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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은 제하기 나름 ”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2007년 05월 02일 (수) 00:00:00 유재근 시민기자 jku810@naver.com

부천타임즈:유재근 시민기자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불어로 '귀족 이행'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양반은 양반다워야 한다'는 우리네 속담과 같은 의미하리라. 귀족이라 해서 그냥 남을 부리는 권력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거운 책무가 주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야만 양반으로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부자가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함도 정당하게 부를 축적하였느냐의 당위성에 앞서 제대로 우리의 불우이웃들을 잘 보살피고 있는가로 평가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은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며칠 전 체육관으로 탁구를 치러 갔다가 한 30대 후반의 젊은 여성으로부터 자신은 나이 드신 분들과는 탁구를 치기 싫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이제 나이가 이순(耳順)인데 오금이 저려오는 순간이었다. 그 이유를 물으니 노인들은 공이 테이블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면 빨리 가서 주울 생각을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순간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란 말을 떠올렸다. 물론 나이가 들면 몸이 노쇠하여져 모든 행동이 굼뜨면서 둔해지는 자연의 이치로 천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사실 많은 노인들에게는 젊은이들에게 응당 대접을 받아야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은연중 굳혀 있다.

물론 자신들이 살아오면서 그동안 어르신들께 베풀었던 옛일들을 머리에 떠올리면서 그 보상심리로 그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지고 나무랄 수만은 없을 듯싶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그들이 쌓아놓은 사회 및 경제적 토대 위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기존에 그들이 흘린 땀에 대하여는 애써 무시하려 하는 성향을 애써 눈을 감아버릴 수 없는 것이 또한 냉혹한 현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네 노인들이 철모르는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땀을 인정해달고 구걸을 할 필요는 없다. 만약 구걸을 해서 해결이 될 문제라면 열번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눈높이에 맞춰달라고 하면 할수록 더욱 비참만 해질 뿐이다. 오히려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 젊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 셈이다.

나이 먹은 우리네는 젊은이들에 비하여 체력은 비록 떨어질지언정 다행히 그들보다 호주머니에 현금은 더 많이 쥐고 있는 편이다. 탁구를 치다 공이 바닥에 떨어지면 그들보다 먼저 허리를 굽혀 공을 집을 자세를 취하거나 그렇게 열심히 하는 시늉이라도 내게 되면 젊은이들은 더욱 미안해서 더 빨리 공을 주우러 나서기 마련이다.

그리고 가끔가다가 그들에게 커피나 호프 한잔이라도 사줘 봐라! 그러면 아마도 나이 먹은 사람과 탁구치기가 싫다거나 혹여 마음속으로는 그리 느낄지언정 차마 입 밖으로는 노인네와 탁구를 치기 싫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리라. 그리고 자신보다 나은 점을 빨리 발견하여 그들에게 자주 칭찬을 해주라. 그러면 금전 대신에 많은 부분을 말로 때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빌어 '말 한마디 잘하면 천냥 빚도 갚는다'라고 하지 안했던가.

또한 그가 탁구의 기술이 좋다면 많이 배웠노라고 말로라도 끊임없이 그를 칭찬해주고 만약 기술이 약한 편이라 그리 배울 것이 없었다면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너무 반듯하고 예의가 바르다.'라며 입바른 칭찬이라도 건네 보라. 그러면 아마도 나이 먹은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나도 외견상 실제 나이보다 적어보이기에 다행이지 그리고 탁구에 대한 내공이 제법 쌓여있어 탁구 기술상 그들이 홀대할 수없기에 망정이지 앞으로 세월이 더 흐르면 그 세월의 무게를 감당할 수가 있으랴. 이제부터라도 나도 쌈짓돈을 차곡차곡 아껴 모았다가 좀더 노쇠해지면 그들에게 시원한 호프 한잔 대접할 요량으로 미리 비축 좀 해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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