 육군 25사단내 스토리매수팀과 주한미1지원단이 사업시행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토리사격장 공사관련, 지표조사결과에 대해 주한미8군측은 사업대행자가 국방부라고 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사업주체가 주한미8군이라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국방부와 주한미8군이 고의적으로 스토리사격장 지표조사결과를 해당 지자체와 문화재청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방부·주한미8군은 문화재 훼손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스토리사격장 지표조사기관과 조사결과를 공개해 국민적 의혹을 풀고 문화주권 침해에 따른 반미감정이 유발되는 것을 막는 것이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한편,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는 스토리사격장 공사와 관련해 파주시·국방부·주한미8군을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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