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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언어해방과 남북 언어통일 필요"
[인터뷰] 남북언론인토론회 마친 정일용 상임대표
2006년 12월 06일 (수)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남측 최창규 언론노조 부위원장과 북측 주광일 언론분과위위원(왼쪽). [사진 제공 - 6.15남측위 언론본부]
 지난달 28-30일 금강산에서 분단이후 최초로 남측 115명과 북측 50명의 언론인들이 모여 '남북언론인 통일토론회'를 개최했다.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와 '6.15북측위원회 언론분과위'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 남과 북 언론인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6.15공동선언 실천 △외세 간섭과 전쟁위협 배격 △민족분열적 보도 배격, 공정보도 △공동의 협력 사업 지속을 다짐했다.

남측 언론본부의 상임대표로서 115명의 남측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 토론회에 참가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을 만나 이번 대회의 의미와 성과 등을 짚어보았다.

정일용 상임대표는 연합뉴스 재직 시절부터 북한문제, 남북관계를 천착해온 베테랑으로서 한국기자협회를 통해 남북 언론인 교류 실현을 위해 오랫동안 힘을 기울여왔다.

   
▲ 4일 한국기자협회 사무실에서 정일용 상임대표를 만났다. [사진 - 한국기자협회]
 4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13층에 위치한 한국기자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이번에 제일 크게 취할 것은 남북 언론인, 기자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만나게 됐다는 것이 성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말 그대로 첫발을 떼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언론간에 신뢰가 생기지 않으면 평화로운 통일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두 번째 토론회는 내년에 남쪽 서울이나 제주도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취재단을 구성해 북측 당국자와의 인터뷰 등을 추진해보고 싶다는 의향도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물은 한평생 먹지만 꿀은 백일을 먹으면 먹을 수 없다"며 한번의 만남으로 획기적인 것을 바라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평소의 지론대로 "언론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의 통일'이다. 남쪽 상황에서는 '말의 해방'이다"고 주장했다.

그의 자세한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자.

"서로 얼굴 마주보고 만난 것이 성과"

□ 역사적인 첫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를 치렀는데, 모두 마치고 난 소감은?

   
▲ 99년부터 남북언론인 교류를 추진해온 정일용 회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한국기자협회 차원에서 보면 89년부터 비슷한 모임을 추진했는데 20년 가까이 돼서 성사가 됐다는 것이 상당히 감회가 새롭다. 89년 당시 한국기자협회장을 했던 노향기 고문을 모시고 갔는데, 그분도 그런 면에서 상당히 감개가 무량하신 것 같더라.

이번에 제일 크게 취할 것은 남북 언론인, 기자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만나게 됐다는 것이 성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기자들은 서로 간에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서로 취재하느라 바쁘고 기자들끼리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서로가 잘 알고 있다. 이번에는 취재부담을 털어버리고 서로 얼굴 맞대고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 의미있다.

□ 공동성명을 두고 협의를 계속하는 등 마지막까지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추진과정에서 어려움은?

■ 올해 8월 23일 중국 심양에서 북측을 만나서 올해 안에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 개최에 합의를 보고 지난달 28-30일에 개최하게 됐는데, 합의를 보고 난지 백일 째 되는 날이다.

말 그대로 백일기도하는 심정으로 반드시 성사시켜야겠다고 추진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떤 때는 잘 될 것 같다는 희망에 부풀어서 서로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도 하고, 어떤 때는 비관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술을 마시면서 걱정한 날이 반복된 것이 몇 번 있었다.

특히 28일 출발하기로 하고 선발대로 2명이 27일 밤중에, 정확히는 28일 새벽 1시에 출발하기로 돼있었는데, 당국 쪽에서 한 사람이 방북불허가 나왔다고 27일 저녁에 통보받아 걱정하는 순간도 있었다.

어찌됐든 썩 만족스럽게 행사가 치러졌다고 평가하지는 않지만 크게 잘못한 것 없이 첫 번째 행사를 잘 치르고 왔다는 것에 대해 여러분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 29일 토론회를 앞두고 환담하고 있는 남과 북의 언론인 대표들.[사진 제공 - 6.15남측위 언론본부]
□ 공동성명 합의는 잘 이루어졌나?

■ 공동성명이 크게 봐서는 6.15공동선언 이행에 언론인이 앞장서자, 민족분열적 보도라든가 전쟁위협 보도는 철저히 배격하자, 남북간에 언론인들 사이에 공동협력을 지속시키자는 식으로 내용이 꾸며져 있는데 북이나 남이나 커다란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에서 최근 북측의 핵실험 사태를 반영시켜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나중에 말을 들었는데, 우리 추진하는 쪽에서는 처음부터 별로 다른 의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슨 북쪽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우리 쪽에서도 핵실험 문제에 대해서는 정리된 의견이 있었다는 말이다.

