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장호 부위원장님!
지난해 9월 22일 오후 4시 부천국제판타스틱조직위원회 이사회에서 차용해 간  6천3백만원 변제기일이 이달 28일로 다가왔습니다. 잊지 않으셨지요?

다음은 당시(2006년 9월22일) 이사회에서 이장호 집행위원장(현재는 조직위 부위원장)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 이장호 조직위원회부위원장 ⓒ부천타임즈

이장호 집행위원장 “입체영화 <인펙션> 제작에 참여한 스텝들 인건비도 못주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포함해 보충촬영비 등 6천3백만을 빌려주면 향후 영화가 완성되면 후원 기업체를 찾아 협찬금을 받아 꼭 변제하겠습니다. 아직까지 장담했던 후원 기업체를 찾지 못했습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사정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 이사회를 현장 취재했던 기자의 눈에 “면목이 없습니다, 제 입장에서 사정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며 고개를 숙이고 사정하는  모습은 정말 딱해 보이더군요.

동네 구멍가게도 아닌 사단법인체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예산을 개인에게 빌려준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심우섭·장경내 부위원장이 나서서  영화인으로서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간곡하게 부탁한 사안인 만큼 꼭 약속을 지킬 것을 믿고  6천3백만원을 빌려드렸습니다.이후 돈을 빌려줄 것을  승인한 이사회도 언론과 시민으로부터 따가운 질책과 비난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부천영화제 예산이 영화제 사업집행을 위해 쓰여야 하는데 이장호 집행위원장은 이사회에서 개인적으로 돈을 꿔달라고 했으며 이사회도 이를 승인해줬다. 부천영화제 법인의 사업예산을 개인에게 빌려준 사상 초유의 코미디가 발생한 것이다. 서강진(시의원) 감사는 법인 예산을 개인에게 빌려줘서는 안 된다고 제지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강진 감사도 이에 동의해 줬다. 결국 법인 예산을 개인에게 빌려주기로 결의한 이사회도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됐다.”····<2006년 12월 5일자 본지 기사 중>

그러나 이장호 부위원장님은 지난해 12월 12일 열린  <2006년 제3차 임시총회>에서 본지 기자가 “입체영화(인펙션)제작과 관련하여 차용해간 6천3백만원을 갚을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차용한 돈은 제4기  조직위원회가 구성되어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돈을 차용해주면 내년(2007년) 2월말까지 갚겠다”고 당당하게 약속한 사안에 대해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피해갔습니다.

지난해‘부천판타스틱영화제평가소위원회’는 “3D입체영화 ‘인펙션’이 작품성도 없고 추후 외부 상영 등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과 함께  “계속적인 예산 지출은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상규(변호사) 감사는 “ 이장호 집행위원장이 차용해간 6천3백만원은 변제하기로 약속한 사항이므로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습니다.

10회(2006년)영화제를  불과 6개월 앞두고  장기적인 계획 없이 의욕만 앞세워 짧은 기간에 입체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한 것 자체가 무리였으며 성급한 졸속 계획이었습니다. 이후 입체영화(인펙션) 시사회에 참가했던 피판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평은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이장호 부위원장님!
오늘은 (12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기 조직위가 새로이 출범, 첫 정기총회가 열리는 날 입니다 .이장호 전집행위원장님은 조직위원회 부위원장님으로 위촉되었습니다. 지난 제3기 이사회에서 약속한 사항을 제4기 이사회를 통해 번복하려던가 애매모호한 논리로 차용해간 6천3백만원의 돈을 갚지 않고 피해가려는 작업(?)은 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이사회에서 빌려간 돈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진 돈이 아닙니다. 국비·도비·시비 등 시민의 세금으로 낸 혈세이며 영화제 집행위원장 직위를 이용하여 무책임하게 쓰라고 책정된 예산이 아닙니다,

‘남아 일언 중천금’입니다. 예술인들은 ‘명예’와 ‘자존심’ 빼고 나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낸다거나, X누러 갈 때 맘과 다녀온 후 맘다르는 그런 부위원장님이 아니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덧붙이는 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말라”···· 지난 2004년 12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사회가 김홍준 집행위원장을 해촉하자 영화인들은 한결같이 “‘민’은 창의성을 펴고 ‘관’은 이를 지원하는 제도적 바탕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말라’”며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결론은 영화인들은 ‘전문성·자율성·독립성’을 주장하면서 ‘관’은 ‘물러서라’는 말이다. 김홍준 전집행위원장 해촉 이후 정초신 감독이 수석프로그래머로서 총대를 메고 9회 영화제를 우여곡절을 거듭하면서 간신히 치러냈다. 1회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이장호 감독이 10회때 다시 부천으로 돌아왔다.  부천영화제는 그에게 별다른 간섭 없이 하자는 데로 모두 수용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그가 내세운 약속은 제대로 실천한 것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예산낭비에 이어 이사회에서 돈까지 빌려갔다. 제3기 이사회에서 이장호 집행위원장에 대한 강력한 책임을 물으려 했지만 김홍준 전집행위원장 해촉 파문에 이은 영화인들의 반발(?)과 부천영화제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을 까봐 쉬쉬 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