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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필 칼럼]오래 사는 게 죄인가?
2007년 05월 28일 (월) 00:00:00 박정필 시민기자 daum nogo0424

박정필(시인)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로 이 만큼 살림살이를 불어나게 한 주역은 현재 60세 이상 나이든 분들 이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좀 오래 살고 있어, 괄시와 홀대 받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특히 경로사상은 과거 농경사회 속에서는 중요 덕목의 하나로 여겨 왔으나 산업사회의 물질만능주의가 생매장을 시켜버렸다.

사실상 부모 효도와 노인공경은 사회통념상 당연시돼 왔고 더불어 미풍양속이 아니던가! 따라서 정부도 노인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왠지 인색하고, 미진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 할아버지를 비롯해 대가족 속에서도 끈끈한 유대감으로 오손도순 살면서 훈훈한 혈육애로 행복의 꽃을 피었다. 그 뿐만 아니라 굶주리고 헐벗었지만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효도는 의당 자식의 도리로 알고 순종했다. 그 당시 평균수명은 고작 52. 4세였다. 그래서 60세가 되면 환갑잔치를 베풀어주고 또 주위에선 장수했다고 부러워했다.

바야흐로 오늘날 평균 수명은 80세로 늘고 앞으로 의술의 발달로 인간의 생명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노인인구가 늘면서 사회학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을 넘으면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화’로 분류하고 있다.

 

문제는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가 노령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스런 일이다. 그들은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후손들에게 가난은 물려주지 않겠다면서 온갖 고난을 감내하며, 마침내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세대인 만큼 이 땅에서 천수를 누려야 할 자격이 있다. 어디 그 뿐인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부양율은 1970년대는 75% 이상이 가족과 함께 지냈고, 1980년대는 50% 이하로 떨어지다가 1990년대는 25% 이하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현상으로 인해 부모에 대한 효도문화가 점차 희박해지고 가족 간의 애정결핍은 가족해체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노인들이 설 땅을 잃고 공원과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모습이 서글프다.

 

어느 신문사에서 조사한 ‘한국인의 문화의식’에 대한  설문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중 3명은 “자식을 위해 희생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3명은 “결혼하더라도 자녀를 꼭 나을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한다.   조부모나 부모를 자손들이 귀찮은 존재로 치부해 버린다면 윤리도덕이 무너진 패륜사회가 될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무자식 상팔자”가 행복할지도 모른다. 옛말에도 자식을 잘못 두면 원수라 했다. 차라리 노부부가 젊어 모은 재산을 저축해 놓고 아프면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자식 눈치 보지 않고 편히 살다가 죽자는 뜻이 담겨 있다.

 

인간은 누구든지 늙고 죽는다. 그러나 내가 항상 젊은 줄 알고 착각 속에 살아가는 게 현대인이다. 지금 65세가  넘은 분들은 농경사회 때 허리띠 졸라매고 뼈아프게 일만했기에 건강하게 사신 것이다. 일이 바로 운동이었고, 지방질음식이 없어 먹지 못했다. 그래서 잔병 없이 장수한 것을 두고 배 아파해선 안 된다. 그런데 그들을 푸대접하고 차별시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 게 세상이치고, 인과응보다. 이런 그릇된 패러다임이 고쳐져야 수준 높은 인간의 향기와 여유가 묻어나는 건강사회를 만든다.

 

인간생명은 일회성이다. 80세이건 100세이건 인간이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가장 슬픈 일이 아닌가. 고령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분들은 거의 배우지 못한 분들이다. 그들은 오직 자식 교육을 위해 희생했던 세대다. 때문에 좀더 오래 살며, 호강을 받아야 한다. 근래에 부모 효도와 웃어른을 공경하는 우리의 첫 번째 미풍양속이 메말라 가는 것을 보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박정필 시인은
순수문학 예술세계로 등단했으며 경찰문예대전 시 부문 입상,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기문학인 협회 회원입니다. 2006년 12월시집 <갈꽃섬의 아침>과 수필집 <오늘밤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를 출판하고 출판기념회를 가졌습니다. 저서로는 시집 <숨죽여 뛰는 맥박>을 비롯해 <섬 안의 섬>, <꽃과 생명>, <세상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또한 부천타임즈 제정 제1회 시민기자상(2007년1월10일)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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