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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과 나란히 사진 찍은 기억이 난다"
문제의 사진 촬영일자, 2000년 4월 14일이냐 30일이냐
2003년 12월 12일 (금)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기사 및 사진 제공 : OhmyNews

   
▲ 박지원 장관의 알리바이 입증하는 2000년 4월14일 이해랑연극상 시상 및 추모 기념 연극 '세자매' 관람 기념사진. 앞줄 한 가운데 박지원 당시 문광부장관이 앉아 있다. ⓒ 극단 산울림 제공

문제의 사진 박지원 장관의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2000년 4월14일 이해랑연극상 시상 및 추모 기념 연극 '세자매' 관람 기념사진. 앞줄 한 가운데 박지원 당시 문광부장관이 앉아 있다. 박 장관의 바로 오른쪽에 앉아있는 사람이 차범석 예술원 회장이다. ⓒ 극단 산울림 제공

12월 10일 밤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박지원은 그 시각 그곳에 있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계기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뇌물수수 의혹(현대비자금 150억원) 사건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박지원 피고인의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세종측은 11일 "오마이뉴스 10일자 기사와 박씨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기념사진'을 첨부해 재판부에 변론재개신청을 접수시켰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사건 심리를 맡은 서울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는 오늘(11일)중으로 변론재개 신청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내일(12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선고공판을 하면서 법정에서 새로 공판기일을 지정하거나 선고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해명 "박 장관의 시상식 참석과 연극 관람은 '따로따로'였다"

한편 검찰은 <오마이뉴스> 기사와 관련, 11일 오전에 기자브리핑을 갖고 "2000년 4월 14일 저녁 6시에 이해랑 연극상 시상식에 가서 연극 '세자매'를 본 것은 맞지만, 연극 관람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박 전 장관이 연극을 관람한 것은 4월 30일"이라며 "시상식에 참석한 날짜와 연극을 관람한 날짜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대검 중수부는 선고공판을 앞두고 박지원 전 장관의 알리바이(현장부재증명)를 주장하는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오자 처음에는 "(그 기사에)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브리핑을 갖고 해명하는 등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이에 앞서 10일 낮 지난 2000년 4월 14일 박지원 당시 문광부장관이 참석한 제10회 이해랑연극상 시상식 기념 및 연극 세자매 관람 기념사진을 소장하고 있는 극단 산울림(대표 임영웅)에 찾아가 문제의 사진을 가져갔다.

그후 검찰은 사진 속에 있는 문광부 직원을 소환하고 2000년도 수첩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해 수첩에 기재된 '취소'(4월 14일 메모)라는 메모 등을 토대로 "(박 전 장관이) 연극관람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왔으며, 연극을 관람한 것은 4월 30일"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문광부 직원은 검찰에 "날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마이뉴스> 기사에 실린 사진을 확인한 박지원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시상식이 있는 날이라면 몰라도 (검찰이 주장하는) 2000년 4월 30일은 일요일 낮 공연(오후 3시)이기 때문에 박 장관의 스타일상 공휴일에 연극을 보러 가면서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차범석 예술원 회장 "연극 좋아해도 두 번 보지는 않는다"

특히 주목할 것은 원로 극작가인 차범석 예술원 회장의 진술이다.

차범석 회장은 12월 9일 오후 기자와 만났을 때는 "박 장관을 이해랑연극상 시상식에서 만났고, 그날 시상식 후에 기념공연 연극(임영웅 연출 세 자매)을 관람한 것은 기억하지만, 박 장관이 함께 연극을 관람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차범석 회장은 기자가 찾아낸 문제의 기념사진에 박 장관과 자신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본 뒤에는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그날 이해랑연극상 시상식에 가서 박 장관을 만났고, 세 자매 연극을 관람한 뒤에 연출자인 임영웅씨의 제안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또 혹시 공연 마지막날인 4월 30일에도 연극을 보러 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아무리 연극을 좋아하지만 (시상식 때 보았는데 며칠만에) 두 번 보지는 않는다"는 말로 검찰의 '4월 30일 찍은 기념사진' 주장을 일축했다.

차 회장은 11일 박지원 전 장관측 소동기 변호사에게 "2000년 4월 이해랑연극상 시상식을 겸한 세자매 연극 공연을 보고 나오는데 임영웅 대표로부터 무대에서 기념사진을 찍자는 권유에 따라 무대 뒤로 가 당시 박지원 장관과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은 기억을 인정한다"고 '자인서'를 써주었고, 소 변호사는 이를 <오마이뉴스> 기사 사본과 함께 재판부에 제출했다.

연출가 임영웅씨 "기념사진의 배경은 세 자매 마지막 장면의 무대"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한 연출자인 임영웅씨 또한 "이해랑연극상 시상식날(4월 14일) 문예회관 대극장 로비에서 시상식을 마치고 박 장관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세자매를 관람했으며, 연극이 끝나고 무대 위에서 출연진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하고 있다. 세자매 연출자인 임씨는 "기념사진의 배경은 세자매 마지막 장면의 무대"라고 덧붙였다.

임영웅씨는 또 "내 기억으로는 박 장관이 손숙(김대중 정부에서 환경부장관 역임)씨와 친해 손씨 공연에는 자주 왔었다"고 말했다.

이는 검찰측 주장대로 박 장관이 4월 30일에 연극을 관람했을 가능성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4월 30일에 박 장관이 연극을 관람했다고 해서 4월 14일에 연극을 관람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 '거짓'으로 규정되지는 않는다.

또 차범석 예술원 회장의 말대로 "연극상 시상식이 있었기 때문에 초대받아 극장에 간 것이지 연극 마지막날을 기념해 관람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이다.

당시 이해랑 선생 11주기를 추모해 4월 14∼30일 동안 공연한 세자매는 평일에는 오후 3시와 7시30분 두 차례, 일요일에는 오후 3시 한 차례만 공연했다. 따라서 연출자 및 출연자들의 얘기대로 2시간30분 동안 공연된 세자매 연극을 보고 기념촬영을 했다면 문제의 기념사진은 2000년 4월 14일 밤 10시쯤에 찍은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 회장이 4월 14일 밤 9시30분쯤에 서울 플라자호텔 스카이라운지 바에서 박 장관을 만나 150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을 고수하고 있다.

박지원 피고인의 구속만료일은 오는 12월 16일이다. 따라서 재판부가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박 피고인을 석방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유죄심증에 변함이 없는 재판부가 예정대로 선고를 강행할 경우 자칫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더 큰 부담이 있다. 따라서 재판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은 지난 12월 1일 결심공판에서 150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 기소한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에 대해 징역 20년에 121억4000여만원을 몰수하고 28억6000여만원을 추징할 것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12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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