우리 처음 초안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동시에 전 세계의 비핵화가 되어야 한다'는 대목이 있었는데 그것은 우리쪽 입장에서는 꼭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남쪽이나 북쪽이나 별로 탐탁지 않다는 분위기가 있어서 그 부분은 뺐다. 내 생각은 지금도 그것이 들어갔으면 좋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 북측 단장인 조충한 부위원장과 삼일포 산책길에 나선 정일용 상임대표. [사진 제공 - 6.15남측위 언론본부]
'북핵문제'와 '조미 사이의 핵문제'

□ 북측 대표단과 만난 첫 인상이나 분위기는?

■ 우리 남쪽 대표단 입장에서 보면 그 사이 이런저런 경위로 해서 몇 번 본 사람도 있고 친숙한 얼굴도 있었을 것이다. 남쪽은 115명이 갔는데 처음 본 얼굴이 많았고 북쪽에서도 마찬가지로 몇몇은 서로 낯이 익지만 전부를 아는 것은 아니었다.

문화회관에서 토론하고 점심 먹고 나서 삼일포에서 같이 산책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에 서로 기자와 기자로서 대화도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오간 이야기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저녁에 만찬장인 목락관에서 탁자마다 북측 두세명, 남측 오륙명이 앉았는데 서로 가슴을 열어놓고 이야기했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있었다.

□ 북측 단장인 6.15북측위 언론분과위 조충한 부위원장과 파트너였던 것으로 아는데 조 부위원장과 이야기는 많이 나눴나?

■ 조 부위원장하고는 그 사이에도 몇 번 뵌 적이 있다. 광주 6.15행사에서도 뵜었고, 아주 낯선 얼굴은 아니고 연세도 저하고는 차이가 지고 해서 저한테는 인생선배로서도 상당히 어려운 분이고 한데, 그런 것을 떠나서 격의 없이 대하고 그야말로 남과 북, 북과 남의 언론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은 큰 거리감이 없었다.

□ 북측 대표단의 분위기나 남측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는 뉘앙스는?

■ 토론회를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제일 맘에 걸렸던 것은 남쪽도 마찬가지라고 말씀드렸지만, 북쪽에서 특히 남쪽 언론에 대해서 불신이 심각하다. '남측 기자에 대해서 시선이 좋지 않다'는 정도는 너무나 고급스런 표현이고, 남측 기자들에 대해서 인식이 안 좋아서 사실 이런 토론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얘기도 몇 번 들었다.

남쪽에서도 북쪽 언론에 대해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저도 발제문에서 그런 얘기했지만 남과 북, 북과 남의 언론인들이 서로 냉전잔재, 딱 꼬집어서 이야기한 것은 적대감정을 해소하는데 앞장서자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부분은 앞으로도 커다란 숙제라고 생각한다.

□ 이번 행사 중에서는 아무래도 토론회가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토론회는 잘 진행이 됐는지?

■ 다들 알겠지만 남과 북이 함께 모여서 하는 토론회라고 하는 것이 관행으로 보면 일방적으로 발표를 하고, 거기에 대해서 서로 한번 고민해보자는 정도에 그친다. '토론회라고 하는 것이 이렇게 되는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조금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은 그것이 극복하기 힘든, 언젠가는 바뀌어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서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과라고 본다. 서로의 차이를 느꼈을 때 어떻게 같은 생각을 모아볼까 하는 그런 계기가 된다. 그런 점에서 첫 걸음을 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로 싸움이 안 일어 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 토론회 행사를 앞두고 6.15남측위 언론본부 안에 정책위원회를 구성해 정책위원들이 토론문을 발제하고 발표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 정책위원회는 6.15언론본부 안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들에서 각각 추천을 받아서 구성했는데, 제가 놀랐던 것은 그분들 사이에 그렇게 크게 이견이 없었다. 물론 여기서 누가 토론 발표를 하는데 누가 '당신 왜 그러느냐'고 이의 제기하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지만 정책위 회의에서 반반으로 쪼개지거나 이런 것은 없었다.

그런 점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그렇게 남측의 언론계 분위기가 크게 분열이 돼있지 않다. 특히 언론본부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졌다.

□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대립이나 다소 소원해진 남북관계 등 어려운 상황에서 언론인통일토론회가 열렸는데 이에 대한 북측의 기류는?

