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유재근 시민기자

나는 해외 출장을 갈 때에는 항시 칫솔과 치약, 빗, 면도기, 타월, 로션 등을 개인적으로 준비를 해간다. 물론 호텔에 웬만한 것은 모두 구비되어 있지만  그래도 평시 사용하던 도구들이 쓰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이번 11월 중순에 4박 5일간 오사카 여행에서의 룸메이트는 해외여행이 두번째라는데 이런 세수, 목욕관련 도구들을 하나도 준비해오지 않고 단지 호텔에서 내주는 것에만 모두 의존 했는데 문제는 이 분이 아마도 용구 표지 영어를 읽지 못하는 분 같았다.

하지만 나도 영어는 읽을 줄을 알긴 하지만 문제는 목욕실 비품의 용처를 잘 모른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호텔 방 안에 목욕실(화장실 겸)을 들어가면 세수하는 대야 쪽에 기름종이에 둘러싸인 세수 비누 한 개와 플라스틱 샴푸(shampoo) 1병과 콘디션 1병이 있고 목욕 통쪽에도 기름종이로 싼 세수 비누 한 개와  샴푸(shampoo) 한 병과 보디로션(body lotion) 한 병이 놓여 있다.

나는 어차피 온몸을 비누 하나로 처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고 로션도 집에서 가져갔기에 문제가 없었는데 내 짝꿍 룸메이트는 잘 모르기 때문에 첫 날에 목욕 후에 대야 쪽에 샴푸를 바르고 잤고 아침에 출근할 때도 얼굴에 샴푸를 바르고 나왔다고 한다.

이 분이 어느 것이 로션이냐고 묻는데 나도 자세히 모르기에 교육에 같이 참석한 아는 여성분들에게 물으니 두 분이 다 콘디션이 얼굴에 바르는 로션이라고 한다. 그러면 보디로션은 무엇이냐고 내가 그녀들에게 물어 보니 목욕 시에 몸을 씻을 때 비누 대용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을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병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 보면 아는데 그것을 모르겠느냐며 우리들을 보고 웃는 것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후각 기능을 잃었기에 더 이상 검증의 방법이 없었기에 그대로 그 녀의 말대로 콘디션이 우리네 얼굴에 바르는 로션과 같은 기능이란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문제는 이 두 여성분들도 한분은 처음 해외에 나온 것이었고 또 한 분은 이번이 두번째 해외에 나와 보는 것이란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해외에 자주 나가는 여성분 두 분에게 물어 보았더니 콘디션(condition)도  샴푸류에 속하고 보디로션(body lotion)은 그야말로 몸을 깨끗이 씻은 후에 몸에 바르는 로션이지 얼굴용 로션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럼 결국 얼굴에 찍어 바르는 로션은 개인이 준비해야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론적으로 우리 룸메이트는 출장 기간 중에 얼굴에 샴푸만 바르고 산 꼴이 된 것이다.

하지만 내 룸메이트도 약간의 수확은 있었는데 일본 호텔의 일회용 면도기 아주 좋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안 쓰는 면도기와 여자 방의 면도기까지 모두 수거를 해왔는데 나중에는 여성들 방에는 일회용 면도기가 지급이 되지 않는 바람에 원하던 대로 많은 개수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아마도 내 룸메이트는 이번 일본 여행에서 호텔에서의 끈적끈적한 샴푸로션을 얼굴에 바르고 다녔던 추억을 죽어도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