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부천터미널 사업과 관련하여 부천지역 정계인사들에게 십억대의 정치자금과 뇌물 제공, 그리고 회사운영자금 97억을 횡령한 혐의로 지역에 파문을 일으키고 불구속 기소된 부천터미널(주) 손석창 회장은 지난 9월27일 법정에서 방비석 前부천시장권한대행과의 관계에 대해서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 ‘선처를 받는 조건’ 으로 방씨의 비위사실을 폭로했다”고 진술했다.

손 회장이 법정에서 밝힌‘선처를 받는 조건’ 은 무엇일까?  방비석 전시장권한대행과 박효서 전시의원에게 제공한 뇌물 및 정치자금 외에 자신과 관련된 비리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을까?

하지만 손 회장은 18일 부천지원 형사합의2부(부장판사·노만경) 453호 법정에서 열린 1차 심리에서 검찰에서 진술을 번복함으로서 검찰을 당혹하게 했다.

손 회장은 “방 씨에게 제공했다고 진술한 미화 1만달러는 자신의 부인에게 뉴질랜드 여행경비로 주었으며 방씨에게 제공한 정치자금은 5억이 아닌 3억이었다”고 검찰에서의 진술을 일부 번복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방씨에 대한 1만불 제공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것은 공무 중 뇌물을 주고받는 것이 방씨에 대한 치욕일뿐더러 검찰에서 방씨의 비리를 털어 놓은 것이 미안하게 생각해 번복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어 검찰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회사공금을 자회사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계좌이체를 통하지 않고 현금으로 인출한 이유를 집중 추궁”했다.

방비석 씨는 지난 9월 27일 법정에서 손석창 회장으로부터 받은 3천만원 상당의 그랜저 승용차는 손 회장이 직접 자동차 영업사원을 불러 계약하고 선물해 줬다고 진술한 반면,  손 회장은 자신이 자동차 영업사원을 불러 계약한 것이 아니라 M모 여인이 영업사원을 데리고 왔다고 방씨와 상반된 진술을 했다.

여기서 등장하는 M모여인은 누구일까? 그녀는  손회장과는 밀접한 관계로 상동 신도시에 59평형 아파트를 사주는 등 친한 사이로 알려지고 있다.  아파트 구입에 들어간 4억 이상의 돈이 손회장 개인의 돈이었을까? 아니면 회사공금을 변칙처리한 것일까? 그러나 정상적인 기업윤리를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손회장은 부천지역에서 열린 각종 문화행사에 돈을 기부한다거나 협찬하는 일에는 무척이나 인색했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복사골예술제와 부천영화제에는 회사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한푼의 돈도 협찬하지 않았으나 2005년 7월에는 3천여만원의 예산으로 <제1회 소풍배 축구대회>를 개최해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로부터 구설수에 오르자  부천터미널 관계자는“외부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개최하게 됐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본지가 비판기사를 보도하자 부천터미널 측은 돈과 광고를 앞세워 기사삭제를 요구하는 등 돈과 광고로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손 회장은 부천터미널 분양으로 수백억대의 돈을 벌어 사세를 확장한 반면 사업가로서 사회적 존경과 도덕적 신뢰를 구축하는 일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2004년 터미널 건축허가를 빨리 받으려고 박효서 전시의원에게 3회에 걸쳐 6천만원을 뇌물로 제공했으나 자신의 뜻대로 허가가 빨리 나오지 않자 박 전시의원을 불러내 비밀리에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등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수법을 택하기도 했다.

오죽 했으면  검찰은 "부천터미널 손회장과 관련해 박효서 전시의원이 1년6월의 형을 선고받았으며 방비석 전부천시장권한대행도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데 손회장은 불구속으로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당신의 심정은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손 회장에 대한 2차 심리는 11월 1일 열린다. 다음 공판에서는 검찰이 기소한 97억 횡령부분과 취직 및 함바운영권 부탁에 대한 시점(검찰 및 손석창 회장이 주장하는 2003년 10월과 방비석씨가 주장하는  2004년 6월 이후),정치자금 액수에 대한 재판부 심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