■ 이른바 북한 핵문제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북쪽하고 남쪽하고 근본적으로 차이가 존재한다. 남쪽에서는 이것이 '북핵문제'라고 이야기하지만 북쪽에서 하는 얘기는 핵문제라고 하는 것은 국제적인 문제 특히 미국과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많이 있다. 그래서 자꾸 '조미 사이의 핵문제'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부분에 관해서는 남쪽에서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본래 핵문제, 핵무기문제라고 하는 것은 핵무기를 가진 나라하고 핵무기를 가지려고 하는 나라와의 문제가 있는 것이지, 남북 사이의 문제라든지 그렇지는 않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남쪽의 주민들은 다른 나라 핵문제, 즉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이 핵무기를 가진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북쪽에서 핵무기를 가졌다고 하면 '현실적인 위협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하는데,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가지려고 하는 나라와의 차원에서 본다면 이것을 남북문제로 한정해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핵무기를 가진 나라에서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고 정책을 발표한 마당인데 절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남북쪽이 언론인을 포함해서 아직은 관점이 정리가 안 된 것 같다.

이번 언론인토론회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표명, 북 핵실험에 대한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핵무기를 남북간의 문제로 한정시켜서 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본다.

   
▲ 삼일포 산책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남북의 언론인들. [사진 제공 - 61.5남측위 언론본부]
덧붙여서 NPT도 보통 언론계 종사자들도 '핵확산금지조약'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명칭은 '핵무기비확산조약'이다.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인정받은 나라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비핵국가가 다같이 힘을 합쳐서 더 이상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자고 스스로 자발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NPT상에는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받은 나라들도 앞으로는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를 감축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이번에 저도 발표했지만 핵무기 없는 세상이 인류의 염원이라면 먼저 핵무기를 가진 나라부터 감축에 나서야 하고 전면적인 폐지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NPT에서도 핵무기 보유국가들이 핵무기 수를 늘리는 것을 인정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NPT 전문과 6조를 다시 한번 보기를 권한다.

두 번째 토론회는 남측지역 제안

□ 남측 대표단 115명의 어떻게 구성되었고 눈에 띄는 인물은 없었나?

■ 남측 구성원들을 보면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 중심으로 돼 있고, 현장에서 떠나 있지만 중간 관리계층에 있는 분도 있고, 완전히 취재일선에 떠나 있지만 남북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 언론인들도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인터넷 신문이랄까 이런 데서도 많이 참여하고, 흔히 이야기하는 커다란 의미에서 이른바 '메이저 언론사' 말고도 남쪽에서도 잘 알지 못하는 군소 언론사들도 많이 갔다.

북쪽에서는 대체 이 언론사가 뭐 하는 덴가 파악하기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갔었고, 아마 그것이 지금으로서는 어떤 큰 영향력을 갖고 있겠는가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독자와 밀접하게 연계돼 취재하는 매체라고 할 때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나도 잘 몰랐는데 조계종 미디어위원회에서 참여했고, 부천타임즈라는 인터넷신문에서도 참여했다. 풀뿌리 매체랄까, 이런 데서 참여함으로써 우리가 예상도 할 수 없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북측 언론인들. [사진 제공 - 6.15남측위 언론본부]
□ 북측 대표단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일각에서는 언론인들이 아닌 안내원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 북쪽에서 말한 것은 기자들을 포함한 언론계 50명, 보장성원 10명 등 60명이 참가했다.

노동신문의 젊은 기자와 우리쪽 기자가 삼일포 호수 주변을 거닐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라든가 이런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기자들이 서로 마주치는 경우는 많이 있었지만 일을 떠나서 서로 기자들끼리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또 목란관에서도 북쪽에서 보니까 아주 연로한, 일흔 몇 살 되는 기자 분도 오셨던데 그분들하고 우리 젊은 남쪽 기자들하고 같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다. 아마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 논설위원이라고 들었다.

북쪽 참석자 명단을 전체적으로 받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름대로 북쪽 현직 활동에 종사하는 분들이 꽤 나온 것 같고 우리가 듣기로는 남북 사이 토론회라는 모임에 오륙십명 나온 것도 상당히 드문 사례라고 들었다.

   
▲ 29일 목란관에서 기념만찬이 열렸다. [사진 제공 - 6.15남측위 언론본부]
□ 목란관에서 진행된 기념만찬에서 서로 술도 나누고 이야기도 할 기회가 있었나?

■ 만찬시간에도 술을 마셨고, 삼일포에서 서로 거닐고 나서 마지막 지점에 막걸리와 안주를 준비해서 간단하게 나마 서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 북쪽 참가자들이 이야기를 많이 했나?

■ 북쪽에서는 이번 행사가 대단히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는 것 같았고, 그쪽 분들이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가 대화는 많이 한 것 같다. 개인편차는 있겠지만 편하게 이야기했다.

