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장관이 등록기자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면서 문화관광부 정책 방향에 대해 대담을 하고 있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7일 "올 한해 문화정책은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자율과 참여, 분권이라는 참여정부의 가치를 문화전체를 통해 표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작년에 세밀하게 만들어 놓은 길잡이지도(로드맵)를 하나씩 추진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특히 문화산업 5대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각 분야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획기적인 시안을 마련, 추진하겠으며 문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들의 인식개선 등의 내부체질 개선에도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문화콘텐츠분야에서의 정통부와의 미묘한 갈등설에 대해 “부처간 영역다툼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산업계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양부처에서 지원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관련해서는 “외교문제와 관련된 사항이니 만큼 세밀한 검토가 진행되야 한다”고 전제하고 “학계와 민간의 토론과정을 통해 역사를 바로 잡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도 “우리의 역사사실을 확인하고 연구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과 관련해서는 “서비스차원에서 뿐만아니라 시장질서의 투명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일”이라며 “법제도가 허용하는 한 최대한의 제재수단을 통해서라도 조기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

▲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이창동 장관

▲지난 한해의 총결산을 느낌으로 표현한다면.

-개인적으로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했던, 새로운 도전의 한해였다. 따라서 그만큼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노력을 했으며 그 대가는 국민이 판단하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문화부가 추진할 핵심산업 즉 히트상품은 무엇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히트상품 위주로 사업을 하지 않겠다.  즉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자율, 참여, 분권이라는 참여정부의 가치를 문화전체를 통해 표출할 것이다.
작년한해 이를 위한 길잡이지도(로드맵)를 세밀하게 만들었다. 올해는 이를 하나씩 적용시켜 나가는 해가 될 것이다.

먼저 체육분야에서는 올해 열릴 아테네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고 국민체육과 엘리트체육의 유기적인 연계가 가능하도록 내부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특히 주5일근무제에 맞춰 생활체육 시설 및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일이 우선이 돼야 할 것이다.

청소년 정책으로는 무엇보다 청소년증 발급이 입법화되고 구체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청소년이 보호와 감호의 대상이 아닌 우리사회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청소년
정책을 이끌어 나갈 생각이다.

문화산업분야는 세계 5대 문화산업강국으로 진입하는 ‘원년’으로 각 분야별로 강력한 지원정책을 펼치겠다.(12/17「참여정부의 문화산업 정책비전 보고회」).

또한  순수예술을 건강하게 하는 것은 문화산업의 힘을 강화시키기 위한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순수예술의 창의ㆍ자율ㆍ상상력이야말로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핵심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는 순수예술진흥에도 정책을 집중할 계획이다.

관광분야는 외래관광객 1000만명 유치와 국민관광시대 실현을 위한 관광정책 18대 과제를 선정, 발표한바 있다. 관광은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경제구조 전반을 고려해 접근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관광서비스산업의 경우 고용창출의 중요 수단이 되고 있다. 국익창출의 실현을 위해 18대과제를 실천해 나가겠다.

아울러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균형있는 지역발전이 필요하고 그의 중요수단이 바로 지방문화의 활성화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획기적인 관점에서 정책기반이 마련할 생각이다. 대통령도 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그 시안을 만들라고 요청했다.
문화부는 올 한해 ‘지방문화 원년’이라는 각오를 갖고 일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일례로 광주문화중심도시계획에 따른 아시아의 대표적인 ‘미디어센터’설립은 문화예술계의 총력을 기울일 문화프로젝트로 그 준비의 틀을 만드는데 힘을 쏟겠다.

또한 문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등의 내부체질개선에도 주력해 문화를 통한 사회전체의 체질개선에 앞장설 계획이다.
지금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정책을 펼쳐나가겠다.

▲일본의 문화개방 추가방침을 발표한 날 공교롭게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가 있었다. 이런 일을 예상했었는지 그리고 이 일이 문화개방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말해달라.

