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희(전 부천시 화장장 건립반대 투쟁위원장)

▲ 부천시화장장반대투쟁위원회 집회(좌)-하남시 화장장반대투쟁위원회 집회(우)ⓒ부천타임즈

지금 부천시와 하남시는 “화장터를 짓겠다”고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양시의 화장터 건립은 순전히 홍건표 부천시장과 김황식 하남시장의 의지에 의해 강행되고 있는 독자적 사업이다.

하지만 화장터를 짓겠다는 양 시장의 입장은 첨예하게 다르다. 홍건표 시장은 화장터가 부천시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부천시민 만이 이용할 수 있는 부천시민을 위한 화장터를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 권정희 前부천시화장장반대투쟁위원장

김황식 하남시장은 화장터가 하남시민에게 필요해서가 아니고 타 시에서 꺼리는 화장터를 하남시가 유치하는 대신 지하철 건설비용을 정부나 경기도로부터 지원을 받겠다는 계산이다.

화장터 건립에 대한 양 시장의 입장은 이처럼 정 반대적이다. 한 시장은 화장터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로 시민편의주의를 내세우고 있고, 한 시장은 화장터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가지고 시민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겠다는 역발상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시민을 위해 추진한다고 하는 홍건표 부천시장..., 시 발전을 위해 추진한다고 하는 김황식 하남시장..., 양 시장 모두 강력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고, 극한대립 상황에서 시장의 의지로 밀어붙이고 있는 사업이다.

한 시장은 시민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화장터를 짓겠다는 것이고, 한 시장은 모든 지자체의 시민들이 싫어하는 화장터를 짓는 대신 화장터를 지어 하남시민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하철을 건설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정부로부터 받아내겠다는 의지가 다른 것이다.

부천시민의 한사람으로 홍건표 시장에게 묻고 싶다. 아직도 부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화장정책이 옳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김황식 하남시장은 화장정책에 대한 개념이 분명하다. 화장터가 혐오시설임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또한 조건 없이 하남시가 화장터를 지어야할 이유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한 단체를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 열악한 재정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절대절명의 수단으로 화장장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은 것이다. 한마디로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서라도 시를 구하겠다는 일념이다.

남들이 싫어하는 화장터이기 때문에 하남시가 이를 받아들이자는 것이고, 대신 1조원에 달하는 지하철예산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하남시는 13만 인구에, 전체 2815만평 가운데 92.6%인 2608만평이 그린벨트로 되어 있어 개발은 꿈도 꿀 수 없다. 개발 없이 발전이 있을 수 없는 수도권의 상황을 감안할 때 김황식 하남시장은 혐오시설을 받아들이는 뼈아픈 화장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천시가 짓겠다는 화장터는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는가. 단순히 시민들에게 편하게 화장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인가. 부천시 화장장이 1조원의 가치가 있는가. 그래서 도시한복판에 화장터를 짓겠다는 것인가. 화장터가 부천시 전체에 미치는 피해는 무엇으로 보답 받을 것인가. 김황식 하남시장의 역발상(逆發想)적 화장정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권정희 : 前부천시새마을 부녀회 감사, 前 성곡동 새마을 부녀회장,前 부천시 화장장 건립반대 투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