북쪽에서 격앙이 돼 있다거나 부정적인 분위기가 아니었고, 남쪽이야 우리가 본래 만나자고 갔던 것이니까 우리쪽에서 그럴 이유도 없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서로 이런저런 대화는 많이 한 것 같다.

   
▲ 행사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목란관에서 남북측 대표단의 간담회 모습. 이 자리에서 남측은 내년 행사를 남측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 - 6.15남측위 언론본부]
□ 남측 언론본부에서는 이 같은 행사를 정례화하고 싶어했고, 공동성명에도 '남북언론인들의 공동의 협력 사업을 계속 해 나간다'고 밝혔는데 이후 계획은?

■ 30일 헤어지기 전에 남북 대표단 십여명씩이 앉아서 마지막 정리하는 기회를 갖고 왔는데, 내년이 남쪽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해고 그러면 북쪽에도 똑같이 영향이 가는 문젠데, 우리가 사실 '두 번째 토론회는 남쪽에서 했으면 좋겠다. 서울도 좋고 제주도도 좋다'고 했다.

우리가 북쪽에 가는 문제에 대해서는 북쪽 언론분과위에서 남쪽 언론본부에 초청하는 식으로 해서 공동 취재단을 꾸려서 한번 가서 지금까지의 취재와는 달리 북쪽의 책임 있는 당국자를 만나 인터뷰를 갖는다든가 이런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제의했다.

앞으로 북쪽에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우리 쪽에서는 그렇게 된다면 언론접촉이 상당히 힘을 받지 않을까 보고 있다.

물론 처음 언론인대회를 제안했을 때 어려움이 많다고 했지 잘 될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럴 필요가 있는지, 의미가 있는지 따져봐서 해야할 일이라면 해야된다고 본다.

단지 제의를 했을 뿐이고 우리가 바라는 것은 북쪽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다.

□ 공동성명 두 번째 항목에 '외세의 부당한 간섭과 전쟁위협을 단호히 반대 배격한다'는 부분이 있는데 현재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북측 대표단의 분위기는?

■ 길게 봐서는 지금도 긴박한 분위기에 있지만 우리가 토론회를 추진할 때는 이보다 훨씬 엄중한 정세가 조성돼 있었다. 막상 토론회를 개최할 시점에서는 '6자회담을 재개한다', '미국에서 제의를 내놨다'해서 긴박성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아마 북쪽에서는 더 그럴 것이고 우리쪽에서도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술술 풀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언론이 서로 만나서 교통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순간, 어떤 상황에서라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전적은 아니라도 조금은 공감해서 성사되지 않았나 본다.

'말의 통일'과 '말의 해방'

□ 연합뉴스와 한국기자협회 시절부터 남북 언론인교류를 추진해와 이번에 구체적 성사를 시켰는데 개인적인 소회는?

■ 우리가 평화롭게 서로 통일한다고 하는데 대해서 아무도 이의제기를 않고 우리 민족의 염원이라고 말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보는데, '평화롭게 통일하는데 양쪽 언론이 적대적 관계를 갖고 있으면 가능하겠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끼리 만나서 이해하고 이해해야 신뢰가 생긴다. 언론 간에 신뢰가 생기지 않으면 평화로운 통일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첫발을 떼었다고 생각하는데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고 일단 물꼬를 터놨으니 여기에 기반을 두고 앞으로 더 좋게 더 나은 방향으로 무엇인가 우리가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이 서로 등을 돌리지 않고 마주봐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해볼 일이 많다는 의미다.
   
▲ 정일용 상임대표는 <남쪽의 언어 해방과 남북간의 언어 통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언론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의 통일이다. 남쪽 상황에서는 말의 해방이다. 예를 들어 인민이라는 아주 좋은 말을 우리는 못쓴다. 다만 링컨의 연설을 번역할 때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 이럴 때나 쓴다. 평소에는 인민이라는 말을 못쓴다.

또 하나 동무라는 말도 몇 십년 전에는 흔한 일상적인 말인데 지금에 와서는 동무라고 얘기하면 참 이상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것들이 우리의 일상적인 냉전적인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면 말과 글로써 먹고사는 언론인들이 말의 해방, 언어 해방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고 결국에는 남쪽 북쪽이 똑같이 쓸 수 있는 용어들을 더욱더 많이 개발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쪽으로 보면 언어의 해방, 남북으로 보면 언어의 통일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듯이 물맛이 좋다고 하는 것이 맨날 물이 달콤해서 좋다는 것이 아니다. 물은 한평생 먹지만 꿀은 백일을 먹으면 먹을 수 없다. 평범한 가운데서 뭔가 있는 듯이 없는 듯이 가는 것이 나은 것이다. 획기적인 것은 없다. 획기적인 것은 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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