-전혀 예상 못한 일이나 문화개방과 연관시키지 않겠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양국간 이해부족에서 오는 것이라고 본다. 이럴수록 양국간의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해서 이해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산업의 영역이 점차 디지털화되면서 특히 문화콘텐츠분야에서 정통부와의 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부처간의 영역다툼이라고 생각하고 싶지않다. 문화영역 콘텐츠쪽에 정통부가 관여한다는 것은 아마 정보화자금을 콘텐츠쪽에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쓸 수 있는 재원이 많이 마련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산업계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스크린쿼터제도가 오히려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헤친다는 시각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영화가 작년한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체질과 생산제작, 배급시스템은 고쳐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스크린쿼터로 유지되고 있는 배급기회가 줄면 그나마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는 선착순으로 죽게 된다.

흔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들이 건강하다고 하나 오히려 성인병은 많다고 한다. 한국영화도 겉으로 보는 화려함만으로 평가하면 안된다. 내부 체질을 잘 들여다 봐야한다.

▲중국의 고구려사 역사왜곡 중단을 촉구대회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차원의 대응책이 있다면?

-중국은 예로부터 중국대륙내의 소수민족의 역사를 자기의 역사로 편입해 다뤄왔다. 이 문제는 외교문제와도 연관되어 있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직 정부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거론, 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학계, 민간의 토론과정을 통해 바로 잡아가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민족사의 정통성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만큼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중국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고 우리가 역사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하는데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또한 북한 고구려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는 역사왜곡문제와 연계시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구려 유물은 개별국가만의 것이 아니다. 인류공통의 유산이고 자산차원에서 보호하는 것이 유네스코의 정신인 만큼 우리도 이에 부합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주체가 북한이라 다소 어려운 점이 있지만 우리정부도 관심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단한 기세를 올리고 있는 한류를 지속화시키기 위한 방안은 있는지.

-대만, 중국, 일본, 동남아를 비롯해 일부 중동국가에까지 한류의 위력이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찍이 우리문화가 이처럼 광범위하게 다른국가, 민족에 영향을 미쳤던 일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대중문화열풍이 이제는 ‘한국의 존재’에 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류가 일시적인 바람으로 그칠지,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인지에 대한 것은 우리문화가 국제화와 세계화에 어떻게 기여하는가에 따른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문화산업이 발전하는 길은 그밖의 토양이 튼튼해져야 한다.  결국 문화예술에 대한 종합적인 진흥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남북체육 협력을 위해 북한 체육계에 110만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체육 등 문화관광부 소관업무와 관련) 지난해 대북송금을 승인해 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김운용 부위원장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는 수사에서 판가름나겠지만 이와 관련해 문화관광부와 사전에 상의한 적은 없다.

▲해외문화홍보원을 문화부로 이관시키려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환경에 맞는 해외홍보체계가 매우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해외홍보가 비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과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그 주체가 누가돼야 하는가를 놓고 쟁탈전은 하지 않겠다.

-이와는 별도로 문화부는 관광, 문화 등에서 해외홍보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1단계로 북경에 KOREA CENTER를 건립하고 그 성공여부를 판단해 다른나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예진흥기금이 올해 폐지되는데 이에 대한 대체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생각인가.

-‘통합복권법’의 용도에 문화예술지원, 문화유산보호 용도가 이미 명문화됐다. 아직 그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복권의 이익금이 1조원에 이른다고 하니까 문예진흥기금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문화개방과 관련해 케이블 TV에서 포르노성에 가까운 영화가 상영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한 규제는 어떻게 하게되나.

-기본적으로 자율심의기준을 존중할 생각이다.
특히 지상파방송의 경우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설혹 처음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다고 해도 자정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대한 영화관의 참여가 저조한데.

-티켓통합전산망은 영화산업발전 측면에서 뿐 만아니라 시장질서의 투명화원칙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매출이 정확하지 않는 산업은 없다. 따라서 서비스차원에서가 아니라 시장의
투명성을 위해서도 드러내야 한다고 본다.

어떤 이유에서든 현실적으로 통합전산망의 시행이 어렵다는 것은 설명이 안되는 일이다. 우리보다 못한 나라들도 모두 해내고 있는 일이다. 왜 유독 영화에서만 안되나?

문화부는 빠른 정착을 위해 인센티브제와 마찬가지로 법제도가 허용하는 한에서 최대한 제재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조기정착에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