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유재근 시민기자

 예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일제 디지털 카메라를 수리하러 간 적이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에는 메모리 칩과 배터리를 착탈시키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그런데 내가 가지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양면의 어느 쪽으로 삽입을 시켜도 모두 삽입이 가능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

이는 사용상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보아서는 너무나 잘못된 설계인 것이다.

칩이나 배터리 가이드 레일상에 홈이나 약간의 턱을 주어 당연히 한쪽 방향에서만 삽입이 되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야 마땅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가 잘못 삽입을 시켜도 삽입이 되지 않으니 고쳐 삽입을 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아내가 휴대전화기 배터리가 충전이 안된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만히  충전기를 들여다 보았더니 충전기에 배터리를 거꾸로 끼어 놓고 충전이 안된다며 불평을 하는 것이었다.

아내가 2년 내내 충전기를 아무 탈 없이 사용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배터리를 거꾸로 삽입을 시켰다는 사실도 놀랍기도 하거니와 아내가 가지고 있는 충전기에는 ▲ 표시가 아래로 가게 실크인쇄가 되어 있어 무심코 삽입을 하다가는 충전이 안되기 십상이었다.

물론 나는 아내를 위하여 충전기 ▲ 표시가 위로 가고 삽입을 시키면 ▲표시에 불이 들어오는 것으로 교체 구입을 해주었지만 마음 한편으로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지금 부천 상동 신도시에 입주하여 이사 온 지가 거의 5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지금까지는 부부 거실용 화장실에만 변기에 비데를 부착하여 사용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아이들용 변기에도 비데를 설치해주려고 여러 메이커들 비데를 사다가 부쳐 보아도 크기가 맞는 것이 없어 결국 포기를 하고 말았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모두 대만제 변기를 안치했기에 변기가 작아 국산 비데들이 전부 맞지를 않아 비데 설치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었다. 국산 비데를 사용하기 위하여 국산 변기 독으로 개수를 하게 되면 변기 교체에 약 50만 원이 소요되고 비데도 약 50만 원 가량이 들어가게 되니 도합 약 백만 원 정도가 들어가니 결국 아이들용 변기 비데 설치를 포기하게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한국사람 엉덩이가 대만 사람보다 유난히 더 큰 것도 아닌데 변기 비데가 국제 표준화가 안되어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그도 그렇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로 변기 크기는 고려하지 않고 아무런 검토도 없이 그냥 수입을 해온 G 건설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될 수가 있다.

설사 생활에 여유가 있어 대만제 변기를 국산 변기로 교체시킨다하여도 이 얼마나 국가적 손실이란 말인가. 비데를 구입한다하여도 요즈음은 중국제가 국내에 많이 들어와 있으니 이 또한 정확히 확인을 하지 않고 구입을 하게 되면 또다시 낭패를 볼 수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