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벨레꼬냑

부천 L백화점이 2년 전 선보인 1,200만원짜리 코냑은 아직도 팔리지 않았다. 프랑스의 저명작가 라벨레(1494∼1533년) 탄생 50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프랑수아 라벨레'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30㎖ 한잔 가격이 약 51만5,000원일 정도로 고가다. 600병만 생산돼 프랑스 코냑 명문가 후라팡 가문의 5대에 걸쳐 100년 이상 보존돼 왔다. 병 전체가 24K 순금으로 도금돼 병값만 100만원을 호가한다.

라벨레 코냑은 처음 소개될 때만 해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지금은 애물단지다. L백화점은 초특급 금고에 이 제품을 보관, 특별관리하고 있다.

보안 때문에 경리실 직원 1명과 담당 바이어 1명만이 금고번호를 알고 있다. 보직이 바뀌면 후임자에게 가장 먼저 금고번호를 인계해야 한다. 구매자가 나타나면 판매직원이 2인1조로 배송지까지 운반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으나 아직까지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전의 한 고객이 직접 서울에 올라와 구매의사를 밝혀 기대가 부풀었지만 그후 연락이 끊겨 판매가 무산됐다. 담당직원 김모씨는 "제품을 분실하거나 파손하면 연봉의 절반이 날아가는 탓에 늘 긴장하며 지낸다"며 "제품이 팔려 두다리 쭉 뻗고 자는 것이 새해 소망"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