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공 : 오마이뉴스           황방열(hby) 기자     
 

▲ 차떼기에 이어 범인은닉까지? 여의도 한나라당사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나라당 이철웅 재정국장이 불법대선자금 사건과 관련해 지명수배상태에 있는 재정국 간부에게 자금을 주면서 도피시킨 것으로 드러나 공당이 범죄자를 조직적으로 은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6일 저녁 체포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박인규 한나라당 재정국 부장으로부터 "검찰에 나오려 했으나 이철웅 재정국장이 세 차례에 걸쳐 750만원을 주면서 도피를 권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문효남 대검수사기획관은 7일 오후 "박 부장은 지난해 11월말까지는 한나라당 당사안에 있었고, 12월부터는 여관을 전전하면서 당사밖에 있었다고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박씨는 불법대선자금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던 지난해 11월까지 당사에 머물렀고, 도피자금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수사대상자들에 대한 도피과정에 한나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그간의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검찰은 박씨 외에도 체포영장이 발부된 공호식 재정국 부국장과 봉종근 부장에 대해서도 전담체포조를 결성해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철웅 국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국장은 박씨의 진술내용이 전해진 뒤 행적이 묘연해, 그 역시 잠적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부장은 최돈웅 의원과 서정우 변호사 등이 LG, SK, 현대차 등에서 받은 수백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재정국 사무실 등으로 운반하는데 관여한 인물로 불법 대선자금 내역이 담긴 장부 등을 은닉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러나 박 부장은 "자료는 이재현 전 국장이 갖고 있다"며 이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당에서 공식적으로 도피자금을 제공한 적은 없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이 국장이 아는데, 나도 연락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사실 사무처 당직자들이 돈을 걷어서 도망다니는 사람들 부인에게 100만원씩 도와줬다"며 "집에서 어렵게 생활하니까 일종의 노조비를 걷어서 도와준 셈"이라고 밝혔다.

이 당직자는 또 "도피자금이 아니라 월급 준 것을 가지고 그러는 것 아니냐"며 "검찰에서 얼마나 조지면, 그렇게(도피자금이라고) 말했겠느냐"고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위성복 전 조흥은행장, 3천만원 수수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한편, 대검 중수3과(과장 김수남)는 7일 오전 위성복 전 조흥은행 이사회 의장에 대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수재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위씨는 조흥은행장을 맡고 있던 2000년 3월 부산지역 업체인 J기업의 박영준 회장으로부터 J기업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데 편의를 지원하는 대가 등으로 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흥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있었던 상황 등을 감안해 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위씨에 대한 영장발부여부는 내일(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J기업에 대해 갖고 있던 2천154억원 상당의 산업합리화 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311억원에 매각했으며, J기업은 다시 이 채권을 384억원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